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은 멋있다 소설의 첫 만남 1
공선옥 지음, 김정윤 그림 / 창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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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선옥 작가의 글은 따뜻하고 희망적이서 좋다. 몇 편 읽지 않았지만, 그 몇 편을 통해 작가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는데, 이 책 역시도 그렇다.

  고1 민수는 진희라는 여자 아이와 사귀었는데 가난하다는 이유로 차인다. 그 일 때문에 우연히 독서실에서 만나게 된 연주에게는 부잣집 아들처럼 행세한다. 부모님에 독서실에 다닐 돈을 지원할 형편도 안돼서 수능을 치르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누나의 돈으로 독서실에 다닌다. 이런 그가 연주에게 덜컥 생일 선물로 코트를 사주기로 약속하는데, 하필 그 생일이 2주일 뒤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하게 되는데... 민수가 진희에게서처럼 또 차일지, 그 위기를 넘기기 위해 또 어떤 거짓말을 할지....

   이 이야기는 마치 오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서 그렇게 서로의 처지를 알려도 부끄럽지 않고 어떤 상황이든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지만.

   창비에서 '소설과의 첫만남'이라는 총서명으로 이 책을 필두로 여러 단편들은 책 한 권으로 펴내고 있는데, 학생들은 분량이 짧아서 이 시리즈를 좋아한다. 나도 이 책을 좋아하지만 분량대비 가격이 다소 비싼 느낌이다. 각설하고, 이 책이 왜 이 시리즈의 첫번째로 선정됐는지 수긍의 갈 정도로 이 야이기는 건강하고 밝다. 앞으로 이런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우리 학생들로 연주처럼 살았으면 좋겠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님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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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구라파식 이층집 사계절 1318 문고 68
박선희 지음 / 사계절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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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정집 생각이 나게 하는 책이었다. 그 집이 구라피식은 아니었지만 마당이 제법 큰 이층집이고 집 안에 2층으로 연결되는 나무계단도 있어서 이 책에 나오는 집과 비슷했다. 이 집도 예전에는 꽤 좋은 집이었는데 내가 이 집을 떠나올 즈음에는 단열이 잘 안돼 무지 추웠다. 이 책의 집처럼 담이 무너지고 마루가 꺼지고 타일이 깨지는 지경까지는 아니었지만. 마당에 장미나무가 많아 봄이면 동네에서 가장 장미꽃이 많이 핀 집이었다.

   이 집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홀로 살던 막내가 팔고 떠날 때까지 거의 30년을 우리 가족의 고향으로 이용했었다. 이처럼 집은 단순히 내가 숙식하는 곳이 아니라 모든 추억과 관계의 본거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의 진몽주의 집처럼 세월의 변모에 따라 집은 낡아지고 장성한 가족들이 집을 떠나 빈둥지가 되어 가는 과정이 당연하다고 여기면서도 안쓰럽게 느껴졌다. 몽주의 집에는 할머니, 부모님, 오빠 부부, 언니가 사는 대가족이었다. 그런데 오빠 부부의 분가를 시작으로 가족 몰래 언니가 외국인 남자친구를 따라 캐나다로 떠나 가족의 수도 줄어든 데가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서로 소원한 사이가 돼버린다. 집도 여기저기 수리할 부분이 늘어나자 몽주의 엄마와 언니는 아파트로 이사할 것을 제안하지만 할머니와 몽주의 반대로 이사는 못하게 된다.  몽주 가족은 가족이 떠난 허전한 부분을 개를 들임으로써 해소해 나가려 한다. 

  집과 가족간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이야기였으며 다양한 소재들을 담고 있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몽주가 언니 이야기를 몰래 훔쳐보게 됨으로써 가족 간의 관계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보는 부분도 좋았고, 마술동아리를 통해 친구들과 교류하는 부분도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다. 또 입양 문제, 타로 점, 동성애 문제, 인종 문제 등 여러 분야의 이야기를 담았다. 

