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초등 3학년, 6학년이라 한창 영어 단어를 가르쳐야 할 때이다. 외국어의 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어휘력이 달려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아이들에게 많은 단어를 가르치고 싶은데 내 욕심처럼 아이들이 따라와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미국 초등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단어들이기에, 아이들에게 “너희들도 이 정도는 알아야 되지 않을까?”라고 하면 꼼짝없이 어휘 공부를 따라해 줄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내용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다. 아니 어려웠다. 어른들이 봐도 어려운 단어가 많았다. 교과 내용에 수록되는 것들이기에 일상 회화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전문 용어가 많았다. 이를테면 풍향계, 풍속계, 육식동물, 초식동물, 적운, 권운, 층운 등등 과학 용어들은 아주 어려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영어 단어를 외우면서 과학 공부, 사회 공부, 수학 공부, 예술 공부도 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 책은 주제별로 단어를 수록하고 있는데 과학에서 10개, 사회에서 10개, 수학에서 2개, 예술에서 2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각 주제에는 14개의 단어가 소개되어 있으며, 단어마다 문장으로 그 단어가 뜻하는 바를 다시 한 번 자세히 소개해 놓았다. 그래서 단어의 내용들만 정리해 봐도 해당 주제에 대한 내용 정리가 다 된다.
과학에서는 날씨, 동물, 식물, 서식처, 지구, 물의 순환, 지층, 물체의 변화, 운동, 소리 이렇게 10개의 주제를, 사회에서는 가족, 아브라함 링컨, 직업, 정부, 지도, 재활용, 지도자, 생필품, 자원의 사용, 미국 원주민이라는 주제를, 수학에서는 수와 측정, 모양이라는 주제를 정해 놓았고, 예술에서는 미술과 음악에 관한 단어를 정리해 놓았다.
앞서 말했듯이 일상 회화에서 쓰는 단어들이 아니라서 처음 공부할 때는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그 내용 자체는 우리나라 초등 교과에서도 다뤄지는 것들이기에 교과와 연계해서 외운다면 아주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흥미를 가지고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각 주제마다 주제와 관련된 단어들을 미리 적어보는 브레인스토밍 칸이 있는데 이 부분이 재밌고 학습 동기를 제공할 것이다. 주제와 연관된 단어들을 직접 적어보고 단어 공부를 시작한다면 자신이 아는 단어들은 더 유심히 학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주제에 연관돼 자신이 알고 있으나 해당 페이지에 안 나온 단어는 찾고 싶은 마음까지 생기게 할 것이다. 각 단어의 발음은 CD에 잘 정리돼 있어서 쉽게 배울 수 있다.
아이들 국어 참고서를 보면 어려운 낱말의 경우 한자어가 병기돼 있다. 이렇게 국어와 한자를 연계해서 학습하는 것이 한자 학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영어도 그럴 것 같다. 관련 단어에 영어가 병기돼 있으면 보다 영단어 암기가 쉬워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초등 교과와 연계한 영단어 학습도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