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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시크릿 - 시크릿은 없다. 최고의 실력을 갖춰라!
이지성 지음 / 다산북스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시크릿>도, 그리고 이 책의 저자가 쓴 <꿈꾸는 다락방>도 읽어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작년부터 자기계발서들을 많이 읽었었었는데, 대부분이 제목만 달랐지 거의 대동소이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비슷한 얘기들이 지겨워졌다고나 할까? 한때 베스트셀러였던 <마시멜로 이야기>를 읽을 때도 그랬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는 베스트셀러였기에 잔뜩 기대해서 읽었었는데 대실망이었다.(다른 책을 비난해서 미안하지만.)
아마 자기계발서 한 두 권만 읽어도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누구나 알 수 있다. 하지만 자기 중요한 것을 실천의 문제다. 나 역시 그랬다. 자기계발서를 여러 권 읽다보니 그 조건들에 대해서는 두루 꿸 수 있는데, 가장 어려운 것은 그 조건에 맞게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었다.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래서 자기계발서에 대해 다소 혐오감이 생겼다. 특히 자기계발서를 전문으로 쓰는 작가의 책에 대해서는 말이다.
그래도 기업가나 과학자, 예술가, 운동선수 등 자신 분야에서 성공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의 글에서는 배울 점이 있었다. 그 사람들의 얘기는 생생한 체험에서 우러나온 것이기 때문에 저마다 독특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자기계발서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정형화된 성공의 조건들이 반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입장이어서 나는 <시크릿>도, <꿈꾸는 다락방>도 읽지 않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최고라고 뽑아준 베스트셀러 1위였던 <시크릿>을 반박하는 책인 <노시크릿>이 나왔다길래 몹시 관심이 생겼다. 왠지 내가 전에 다른 자기계발서에 대해서 하고 싶었던 비난의 말들을 <노시크릿>이 속 시원히 해소해줄 거라는 기대가 있어서였다. 뭐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어쨌든 <시크릿>이 어떤 내용인지, <꿈꾸는 다락방>이 어떤 내용인지도 알 수 있었고, 시크릿에서 주장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을 따르던, 일반 성공학자들이 말하는 지불대가의 법칙이든, 어떤 법칙에서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간절한 소망(이 책의 저자는 이를 VD(Vivid Dream)이라고 함)과 피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저자는 다양한 책들을 바탕으로 <시크릿>이 주장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결코 성공의 비밀이 될 수 없음을 반박해 놓았다. <시크릿>에서 말하는 기본 사상은 우주가 모든 것의 중심이며 인간이 우주에게 간절한 소망을 보내면 그대로 이뤄진다는 끌어당김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이는 19세기 미국의 신사상주의자들이 고대 브라만교의 사상에 뿌리를 두고 널리 전파하기 위해 성경을 잘못 해석, 응용한 법칙일 뿐이라고 한다. 책에 보면 신사상의 계보와 발전과정, 고대 브라만교와 성경의 비교, 신사상이 얼마나 모순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 등을 자세히 소개해 놓았다. 처음 접하는 내용들이라서 다소 어려웠지만 너무나 신기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굳이 <시크릿>에 대한 반박으로의 글로서라기보다 세상 사람들의 다양한 사고관을 엿보는 책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신사상, 뉴에이지, 영적주의 등 기독교 입장에서 보통 이단이라고 말하는 다른 생각들에 대해 알 수 있어서 마치 종교 서적 같기도 했고 철학서적 같기도 했다. 하여튼 그래서 난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에필로그에 보면, 역시 자기계발서를 쓰는 작가로서 다른 자기계발서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것은 유재석이 강호동의 진행 스타일을 비교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 개그 같은 일이라고 적어두었다. 참으로 인상적인 말이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바른 내용을 알리고자 이 책을 썼으며 작가로서의 생명을 거는 각오로 썼다고 한다. 물론 평가는 책을 읽는 우리 독자의 몫이다.
나는 항상 정-반-합이라는 말을 생각한다. 정이 있으면, 반이 있어야 한다고, 그래야 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둘 다 읽어보고 바른 것만 취하는 것이 우리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어느 것이 정이고 어느 것이 반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어쨌든 모두가 비판 없이 환영하는 책의 잘못된 부분들을 조목조목 지적한 작가의 용기와 노력에 감사할 뿐이다. 이러한 수고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균형감을 갖고 바르게 살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두 책에서 주장하는 바야 어찌 되었든간에, 저자가 말한 VD도 또한 성공을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갖춰야 자질인 것 같다. 어떤 일에서건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항상 자신으로 하여금 꿈을 자각하고 꿈에 이르기 위해 노력하도록 채찍질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된 성공의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저자의 말대로 엄청난 노력이 함께 해야 하지만 말이다.
책 말미에 ‘비밀은 없다’라고 쓰여 있다. 무슨 뜻일까? 성공에 <시크릿>은 <노 시크릿>만 있다는 뜻일까? (비약이었나?). 답에 표지에 있다. 최고의 실력을 갖춰라! 맞다.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을 보건대 최고의 실력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성공 조건이었다. 마음만이 아니라 몸으로도 성공을 향한 간절한 몸짓을 할 때 성공이 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