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훈민정음을 다시 살려라!

훈민정음 구출 작전 - 세종대왕이 숨겨둔 비밀 문자 ㅣ Go Go 지식 박물관 24
서지원 지음, 김은희 그림 / 한솔수북 / 2007년 10월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는데도 당시의 지배층 양반들의 반대 때문에 한글이 무시되고 그래서 한글이 널리 사용되지 못한 채 사장됐더라면 하는 가정에서 이 책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우리가 날마다 편하게 쓰던 글이어서 한글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사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보면, 우리나라에 한글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여전히 어려운 한자를 써야 할 것이고 그로 인해 문맹률 또한 높았을 것이다. 심지어는 말까지도 주변국의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가 네 쪽으로 나뉘다시피 해 일본과 가까운 남쪽에서는 한자와 일본어를 쓰고, 미국과 가까운 동쪽 지방은 영어를 혼용하고, 중국과 가까운 북쪽에서는 중국어를 혼용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다.

  그런 상황에 우리나라 옛 문자를 연구하던 한 글자 박사가 피살되고, 그 박사가 남긴 단서를 통해 옛날에 세종대왕이 창제했던 한글로 쓰여진 비밀 책을 찾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현재의 복잡하고도 심각한 언어로 인한 문제들을 개선하려면 한글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잊혀져간 한글을 되살리려면 세종대왕 당시로 돌아가 한글이 널리 보급되도록 역사를 바꿔놓아야 한다. 이런 중대한 임무를 맡고 성삼문 문화부장관과 한국과학연구소 장영실 박사, 특수수사부 김종서 형사가 타임 터널을 통과해 과거로 돌아간다.

  세종 시대로 돌아간 그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 시대의 역사인물이 되어 각자의 일을 열심히 한다. 성삼문은 집현전 학사가 되어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돕고, 장영실은 여러 가지 물건들을 발명하고, 김종서는 나라를 지키는 일을 하게 된다. 그 결과 한글은 널리 보급되고, 현대의 우리나라 국민들은 누구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한글을 쉽게 배우고 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과거 시대로 돌아간 그들은 현대로 돌아오지 않고 그 시대에서의 자신들의 소임에 자부심을 느끼며 과거에 머물기로 한다.

  너무나 재미있는 책이었다. 평소의 한글의 중요성을 못 느끼며 살고 있는 그런 우리들에게 다시 한 번 한글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한글의 창제배경 및 원리, 세종대왕, 언어와 민족 관계 등에 대한 정보 페이지에 있어서 무척 유익했다. 게다가 성삼문, 장영실, 김종서가 현대의 인물이고 타임 터널을 통해 과거로 돌아간다는 설정 자체가 아주 재밌었다.

초등생을 위한 한국사 요점 정리서

초등 한국사 생생 교과서 - 외우지 않아도 쏙쏙 들어오는 ㅣ 초등 생생 교과서 시리즈 3
이정범 지음, 유남영 그림, 김용만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7년 11월

