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각 초등 저학년을 위한 책동무 4
이상권 지음, 김병하 그림 / 우리교육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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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돌아가신 지 참으로 오래 되었다. 그러고 보니 올해로 꼭 20년째다. 물론 나는 스무 살이 넘은 나이에 엄마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고 엄마에 대한 추억도 많다. 그래서 엄마 생각이 더 많이 난다. 내 막내 동생에게는 12살 때 엄마가 돌아가셨다. 너무 오래 되었기 때문에 내 동생은 엄마 생각이 별로 나지 않는다고 한다. 돌아가시기 두어 해 전부터 엄마가 편찮으셨기에 엄마에 대한 좋은 기억이 별로 없나보다. 그 말을 들으니 엄마의 사랑을 보다 많이 받은 내가 동생에게 많이 미안해진다.

  엄마가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엄마를 생각하면 눈물부터 난다. 한 없이 그리워지고. 물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엄마가 살아계시더라도 그동안 잘못한 일들이 생각나면서 더 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샘솟을 것이다. 아마 엄마 생각을 하라고 하면, 당장 전화라도 한 통 하게 될 것이다. 엄마 목소리라도 들으려고.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인 여덟 살짜리 유경이의 마음은 오죽 하겠는가? 유경이가 네 살 때 아빠는 사고로 돌아가시고 엄마도 돈을 벌어 오겠다며 유경이만 할머니께 남긴 채 서울로 떠나간다. 요즘에는 편모, 편부, 또 조부모 슬하에 사는 어린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부모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아이들이 많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어떤 사람이 있을 때는 몰라도 없어지면 더욱 더 생각난다는 뜻이다. 이 아이들에게 그 난 자리가 얼마나 크게 느껴질까? 유경이는 엄마가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지만 끝내 엄마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런 유경이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유경이의 엄마가 빨리 돌아와서 유경이가 할머니랑,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개 평돌이와 함께 오순도순 살기를 기원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은 자기 자식을 버리는 어른들에 대해서, 그리고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해서 초등학생들도 생각하게 하기 위해 썼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런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서 너무나도 미안하다고. 이런 미안한 일들이 안 생겼으면 좋겠다. 버려진 아이들에게는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못 되니까. 그렇지만 어쨌든 이런 문제는 우리 아이들도 알아야 할 사회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는 결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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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짝 이야기 내가 처음 가본 그림 박물관 5
재미마주 목수현 기획, 조은수 글, 문승연 꾸밈 / 길벗어린이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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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민화에 대해 설명해 주는, 그림 이야기 책이다.
토끼를 잡아먹으려다 오히려 토끼의 꾐에 속아 넘어가 담뱃대를 빨다가
정신이 몽롱해져서 토끼를 놓쳐 버린, 산골짜기에 사는 호랑이 얘기를
들려주면서 장면마다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민화들을 보여준다.
산골짜기를 표현한 그림, 아름다운 연꽃과 살아있는 듯한 물고기 그림,
토끼에게 속아 넘어가는 바보스런 호랑이 그림까지
아주 다양한 민화들을 보여준다.
민화는 뛰어난 재능으로 이름이 알려진 전문 화가보다는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며 그림을 그려주는
떠돌이 화공들이 많이 그렸고, 또 종이를 파는 지물포에서
팔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림의 제목도, 그린 사람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럼 왜 이런 민화들을 그렸을까?
우리도 뭔가를 간절히 바랄 때는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
그것을 구체화할 수 있는 것들을 걸어놓고서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해 애쓰게 된다.
아마 민화도 그런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옛사람들은 민화를 통해 자신의 소망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고자
도움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그들은 주로 다산이나 부자가 되거나 출세하는 것들을 소망했으며
그런 것들을 그림 속에 투영했다고 한다.
이를테면 알알이 박힌 연꽃 열매, 주렁주렁 달린 포도송이, 석류 그림은
다산을 기원하는 것이었고,
모란꽃은 기쁨과 부유함을, 잉어는 출세를,
학이나 거북은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그렸다고 한다.
또 설날에는 나쁜 일이 집 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대문에다 호랑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다양한 민화들을 엿보면서 각각의 상징들이 뜻하는 바를 알 수 있는
재밌는 시간이었다.
더불어 우리나라 그림에서 사용된 색깔과 그것의 명칭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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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엄마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4
윤수천 글, 이경하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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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에게 엄마는 전지전능한 신이며 영원한 친구 같은 존재이다. 아이들은 엄마가 모든 것을 다해줄 것으로 믿는다. 뭐가 먹고 싶다면 그것을 만들어 주고, 또 뭐가 가지고 싶다면 되도록 해주려 하는 신 같은 존재이며, 외롭고 힘들 때 언제나 위로를 해 줄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라고 여긴다. 그래서 엄마가 조금만 마음에 들게 해주지 않으면, 그리고 자기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주지 못하면 화를 내고 토라진다. 엄마의 마음이나 처지는 조금도 안중에도 없으면서 말이다.  