  앞서 말했지만 집은 숙식의 공간 이상이다. 그곳이 더 의미있고 가족간의 힘이 되는 곳이 되기 위해서는 가족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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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라서 그래? 탐 청소년 문학 12
이명랑 지음 / 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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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이라서 즐거웠다. 청소년소설들이 엔딩은 희망적이나 우울한 내용을 담은 것이 많아서 읽는 동안 슬퍼지는 것이 많은데, 이 책은 엄마와 딸의 일상적인 티격태격을 다루면서도 사춘기 여중생의 속마음을 잘 보여주여서, 사춘기 아이들에게는 위로가 되고, 그런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자녀 교육에 대한 조언이 되겠다.

특히 엄마가 사춘기 자녀와의 다툼으로 인한 마음속 상처를 일기장을 통해 풀어내는 점은 현명했고, 엄마의 일기 내용을 보며 반성할 줄 아는 딸도 속이 깊은 아이다.

시험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시험을 망치면서도 놀러갈 궁리를 하는 모습이라든가, 패션을 위해 공동구매 하는 교복가게가 아니라 브랜드 교복 가게로 가는 점 등 막 학교에 입학하는 여중생들의 이야기를 잘 담아 놓았다.

책 뒤에 나온 '빈의자쿠폰'은 꼭 따라해보고 싶은 아이디어다.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 중 '경청'하지 못해서 빚어지는 문제도 꽤 된다고 한다.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 다른 이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행동이다.

그리고 처음의 중요성과 기념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다. 처음 뒤집기, 첫걸음, 첫돌 등 어렸을 때는 모든 것을 귀하고 기쁘게 여기며 기념했는데, 어느 결에 성적 외에도 무디어졌던 것 같다. 지금이라도 무엇이든 기념으로 만들어 칭찬하며 함께 기뻐해 주어야겠다. 무엇이 행복이겠는가? 이런 작은 교감이 행복이리라.

아무튼 일반 가정에서 쉽게 겪는 이야기를 담아서 '내 집 이야기네!'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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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버둥치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8
박하령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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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을 이해하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특히 타인이 가진 아픔에 대해서는 더욱 그런 것 같다. 동병상련. 아파 본 사람만이 아픈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아파보지도 않았으면서 아픈 사람을 위로하는 것은 진실한 마음에서 하는 것이라도 그 아픔을 똑같이 공감할 수 없기에 인사치레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그 아픔이 어느 정도인지나마 들어서든 책을 통해서든 알고 있다면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으리라.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추천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그 가족의 아픔을 헤아려 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 서유나의 부모는 둘다 청각장애자이다. 유나는 정성아다. 이런 자녀를 Children of deat adult라고 해서 한 마디로 CODA라고 부른다고 한다.

  유나네 집은 아주 여유롭지는 않지만 부모님을 모두 일을 하셔서 별 문제가 없다. 유나가 부모님과는 수어로, 그밖의 사람들과는 구어로 대화한다. 그런데 유나는 그런 부모님 정체를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 바람대로 친구들에게 부모님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도 학교 생활을 잘 해 왔는데, 교외 토론대회에 참가하는 바람에 엄마가 청각장애자임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이 상황을 피하기 위해 유나는 도망친다.  그러나 유나는 절친 주은이와 승미, 남자친구 희수 덕분에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특히 유나는 주은이로부터 부모님을 창피하게 여기는 유나의 그 마음이 장애가 있는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주은의 말은, '유나는 정상이고 부모님이 장애를 갖고 있었어도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잘 커왔으며 일상생활에서도 수화를 통해 소통하지만 부모님이 장애를 갖고 있다는 것을 못느끼며 살고 있다. 그러니 유나가 부모님을 창피하게 여길 때나 자기 부모가 장애인으로 느끼는 것이므로 그 마음 자체에 장애가 있다고 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어찌 그런 깨달음을 가질 수 있겠는가? 남과는 다른 부모의 모습을 어찌 마음껏 알리고 싶겠는가. 우리 사회에서 '그런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거지'라는 분위기가 마련된다면, 가능하리라. 유나가 어렸을 때 엄마와 동행해 시장에 갔을 때의 일화가 실려 있다. 시장 어르신들이 유나를 동정하는 이야기다. 참 듣기 싫었을 것 같다. 그 마음을 이해하고 편안하게 대했으면... 이 책을 통해 그런 교육을 받게 된다. 모르면 실수하게 마련이다. 모르면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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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들러리 소원라이트나우 3
김선희 지음 / 소원나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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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여덟 소울>과 <내 이름은 빨강>을 아주 재미있게 읽어서 김선희 작가의 이 작품도 무척 기대했는데, 두 작품보다 훨씬 흥미로웠다.

