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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야와 마법의 책 1 : 끝나지 않는 모험 ㅣ 좋은책어린이문고 16
이소노 나호코 지음, 송진욱 그림, 안미연 옮김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판타지 동화를 읽을 때마다 작가들의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이 절로 나오는데, 이 책 또한 그렇다. 우미토, 욘보, 리리, 피핀, 루야라는 다섯 아이가 상상 세계의 마법 책에 이야기를 번갈아 써서 한 편의 이야기를 완성해야만이 상상 세계를 파괴하려는 ‘땅속에 잠든 나라’가 알아채지 못하게 새로운 나라를 세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다섯 아이는 그들이 1학년 때 상상해낸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에 의해 마법의 책에 이야기를 써야 할 아이들로 선택된 것이다. 이들이 상상해 낸 주인공들이 상상 세계에 살면서 이들을 이야기꾼으로 선택되게 한 것이었다.
자신을 괴롭히는 반 친구들을 이기기 위해 공부벌레가 된 루야는 처음에는 자신이 이야기꾼으로 선택되었다는 데 대해 당황하지만 자신이 상상해낸 쥐인 폰레베크의 격려를 받고 훌륭하게 이야기를 쓴다. 하지만 루야와 마찬가지로 이야기꾼으로 선택되었으며 루야와 한반 친구인 피핀이 반 아이에게 마법의 책을 뺏기게 되고 그 책은 결국 난로 속에 집어넣어져 불타게 된다. 그런데 그 마법의 책은 ‘이야기를 중간에 멈추면 상상의 세계는 현실의 세계를 삼켜 버린다’라는 저주가 있었다.
그 일이 일어난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루야는 자신이 현실 세계가 아니라 이야기 세상에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야기를 같이 써 가던 다른 친구들도 만나게 된다. 이들은 모두 이야기 속에 자신들을 등장시켰던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이곳 상상 세계에서 중단된 이야기를 마무리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들은 이 이야기의 종착지인 핀필드로 가는 모험을 하게 된다.
이들이 어떤 모험을 하게 될지 몹시 기대된다. 1권에서는 벌써 이들 모두가 만나게 된 곳인 슈베이를 떠나 북쪽에 있는 알려지지 않은 땅, 핀필드로 가는 모험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가는 도중에 피핀이 잠에 빠지게 하는 열매를 먹고 잠이 든 일도 일어났고 잠자리를 얻기 위해 들렀던 쟈오리 마을에서도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이처럼 이 책은 설정이 참 재미있다. 다섯 아이가 하나의 이야기를 이어서 써 간다는 것도 재밌지만 이야기가 중단될 수밖에 없게 되자 이야기를 지어낸 아이들이 그들이 지어낸 이야기 세상에 직접 들어가 이야기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설정이 너무나 기발하다. 판타지 동화를 읽을 때마다 작가들의 놀라운 상상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이 책에는 마법의 책이 등장하긴 하지만 다른 판타지 동화와 달리 마법에 크게 의지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상상해낸 이야기 속 캐릭터들이 살아나기는 하지만 그 이상의 마법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보다 현실적인 판타지 동화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주인공 아이들이 5학년이어서 아이들이 보다 쉽게 주인공들에게 동화되어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러면서도 교훈도 있다. 루야는 쟈오리 마을에서 있었던 일을 계기로 자기가 가진 지식으로 멋대로 생각하고 자기 판단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일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실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질책하거나 비난하지 않는 친구들의 모습에서도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즉 설익은 지식이 때론 해가 될 수 있다는 것과 친구의 잘못도 감싸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친구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보통 2권으로 구성된 책들이 그렇듯이 본격적인 모험은 2편에서 펼쳐진다. 그러니 2편의 이야기가 더욱 더 기다려질 수밖에......이들의 중단된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몹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