  초등학교 3학년인 난희 또한 그렇다. 난희는 언제나 부스스한 외모에 비릿한 생선 냄새를 풍기고 뭐 하나 제대로 해주는 게 없는 엄마를 나쁜 엄마라고 생각한다. 오죽 하면 학교에서 한 글짓기 시간에 나쁜 엄마라는 제목의 글을 다 썼을까? 난희는 그 글을 엄마가 읽을 수 있도록 놓아둔다. 

  세상에 자식에게 일부러 마음의 상처를 주고 나쁘게 하려는 엄마는 없을 것이다. 시장 한 귀퉁이에서 생선 장사를 하느라 비가 오는 날 아이에게 우산도 못 갖다 주고, 어린이날이라고 해서 엄마 손 잡고 나들이 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빈방에서 하루를 보낼 아이를 생각하면서 마음이 아프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글을 읽는 내내 엄마의 힘겨움을 생각하기에는 난희의 나이가 너무 어리다고 생각하면서, 난희가 빨리 성장해서 엄마를 이해해 주었으면, 엄마의 참사랑을 깨달았으면 하고 바랐다. 난희 엄마의 장사가 빨리 자리를 잡아 난희에게 마음껏 사랑을 표현하면서 살 수 있기를 바랐다.

 어쨌든, 진심은 통하는 법인가 보다. 아빠가 돌아가신 이후로 엄마가 드러내 놓고 난희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적은 없지만, 어린 난희도 엄마의 소리 없는 사랑을 깨달을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난희는 선생님이 내주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생각해오라는 숙제를 준비하면서, 엄마의 손에서 새삼 아름다움을 깨닫게 된다. 추위에 갈라지고 더위에 검게 탔지만 아빠도 없는 집안 살림을 혼자 꾸려 가기 위해 고생을 해 온 억척스러운 엄마 손에서 난희는 따뜻함을 느끼고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옛날의 내가 생각났다. 내 뜻대로 해주지 않았다고 엄마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했던 것이 생각났다. 또 지금의 내 아이들을 보면 그 때의 나와 똑같다. 엄마의 운명인가 보다. 그래도 난희처럼, 우리 아이들도 내가 무늬만 나쁜 엄마일 뿐, 그 속은 정말 좋은 엄마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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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슬립 - 전2권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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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번개를 맞아서 남자와 여자의 성이 바뀌는 영화가 있었다. 우리나라 영화였는데 외국 영화에서도 남자와 여자의 성이 바뀌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영화가 있었다. 그런데 <타임 슬립>은 성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두 남자가 아예 살던 시대가 바뀌는 이야기다.

  오지마 겐타와 이시바 고이치는 19살이다. 오지마 겐타는 2001년 여름 도쿄에서 사는 백수로서 게임 크리에티러를 꿈꾸고 있었다. 그는 해안으로 서핑을 하러 갔다가 사고가 나는 바람에 자신이 살고 있는 해보다 50년이나 앞선 1945년의 이시바 고이치가 되게 된다. 한편 이시바 고이치는 제2차세계대전에서 죽음을 각오하며 비행 훈련을 하던 훈련병으로서 시험 비행을 하던 중에 사고가 나서 추락을 하게 되고, 21세기의 오지마 겐타가 되게 된다.