  아이가 초등 5학년인데다, ‘역사 논술’, ‘역시’다 해서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초등학생을 위한 역사서에 관심이 없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몇 권을 사긴 했는데, 역사를 처음 접하는 초등학생에게는 다소 어렵기도 했거니와 시대별 전체적인 흐름이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각 시대별로 상세한 역사적 내용들은 알 수 있었으나 전체적인 시대의 흐름이 한 눈에 들어오지가 않는 것이다. 아이들에겐 이것이 참 어렵나 보다. 고려가 먼저인지, 발해가 먼저인지 시대의 흐름이 쉽게 머릿속에 저장되지가 않는가 보다. 어른들도 어느 제도가 어느 시대 것인지 시대 구분하기가 어려운데, 그런 것들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된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역사 전체를 시대별로 쉽게 훑어 볼 수 있는, 한마디로 ‘한국사 요점 정리서’라고 할 수 있다. 시대별로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상세한 내용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사는 우선 시대별로 전체적인 흐름을 아는 것이 중요한데, 이 책은 시대 흐름별로 꼭 알아야 할 역사적 사항들만을 수록하고 있어서 그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고조선, 고구려, 백제, 신라, 발해, 후삼국시대, 고려, 조선, 개화기, 일제 강점기, 대한민국으로 시대를 구분한 뒤 각 시대마다 건국과 변천 과정, 정치와 제도, 문화와 예술, 산업과 경제, 풍속과 신앙, 주요인물, 연표로 테마를 나눠서 꼭 알아야 할 내용들만을 수록함으로써 따로 요점 정리할 필요가 없다. 물론 시대별로 더 자세한 내용을 알면 좋겠지만 초등학교 수준에서는 이 정도의 지식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개화기, 일제강점기에 대한 일목요연한 정리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한국 역사서에서 그다지 비중을 두지 않고 있는 대한민국의 최근 역사 부분까지 정리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북한에 대해서도 정권의 변화, 종교, 예술 활동 및 풍습은 물론이고 남한과의 교류 상황 등에 대해서도 간략하게나마 수록하고 있어서 요즘의 남북관계를 이해하는 데 다소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 보다 상세한 내용을 알면 좋겠지만, 이 책에 실린 정도만으로도 초등학생에게는 충분한 지식이 되겠고, 한국사에 대한 관심을 충분히 불러올 수 있을 것 같다.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게 재미있는 만화 컷도 많이 들어 있고 쉽고 자세히 설명해 놓았기 때문에, 초등학생들에게 한국사에 대한 개괄적인 지식 제공은 물론이고 역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오기에도 적합한 것 같다.

용의 말을 하는 바이킹, 히컵의 모험

히컵 3 - 용의 말을 하다
크레시다 코웰 영어옮김, 원재길 우리말옮김 / 한림출판사 / 2007년 11월

  바이킹과 용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바다의 해적 또는 야만인으로 알고 있던 바이킹과 상상 속의 동물인 용이 개처럼 애완동물로 나오는 재밌는 판타지 동화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히컵 호렌더스 해덕 3세는 바이킹 하면 연상되는 외모와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빨간 머리에 덩치가 작은 말라깽이 소년이다. 그에게는 그의 체격에 걸맞는 아주 작은 애완 용, 투슬리스가 있습니다. 히컵은 족장의 아들이지만 외모를 보나 바이킹이 받는 각종 수업의 결과를 보나 후계자로서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그러나 히컵은 용의 말을 알아듣고 용과 말을 할 수 있다는 특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용의 말을 하는 방법>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런 히컵이 바다에서 하는 수업 도중에 안개가 많이 끼어서 우연하게 로마군인의 배에 오르게 되고 로마군인들에게 투슬리스와 자신의 책인 <용의 말을 하는 방법>의 반쪽을 뺏기게 됩니다. 게다가 나중에는 로마군의 성채로 친구와 함께 납치됩니다. 그곳에서 히컵은 자신의 종족과 앙숙관계인 종족의 후계자인 여자애와 옥탑방에 갇히게 됩니다. 그리고 로마군들이 좋아하는, 원형격투장에서 사나운 바다괴물인 샤크웜과의 싸우게 되는 벌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히컵은 자신이 전에 도와주었던 초소형 용의 도움을 받아 멋지게 탈출하게 되고, 결국에는 종족의 후계자가 된다는 얘기입니다.

  바이킹들이 받는 수업도 너무 재밌고 용들의 이름, 사람들의 이름도 참 재미있네요. 용들의 종류도 다양하고... 용을 동양에서는 신성시하는데 서양에서는 두려운 존재나 괴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 이 글에서는 애완동물로 상상을 하니 아주 재밌네요. 원형격투장에서 열리는 동물과 사람과의 전투를 즐기는 로마군들을 혼내주고 멋지게 탈출한 장면은 통쾌했습니다.

