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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떠나는 인도여행 ㅣ 인문여행 시리즈 1
허경희 지음 / 인문산책 / 2018년 6월
평점 :
인도는 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지만 선뜻 가지 못하는 나라이다. 치안이 좋지 않는다는 것이 큰 이유. 그럼에도 자아를 찾으려는 사람들은 최종 여행지로 인도를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그것도 편안한 패키지여행이 아니라 고행을 사서 하는 자유여행지로 말이다.
나 또한 인도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요즘 심적으로 많이 힘든데, 왠지 그곳에 다녀오면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전에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란 책을 보고도 인도인의 여유 있다 못해 나로서는 짜증나 보이기도 했던 삶도 체험해 보고 싶었다. 인도에 가면 나 또한 그들과 같은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책 <인문학으로 떠나는 인도 여행>에 설명된 갠지스의 바라나시 화장터에도 가고 싶고, 부처가 보리수나무 그늘 아래서 깨달음을 얻은 곳에 세워졌다는 마하보디 사원에도 가보면 삶의 의욕과 과거의 상처와 그것에서 비롯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내게 ‘인도’ 하면 예전에 미국 배우 패트릭 스웨이지의 주연의 ‘시티 오브 조이’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이 영화는 벵골어로 ‘기쁨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콜카타 지역을 배경으로 했다(‘콜카타’라는 지명에 황당한 일화가 있으니 찾아보길). 아무튼, 이 영화는 인도 빈민들의 비참한 삶을 보여주며 카스트제도의 엄격성을 느낄 수 있게 했었다. 이 책을 보니 카스트제도는 현재 법적으로는 폐지되었단다. 그럼에도 일상에서는 여전히 남아 사람들의 행동을 제약하는데,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이 책에 나와 있다.
이처럼 이 책은 인도의 신화와 종교와 철학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인도에 대해 아주 많은 것들을 설명해 줌으로써 인도를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한다. 저자 허경희는 대학 때부터 시작해 두 차례에 걸쳐 장기간 인도를 여행하면서 공부하고 체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단다. 앞서도 말했듯이 내가 인도에 대해 아는 것이란 책이나 영화를 통해 얻은 단편적인 것들뿐이라서 인도가 너무나 궁금했는데, 이 책이 최고의 해결사이다.
내가 인도에 대해 가졌던 궁금증 중 하나는,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가 불교 국가가 아니라 힌두교 국가라는 점이었다. 그에 대한 답을 이 책 271쪽에서 찾을 수 있다. 이밖에도 이 책은 인도에서 가보면 좋을 역사유적지나 관광지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인도의 신화, 종교와 철학, 역사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해 준다. 간디, 타고르, 마더 테레사, 인도의 여성 천재화가인 암리타 셰르길, 티벳과 달라이라마, 몽골족이 거주하는 시킴 지역에 대한 설명과 다르질링차와 홍차의 고향 아삼에 대한 안내 등 인도 하면 생각해 볼 수 있는 다양한 것들에 대해 알려준다. 책 뒤에 인도 역사 연표도 싣고 있어 인도를 아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많은 사람들이 인도에 가고 싶어 한다. 특히 생에 의미를 잃었거나 삶에 지친 사람들이 구도의 심정으로 찾는다고들 한다. 그 이유에 대한 답이 될 내용이 이 책이 87쪽에 있다.
‘인도 여행은 정말 만만치 않다. 다양한 인종, 언어, 종교, 민족 그리고 정치체제 등 ’인도는 이것이다‘라고 하나로 규정할 수 없다. 인도인 또한 하나로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이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카오스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는 생존이 가장 중요하다. 바로 인도여행이란 생존 에너지의 급상승을 의미한다.’
인도에서 특히 사람들이 방문하고 싶어 하는 곳이자 다녀간 사람들이 다시 또 보고자 하는 곳이 갠지스 강가의 바라나시라고 한다. 바라나시의 화장터는 고대 베다 시대 이래로 힌두인들이 이어오는 장례 풍습이 거행되는 곳이지만, 이방인들에게는 아무 의미 없던 일상을 축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을 주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글을 보니 인도에 더 가고 싶어진다. 이 책은 책으로 하는 인도 여행서로도 아주 좋지만, 인도를 여행하기 전에 읽으면 더 많은 것을 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모두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