  이렇게 서로 뒤바뀐 삶에 처음에는 둘 다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몹시 힘들어하지만 서로 조금씩 상대방의 삶에 동화되어간다. 그러면서 빨리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길 갈망하게 된다. 그런데 이 둘은 연결해 주는 끈이 있었다. 바로 겐타의 여자 친구인 미나미였다. 미나미의 외할버지와 이시바 고이치가 서로 군대에서 서로 아는 사이였던 것이다.

 재밌는 이야기였다. 내가 살던 시대에서 벗어난 다른 시대로 시간 여행을 갔다면 어디가 좋을까? 어떤 삶이 좋을까? 하는 공상을 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되면 무척이나 두렵고 힘들겠지...

  이 책에서는 왜 하필 겐타와 고이치의 삶이 뒤바뀌었던 것일까? 매우 안일하고 편안한 삶을 사는 겐타와 매사를 치열하게 살고 있는 고이치. 두 사람의 아주 다른 캐릭터만큼이나 두 사람이 처해 있는 상황 또한 극단적이다. 부모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겐타와 전쟁의 와중에서 부모의 사랑을 받기는커녕 자신을 지키기 위해 형편없는 음식에도 감사하며 군대 생활에 열심인 고이치. 아마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생이 바뀐 것 같다. 서로가 갖지 못한 것을 체험해 보고 보다 성숙한 인간이 되라고.

  사람에게 어차피 인생은 단 한 번 주어지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가 정말로 있는 것인 줄은 모르겠다. 혹 그렇다하더라도 똑같은 삶을 다시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생은 단 한 번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 기회를 얼마나 잘 살려 최선의 삶은 살 것인가는 바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어떤 연유로 해서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건, 그 존재하게 됨을 늘 감사하면서 최선의 삶을 살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

  보다 풍족한 곳에 태어나 여유 있게 삶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겠고, 왜 나는 이런 곳에서 태어났을까 하리만큼 그 시작부터 무척 힘겨운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조건은 결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그 이후의 시간들이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서, 누가 나와 대신해서 내 삶을 살게 되는 <타임슬립> 속의 일이 일어나더라도 ‘아, 이 사람은 참 열심히 살았구나’하는 감동이 일게끔 잘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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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잔치를 벌여 보자 - 조선시대, 그림 2
조정육 지음 / 대교출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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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 고흐, 모네 같은 해외 유명 화가들의 작품들은 워낙 많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되고 있고 그림을 소개하는 도록에도 많이 실려 있고 위인 동화로도 많이 나와 있어, 아이들도 그 화가들의 이름은 물론 그들의 작품에도 비교적 친숙한 편이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 그림에 대해서는 그다지 소개되지도 않았고, 우리나라 산수화 하면 왠지 중후한 멋이 있어 어른들만이 감상해야 하는 그름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요즘에는 우리나라의 옛 문화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소개하는 책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우리나라 그림에 대해서도 쉽게 자세하게 알려주는 책들이 등장해서 반가웠다.

  이 책은 조선시대의 풍속화가로 유명한 김홍도를 비롯해 신윤복, 안견, 김득신, 안견, 장승업 등 조선시대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소개하면서 그림의 내용을 중심으로 해서 지어진 동시를 같이 싣고 있다. 그림을 자세히 설명하는 듯한 동시 덕분에 그림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고, 그림에서 느껴지는 감흥이 한층 섬세해지고 구체화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그림과 동시를 보면서 ‘아하! 그림 감상은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고 감을 잡을 수도 있었다.

  그동안 화려한 색상의 그림에만 익숙했던 눈으로 산수화를 보려니 처음에는 밋밋하고 왠지 점잖아서 재미가 없게 느껴졌는데, 변상벽의 고양이와 참새, 신사임당의 수박과 들쥐, 김시의 나귀를 끄는 아이, 김두량의 긁는 개, 심사정의 딱따구리 등등 아이들이 보기에도 재미있는 그림들이 많아서 놀라웠다.

  그리고 책 뒤에 조선 초기, 중기, 후기, 말기로 나눠서 대표적인 화가 및 화풍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우리나라 산수화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우리나라 산수화에 대해 조금 친숙하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나라 그림들도 많이 알려져서 해외 유명 화가들의 전시회 못지않게 많은 사람들이 관람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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