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다면

보이지 않는다면
차이자오룬 글.그림, 심봉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13년 9월

나와 조금이라도 다르기만하면 거부하고 비난하는 요즘 아이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어요. 우리 아이들도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할 줄 아는 아이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보이지 않는다면 어떨까? 직접 경험해보진 않았지만 간접적으로나마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림책이라서 마음에 들었답니다. 시각 장애인들은 정말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까? 이 책 속에는 그런 이들이 바깥 세상과 마주할 때 얼마나 두렵고 막막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답니다. 책의 표지가 마치 어둠 속에서 더듬더듬 손을 내밀며 바깥세상에 나온 사람의 막막한 심정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답니다.

어둠 속에서 세상으로 나아갔을때 그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아마도 사람들의 편견어린 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자기와 다른 것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더욱 그런 것 같아요. 더군다나 겉모습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하면 자신들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어른들의 영향 때문에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그런 것 같구요.

내가 앞이 안 보인다고 생각하면 정말 얼마나 암담할까요... 잠시나마 책을 읽는 동안 아이로 하여금 그런 막막함과 세상에 대한 무서움�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요. 보이지 않는다면 어떨까를 아이 스스로 생각해보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보고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답니다.

다행인 것은 이렇게 힘겹게 힘겹게 세상을 향해 나아갔는데 좌절만한 것이 아니라 앞을 보진 못해도 비로소 무언가를 보게 된다는 것 같아요. 어떻게보면 정말 눈으로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앞을 보지 못하더라도 세상에서 중요한 것들을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마음 속으로 보며 살아가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답니다. 눈이 보인다고 그들을 우리보다 업신여길 것이 아니라 어떤 자세로 어떤 삶을 살고 있느냐가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아울러 책 속에 들어있던 점자 책갈피도 아이가 책 사이에 꽂아두면서 손으로 만져보기도 하고 신기해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책들이 좀 더 많이 나와서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갖는데 도움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역사극에 나오는 관청 그리고...

역사극에 나오는 관청 그리고… ㅣ 파란마을 8
차승우.원시인 지음 / 파란하늘 / 2013년 9월

학창 시절 국사 시간에 정확한 뜻도 알지 못하면서 무조건 암기하던 기관들의 이름이 이렇게 아이들 책에 상세히 나와 있으니 기분이 새롭더라구요. 아이 책이지만 오랜만에 제가 다 공부하듯이 볼 수 있었답니다.

조선시대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과 조직으로써 관청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역사극을 보는 듯한 재미와 함께 역사 공부까지 저절로 되는 흥미로운 책이었답니다. 아이가 조금 사회나 역사를 어려워하는데 조선 시대에 대한 학문적 배경부터 어떤 기관들이 있었는지 쉽게 풀어놓은 점이 아이가 이해하기에 좋았던 것 같아요. 각 기관들이 오늘날에는 어떤 기관에 해당하는지를 알려주니 아이가 조금은 더 쉽게 이해하는 것 같더라구요. 가령 승정원은 현재 대통령 비서실이고 의정부는 현재 국무회의... 등등 이렇게 소개해주고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여기서 잠깐! tip'에서는 관리와 관청에 대한 소개가 자세히 나와 있어서 역사 공부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 스스로 찾아봐도 이해가 될 정도로 상세히 나와 있네요.

그동안 아이와 사극을 볼 때 아이가 궁금해하던 것들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물론 저 역시도요. 대화체로 되어 있어서 아이는 사극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는지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며 재미있어 했답니다. 조선시대 임금의 이름은 조, 종, 군의 세 가지 중 하나로 끝이 나는 것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설명히 자세히 나와 있더라구요. 묘에 붙이는 이름이 조, 종이고, 세자 시절에 받는 봉호가 군이죠. 품계에 대해서도 나와 있어요. 정은 반장과 같고 종은 부반장과 같다고 설명이 되어 있어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설명이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숫자가 낮을 수록 높은 품계라는 것도 나와 있구요. 어른들도 많이 헷갈려하는 조와 종에 대한 구분도 상세히 나와 있어요. 공이 있는 자는 조를 덕이 있는자는 종을 붙여주었다는 거죠.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면서 관청을 비롯한 조선시대 조직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관청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살펴볼 수 있어서 흥미롭고 좋았답니다.