  돈의 힘이 더욱 더 막강해진 현대 자본자본의사회와 돈 좀 많다고 세상 사람들을 멸시하는 이들을 글로써 비핀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조금은 후련하다. 나도 못 가진 자이므로.

  잉걸이의 부모는 지역 사회를 위해 자선도 베풀고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도서관 리모델링비라는 큰 돈을 쾌척할 정도로 부유하며 존경받을 만한 행동을 한다. 그렇지만 그 이면에는 돈을 통해 자녀들을 명문대에 보내려는 흑심이 있었다. 게다가 잉걸이는 '갤럭시'라는 이름으로 몇몇 친구들을 휘어잡아 자신의 수족처럼 부리지만, 교내에서는 공부 잘 하고 매사에 열심인 모범생으로만 알려져 있다. 명문대에 틀림없이 합격할 수 있는 완벽한 스펙을 가진 학생으로 포장돼 있었다.

  이 포장의 이면이 드러나게 된 계기는, 잉걸의 담임선생님이 동욱이가 노인요양센터에서 한 봉사가 잉걸이의 봉사시간으로 등록된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그러나 담임선생님이 이 일을 바로잡으려고 하기도 전에 동욱이를 통해 이 일은 전교생에게 알려지고 이 일 때문에 동욱이는 갤러시 일행들의 폭행을 당한다. 학교에도 기부금을 많이 내기 때문에서 학교에서는 이 문제를 더 이상 확대하지 않고 덮어 두려고 한다.

  그런데 이 문제를 표면화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기수가 쓴 <유령>이라는 작품 덕이다. <유령>은 엄마 친구의 아들이며 자신과 그다지 친하지는 않았지만  친구였던 호민이가 죽게 된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문학 소년이었던 기수는 평소에도 문학의 사회 비판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 글도 자신이 썼다고 당당히 밝힌다.

  기수의 소신있는 행동 덕에 잉걸이의 비행과 그 엄마의 비리는 발혀졌지만 잉걸이에게는 그다지 큰 피해가 가지 않는다. 잉걸이는 여전히 검사를 꿈꾸며 서울대 진학을 자신한다. 학교 관계자들이 처벌을 받았지만 그에게는 어떤 피해도 없었으므로 꿈을 이룰 것이다. 그래서 끔찍하다.  

  여전히 '1'은 존재한다. 그래도 1의 들러리로 살지는 말자. 1과 대적하려면 우리는 숫자가 많아야 한다. 기수만의 싸움이었다면 계란으로 바위치기였을 것이다. 기수의 친구들이 함께하고 언론이 도왓기 때문에 책과 같은 결말이 났을 것이다. 그래서 덜 가지게 된 사람들끼는 연대해야 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1과 대적하기 위해 약자끼리 연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불의를 봤더면 용기내서 바로잡으려고 노력하라는 말이며, 모두가 함께 해결하기 위해 애쓰라는 말이다. 그 해결을 위해 작가는 작가로서 노력하고 교사는 교사로서 , 경찰은 경찰로서의 노력을 다하자는 이야기다.  저마다 바른 길을 가려고 노력한다면 강력한 '1'이 있건 아니건 간에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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