  마법사 중심의 판타지 동화가 많은데 용과 바이킹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사용해서 더욱 즐거웠고 용이나 사람 등의 이름 등등에서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다음편인 ‘히컵 회고록’편이 몹시 기다려집니다. 해피엔딩을 싫어한다는 저자가 어떻게 이야기를 끝맺을지 아주 궁금합니다.

영원한 이별에 대한 준비

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열다섯 살 손녀의 아주 특별한 이별여행’이라는 글귀에 관심이 끌렸다. 난 20대 초반에 어머니가 병환으로 돌아가셨다. 그 때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엄마와의 마지막 이별을 의미 있고 특별하게 보낼 수 있었을 텐데 어느 날 갑자기 맞이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너무나 슬프다. 그래서 내게는 죽음이라는 단어가 참 특별하게 다가온다. 사랑하는 사람을 여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그런데 할아버지와 손녀의 관계라는 것이 내게는 그다지 맘에 들진 않았다. 아마도 할아버지의 정을 크게 받지 못해서 일거다. 어쨌든 친한 사람이든 덜 친한 사람이든 주위의 사람들이 생을 달리한다는 것은 무척 슬픈 일이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임에는 틀림없다. 이 책은 그런 마음의 준비를 특별하고도 의미있게 하라는 글이다.

  할아버지가 완성한 그림 ‘리버보이’가 할아버지 자신이었듯이, 할아버지 또한 강물처럼 흘러흘러서 바다로 가 이제 다시는 강으로 되돌아올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제스가 헤엄을 치면서 따라가 붙잡으려고 했지만 붙잡을 수 없듯이, 사람이란 때가 되면 이승의 삶을 마감하고 저승으로 가야 한다. 그럴 때 남겨진 자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어때야 하는지, 특히 감수성이 풍부해 그 충격을 크게 받을 청소년들이 그런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 다독여야 하는지 조용하고도 답답하게 알려준다.

  탄생의 기쁨을 나눌 줄 아는 것만큼 죽음의 슬픔도 담담히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사별하게 되는 날이 오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후회없는, 아낌없는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다른 사람도 존중해야 해요

따로 또 같이 ㅣ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38
사이토 에미 지음, 신은주 옮김, 오오시마 타에코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11월

  아이들이 친구에 대해 가질 수 있는 마음을 잘 표현한 책입니다. 자신이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친구가 자기랑 닮은 점이 많으면 좋았다가 그 친구가 자신이 바라지 않는 행동을 하면 또 싫어했다가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표현했네요.

  아이들은 자신의 맘에 드는 친구와는 친하게 지내면서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에게는 말도 안 붙이거나 오히려 따돌리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은근하게 드러내 주어서 좋습니다. 특히 예쁘고 공부도 잘 하고 운동도 잘 하는 친구를 보면 누구나 친하게 지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못 생기고 공부를 못하거나 뭔가 조금 부족한 모습이 보이는 친구에게는 함부로 대하거나 같이 놀지도 않거나 말도 안 붙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하다가 왕따를 만들게 되는 것이겠지요. 아이들에게 한 반 친구라는 것만으로도 사이좋게 지내야함을 알려줍니다.

  메이는 자신과 외모가 닮은 마유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합니다. 마유와 친구가 되어 지내다보니 둘은 외모뿐 아니라 생각까지 비슷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하굣길에 나츠가 같이 가자고 하는데 둘은 똑같이 아무런 말없이 도망치게 됩니다. 메이는 그런 자신에게 화가 나고 자신과 똑같이 행동하는 마유에게도 화가 납니다. 다음날 둘은 서먹서먹해지고 미술시간에 나츠는 어제일은 아랑곳하지 않고 메이의 실수에도 너그럽게 넘어갑니다. 그 날 셋은 같이 집에 오게 되고, 집에 오는 길에 똑같은 구름을 보고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메이는 자신이 마유와 외모는 비슷하지만 생각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사람은 외모가 비슷할지라도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며,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을 무시하거나 배척해서는 안 됨을 알려 줍니다. 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타인에 대한 존중을 가르쳐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