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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읽기 독서법 - 기적을 부르는 완벽한 고전 독서 교육
임성훈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고전 읽기'는 숙제처럼 여겨진다. 읽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쉽게 손에 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어려운 고전 읽기를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이 책 <고전 읽기 독서법>이다.
이 책은 전부 3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는데, 섹션 1은 고전 독서의 필요성과 사전 준비물에 대한 안내와 부모가 먼저 읽어야 함을 이야기한다. 부모가 먼저 읽어야 한다는 부분에서 걱정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자녀를 독서지도를 하려며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함에도 동의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라도 고전을 읽을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긍정의 마음으로 생각하자.
섹션 2는 자녀에게 고전 독서를 지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런데 여러 가지 방법 중 효과가 좋은 것이 필사라고 한다. 필사의 중요성에 대해 이 책 65쪽에는 중국 송나라 사람 이방이 편찬한 백과사전인 <태평어람>에 나오는 '일사당십독(一寫當十讀)'이라는 말을 들어 설명한다. 이 말은 '글을 한 번 옮겨 쓰는 것은 열 번 읽는 것과 효과가 같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만큼 필사는 독서 효과가 크다는 이야기다. 소설가들도 좋은 작품을 필사해서 문장력을 키운다고 하니, 필사의 힘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우리가 고전이나 그밖에 책을 읽을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어떤 책을 읽느냐이다. 고전은 분량도 많고 어투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 필독으로 추천되고 있는 책이 많으니 더욱 그렇다. 다행히도 이 책에서는 8권의 책을 필사하라고 추천한다. <소크라테스의 변론>, <논어>, <어린 왕자>, <갈매기의 꿈>, <오디세이아>, <변신이야기>, <이솝우화>, <격몽요결>이다. 동화로 쉽게 접했던 이솝우화도 고전에 속한다니 궁금했다. 그동안 읽은 것은 어린이용이었고, 원전완역본이 따로 있단다. <이솝이야기>와 <어린왕자>는 아이들도 익히 아는 책이라 어렵지 않게 독서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머지 책들도 흥미롭고 이야기 거리가 많아 자녀와 함께 읽기 좋을 것 같다.
저자 임성훈은 고전의 권수를 8권으로 제한해 줌과 동시에 부모와 자녀가 필사기록장을 한 쪽씩 함께 쓸 것을 제안하는데, 아주 좋은 방법인 것 같다. 하루 10분 정도씩 필사하면서 해당 부분에서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을 자녀에게 던지면 자녀는 부모가 써놓은 문장을 필사하면서 옆의 질문에 답을 적는 식으로 하라는 것이다. 나도 꼭 실천해 봐야겠다.
나도 <어린 왕자>나 <갈매기의 꿈>만 읽어 봤고 나머지 책들은 마음은 있어서 읽으려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다 못 읽고 포기한 책들이어서 도전심이 생긴다. 게다가 책 전체 분량을 필사하는 것도 아니다. 교훈적이고 이야기 거리가 있는 부분을 필사하면 되는데, 각 책의 그런 부분이 어디인지를 섹션3에서 알려준다. 그래서 섹션3만 읽어도 추천 도서에 어떤 핵심 내용이 있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자녀 지도에 길잡이로 활용할 수 있다.
그동안 나는 책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가급적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렇다 보니 정독은 못하고 통독하는 경우가 많아서, 책 내용이 오래도록 머리가 남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무엇 때문에 책을 읽을까? 나에 대한 변화를 이끌고 내가 바른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함이 아닌가. 그렇다면 굳이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을 되풀이해서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회의를 하게 됐다. 그래서 지금은 ‘가급적 좋은 도서 몇 권을 제대로 읽자’로 독서 방식을 바꾸었는데, 이 책이 바로 그에 부합되는 지도법이어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이런 식으로 책을 읽는다면 우리 아이들이 독서가 무엇이고 독서는 어떻게 하는지도 제대로 알 수 있겠다. 아무튼 많은 부모님들이 이 책을 발판 삼아 자녀와 함께 고전 읽기에 도전해 많은 성과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끔 독서법에 대한 책을 읽는데, 고전 독서에 대해 쉬운 실천법을 제시해 주는 책은 이 책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