특별한 손님
에릭 바튀 글 그림, 이진경 옮김 / 행복한아이들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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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철학적인 의미가 있는 동화를 많이 쓰는 에릭 바튀의 책이라 더 눈길이 갔다. 기대만큼 내용이 철학적이며 교훈적이었다. 겉치레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볼 줄 알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겉치장이 아무리 화려해도 어둠 속에서는 그저 까맣게 보일 뿐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어둠 속에서 빛을 낼 수 있는 내면의 치장에 힘쓰라는 교훈을 들려준다.

  아담한 왕국의 왕이자 소박한 정원의 작은 궁전을 가진 바질 왕은 어느 날 아침 비둘기 우편배달부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자칭 ‘왕 중의 왕’이라는 왕이 지나가는 길에 바질 왕의 궁전에 들러 차 한 잔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왕 중의 왕’이라는 말에 바질 왕은 자신의 궁전의 초라해 보일까봐 궁전을 크게 짓기로 한다. 마침내는 궁전을 높고 크게 짓고 황금빛으로 칠까지 한다. 게다가 남은 페인트로 자신마저 황금빛으로 칠해 번쩍번쩍 빛이 나게 한다.

  하지만 해가 다 지도록 왕 중의 왕은 오지 않는다. 아주 깜깜한 밤이 되자 드디어 왕 중의 왕이 왔다. 그는 어둠 속에서는 금빛 털가죽으로 빛이 났다. 그런데 바질 왕의 크고 멋진 황금빛 궁전은 어둠에 가려 그 위용도 자랑할 수 없었고 아무런 빛도 나지 않았다. 그런데 왕 중의 왕은 그 멋진 모습에도 궁전 하나 갖고 있지 않으며, 바위 위나 풀 숲 어디에서든 편히 잠을 자고 있다고 말한다. 그 말에 바질 왕은 깜짝 놀란다. 다음날 아침 태양이 떠올라 왕 중의 왕이 가버리자 바질왕은 중대한 결심을 한다. 궁전을 부수고 칠도 벗겨내고 왕관도 땅에 내려놓는다. 그러자 바질왕을 둘러싼 모든 것에서 빛이 나기 시작한다.

  서양 속담에 ‘Beauty Is Only Skin Deep’이라는 말이 있다. ‘아름다움은 피부 한꺼풀에 불과하다’란 뜻이다. 결코 겉치레에 현혹되지 말고 내실을 찾아보란 말일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도 그렇다. 겉치레에 치중한 나머지 내면의 아름다움을 간과하는 실수를 하지 말라는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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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돕니다 미래그림책 40
안느 브루이야르 지음, 곽노경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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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지구는 돌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지구가 돌고 있다는 사실은 늘 자각하면서 사는 사람이 있을까? 결코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일상생활에서는 지구가 돌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가 아침이나 낮, 밤 중 어느 때에 있건, 또는 바람이 부는 날이나 비오는 날이나 해가 쨍쨍한 날 등 어떤 날에 있든 간에 지구가 돌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심지어는 지구가 도는 동안에 엄마 뱃속의 아이가 자라고 있음을 이야기 해준다. 이 아기는 자라는 동안에 계절도 바뀌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일은 한다. 그러는 동안에도 지구는 쉬지 않고 돌고 있다고 말해준다. 엄마 뱃속의 이 아기가 태어나고 또 다른 아기가 다른 엄마의 뱃속에서도 자라고 있어도 지구가 돌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지구가 돌고 있다는, 즉 지구의 자전을 말하는 과학책이면서도 어떻게 보면 사회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가 도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일을 하고 저마다 다른 동물들이 자기 방식대로 살아간다는 사회에 대한 얘기를 해준다. 세상은 바로 수많은 사람들이 세월의 변화에 따라 각기 다른 일을 하면서 어울려 사는 세상이란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쉼 없이 돌고 있는 지구처럼 우리 사회도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고, 사람이건 동물이건 한 세대를 거쳐 또 한 세대를 이어지듯이 지구상의 생명체들의 삶 또한 끊임없이 돌고 있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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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개의 눈동자 미래그림책 17
에릭 로만 글 그림, 이지유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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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다소 환상적인 이야기다. 이야기도 환상적이지만 밤하늘에 솟구쳐 오른 물고기들이 호랑이들과 어우러져 있는 그림도 환상적이다. 이렇게 물고기들이 하늘에 올라와 놀고픈 것은 물고기의 꿈일까, 아니면 우리 인간들의 생각해낸 가짜 물고기의 꿈일까? 아무튼 환상적이다. 한번 생각해 보라. 달빛이 은은히 비치는 달밤에 바닷속 물고기들이 하늘에 떠 있다면 어떨까를. 아마 하늘과 바다가 바뀐 것이 될 것이다. 바다에는 달이 떠 있을 테니까.

