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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일에게 (청소년판) ㅣ 특서 청소년문학 1
김선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17년 11월
평점 :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는 청소년 초대박 베스트셀러 작가의 작품이라 특히 기대하면서 읽었다. 역시다. 무척 흥미롭게 보았고, 주인공 연두의 모습에 작가의 어릴 적 모습도 있다고 하니 작가가 더 대단해 보인다.
작가는 일찍 아버지를 여윈 불우한 어린 시절에 책을 사랑하는 소녀였다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 연두는 작가보다 훨씬 훨씬 불우하다. 친부모는 돌아가셨고 자신이 어렸을 때 아버지가 바람을 피어 맞이한 엄마와 배다른 여동생 보라의 집에 얹혀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궁핍해서 얼른 어른이 되어서 그 집에서 나오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럼에도 연두가 자신보다 유복한 가정에 있으면서도 중학교에서 있었던 왕따 문제 때문에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유겸이보다 더 삶의 고난을 잘 이겨내는 걸 보면 그게 다 독서의 힘 덕분인 것 같다. 엄마와도 맞지 알아서 늘 울음을 달고 살지만 책에서 위안을 찾을 줄 아는 현명한 아이다.
하지만 이런 삶이 지속되었더라면 연두는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보라가 언니를 잘 따랐고, 앞집에 생긴 '이상'이라는 카페의 멋진 아저씨 덕분에 엄마가 집을 비운 동안 동생을 돌보며 지낼 수 있었다.
이 책 역시도 학생들이 겪을 수 있는 왕따 문제와 가정적인 결핍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외 입양아 문제, 야생 고양이 문제, 고독사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들려준다.
특히 이 책 23쪽 벌어 벌고 사는 것의 힘듦에 대한 이야기 나온다.
'만두를 빚다가 몸이 만두 빚는 기계로 변한 아저씨를 보며 웃기기도 했지만 좀 슬렀다. 생활이 우리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 같아 무서웠다. 마치 온몸을 바쳐 살아야 하는 거라고, 그래도 답은 없는 거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온몸을 바쳐도 안 됐던 아버지가 잇었고 온몸을 바치고 싶었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아 젊은 나이에 생을 접어야 했던 엄마가 있었다.'라고.
지금 우리 사회가 취업도 어렵도 자영업도 힘든 상황이라. 돈을 벌어 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만두 아저씨와 달리 카페 이상의 아저씨처럼 자기 일에 즐기며 의미를 부여하며 사람도 있다. 청소년들이 이런 직업관도 가졌으면 한다.
이 책 49쪽에서 연두가 읽은 책 <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읽고 얻은 깨달음이다.
'누군가와 마음을 나룰 수 잇다면 세상이 온통 황무지라도 최소한의 격은 지킬 수 있지 않을까. 그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 사람으로 인해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흐에게 테오처럼, 연두에게 이상 카페 아저씨처럼, 유겸이에게 연두처럼, 누군가를 지지해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렇다고 고흐만 테오에게 의지가 되었을까? 테오 역시도 고흐에게서 많은 게 있을 것이다.
극단적인 결정을 하는 청소년들을 보면 너무나 안타깝다. 그들에게는 많은 내일이 있는데...내일은 어제 그리고 오늘과는 분명 다른 날이 될 터인데...사실 오늘을 참는 것도 어렵다. 그렇지만 내일을 생각하며 조금 참기를...그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나 주위를 둘러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