  이야기의 시작은 평범하다. 한 남자 아이가 모래사장에서 모래를 쌓아 커다란 물고기를 만든 뒤 잠이 든다. 바로 여기서부터 환상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런 뒤 땅거미가 지자 호랑이 같아 보이는 그림자들이 아이에게로 다가온다. 그 그림자는 바로 불꽃처럼 타오르는 10개의 눈동자를 가진 호랑이 다섯 마리의 그림자였다. 이들의 눈빛과 달님이 세상을 비추자 신기하기하게도 모래 물고기도, 바다 속에서 잠자던 물고기도 하늘로 솟구쳐 올라 아이와 호랑이를 둥글게 에워 쌓게 된다. 이들은 밤하늘에서 신나게 놀다가 아침 햇살에 새벽이 물러가자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아마 밤이 주는 신비로움을 이렇게 또 하나의 이야기로 잘 풀어낸 것 같다. 왠지 밤에는 마법의 힘이 있어 낮에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 일어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밤은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서 신비로운 힘이 있어, 그 힘으로 끝없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밤의 신비로움을 통해 이제는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희귀동물인 호랑이도 만나 볼 수 있게 해준 환상적인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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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공책의 비밀 - 오달지기 풍물굿 이야기 눈높이 어린이 문고 19
윤미숙 글, 박지훈 그림 / 대교출판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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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임실군 강진면에 있는 필봉 마을은 오래 전부터 풍물굿이 살아 전해 내려오는 전통 마을이라고 한다. 이 책은 이 마을처럼 풍물굿을 전통으로 간직하고 있는 오달지기(마음에 흡족하여 흐뭇함을 이르는 순우리말)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이 마을 사람들은 농업을 생업으로 하면서도 풍물굿의 전통을 지켜 내려오고 있다.

  이 마을의 풍물굿 전수자이자 상쇠인 진성이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그 대를 누가 잇느냐의 문제로 갈등이 생긴다. 진성이 할아버지는 당신에게 풍물굿을 가르쳐 주신 수방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그 분의 손자이자 귀머거리인 먹이를 데리고 살면서 풍물을 가르친다. 물론 자신의 아들과 손자에게도 풍물을 가르치지만, 손자인 진성이는 먹이만큼 자질도 없고 열정 또한 없다. 먹이는 비록 듣지는 못하지만 풍물을 가르치는 사람들의 몸짓을 그대로 베껴 적은 소리공책을 만들면서 소리에 대한 열정도 키우고 부단한 노력을 한다. 그렇기에 듣지는 못하지만 신명난 소리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안 진성이는 먹이에 대해 가졌던 열등감과 경쟁심을 털어내고 먹이를 진정한 친구로 대할 수 있게 된다. 진성이 아버지 또한 아들을 위해 먹이에게 차갑게만 대했었는데 그 공책을 본 뒤로 자신의 잘못도 깨닫고 먹이가 연주 소리를 마음으로 들을 줄 알게 된다.

  풍물굿이라는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소재의 이야기여서 새로웠고, 새로운 만큼 몰랐던 내용들을 많이 알려주어서 무척 좋았다. 풍물굿패에서 사용되는 여러 가지 호칭이나 악기 이름도 알게 되었다. 또, 작가가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에 대한 내용이라서 그런지 곳곳에서 아름다운 우리말을 찾아쓰려 한 흔적들을 보여준다. 새로운 우리말도 많이 알게 되었고 배경이 전라도인만큼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도 정감이 있었다.

  그리고 농악이라는 말이 우리말이 아니라 일본이 붙인 이름이라는 것도 새로 알게 되었다. 또,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 국악을 많이 사랑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들리지 않는 것을 이겨내고 진정한 풍물재비가 된 먹이를 통해서는 열정과 노력만 있다면 어떤 장애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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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사과나무 - 단숨에 읽는 10분 동화
남미영 지음 / 세상모든책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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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숨에 읽는 10분 동화’라는 부제처럼 10분이면 한 편을 다 읽을 수 있는 동화들을 주제별로 나눠서 전부 41편 수록하고 있다. 주제는 상상력과 창의력, 지혜에 관한 이야기, 용기, 노력, 책임감에 관한 이야기, 동정심, 우정, 사랑에 관한 이야기, 여의, 정직, 절약에 관한 이야기로 나눠 놓았다.

  이야기들도 보면 어디서 조금씩은 들어봄직한 이야기들이 많다. 부모들에게는 그렇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일 수도 있고 아이들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한번쯤 들어봤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조금은 친숙하게, 조금은 제대로 모르는 이야기를 확실히 읽는다는 즐거움을 가지고 부담 없이 대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전래동화도 있고 지혜동화라는 것도 있는데, 재밌고도 교훈적이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면서 각 이야기 끝에는 아이가 직접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들을 달아 놓았다. 이를테면 <지혜로운 아이 이항복>편에서는 이항복이 좋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그런 영리한 아들을 둔 아버지의 마음을 상상해 보세요와 같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재미난 이야기를 한 편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겠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독서의 목적을 상기할 수 있게 해당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생각해 보도록 지도해준다. 모든 이야기마다 이렇게 이야기에 맞는 물음을 주기 때문에 따로 독후활동을 할 필요가 없겠다.

  이 글을 엮은 분이 아침독서운동으로 유명한 한국독서교육개발원장인 남미영 박사라는 것을 고려하면 어떤 동화들인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물음을 제시할지 짐작이 갈 수도 있겠다. 이 분이 주창하는 대로 아침독서 10분만으로도 독서습관을 몸에 배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한다. 아마 이 책은 그렇게 하기에 충분하도록 만들어진 것 같다. 그래서 책 제목처럼 우리 아이를 생각이 알차지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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