뛰는 교과서 나는 국어왕

뛰는 교과서, 나는 국어왕 (초등 1~2학년군) - 교과서 수록 작품 읽기 1단계 ㅣ 국어왕 시리즈 5
강효미 지음, 명진 그림 / 상상의집 / 2013년 9월

사실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 문학작품들이 가치를 지닌 중요한 작품들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책이 워낙 시중에 많이 나와 있어 그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했던 것 같네요. 이 책을 아이와 함께 보다가 평생 단 한 권의 책만 읽어야 한다면 그것이 단연 국어 교과서라는 말을 보고 교과서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교과서 작품들을 꿰뚫는 창의적인 질문들로 인하여 아이 스스로 책을 읽고 독후활동을 하기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작품에 적합한 스무 가지 질문들로 인하여 아이들이 책을 읽고 난 후 더 깊이 생각해보고 다시 한 번 책에서 읽은 내용들을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주인공이 누구인지, 누가 나오는지, 인물들의 성격은 어떠한지, 언제 일어난 일인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등등 우리가 작품들을 읽을 때 중요시하는 것들을 질문으로 담아놓았답니다.

또한 교과서 속 이야기와 교과서 밖 이야기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는데 교과서 속 이야기에서는 가령 흥부와 놀부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살펴봤다면 교과서 밖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이 누구냐는 같은 물음에 대해 말 그대로 교과서 밖 이야기를 택해서 물어보고 있답니다. 이 책에서는 강아지 똥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물어보고 있네요. 살펴본 내용을 바로 교과서 밖 이야기로 연결지어 응용해서 생각해볼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바로 연습이 되니까요.

이 책의 좋은 점은 문학 작품만 살펴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요즘 중시되고 있는 스팀 국어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술, 음악, 역사, 과학 등등 다른 교과와 관련된 것들을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내용은 물론 창의적이고 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부분이 좋은 것 같아요. 명화를 통해 미술적인 지식은 물론이고 누가 나오는지 국어적인 지식도 적용하고, 그림 속에 숨어있는 비밀도 살펴보고... 아이가 흥미로워하더라구요. '신나는 명화 읽기' 이외에도 '인물 깊이 읽기', '신나는 음악 읽기', '역사 깊이 읽기'등 다양한 텍스트를 읽어내는 것을 국어 교과서에서 배운대로 다른 교과에 그대로 적용해서 살펴볼 수 있답니다.

철학의 고전

철학의 고전 - 철학 고전을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
로베르트 짐머 지음, 이동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9월

철학을 알려면 그 흐름을 아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많이 된다. 하지만 늘 철학이라고 하면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헤겔 등등 철학자들과 그들의 사상에 대해 단편적으로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책은 단편적인 지식만 가지고 있는 나에게 하나의 큰 흐름을 꿰뚫을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해주고 있다. 유명한 철학서들은 어떤 배경에서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볼 수 있는 책이여서 제대로 한 권 한 권 만나볼 수 있는 워밍업을 하기에는 충분한 동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책들은 거의 대부분 다 제목들은 알고 있는 책들이다. 하지만 제대로 고전으로 만나본 책은 거의 없다. 정말 수박 겉핥기 식으로 조금씩 알고 있었던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었다. 플라톤의 <국가론>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만 조금 알고 있었는데 여기에 소개되어 있는 많은 책들의 탄생 비화를 듣는 듯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서 생각보다 딱딱하거나 지루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 책을 다 읽어내기까지 시간은 꽤 오래 걸린 듯 하다.

이 책이 왜 철학의 고전인지 이 책을 읽어보면 알 것이다. 철학 고전을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라는 부제가 충분히 드러나 있는 책인 것 같다. 고전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예전에 비해 요즘 많은 사람들이 고전 읽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 역시도 고전을 만나보자 결심을 하고 있는데 철학 부분에서의 고전 읽기는 늘 어려웠던 것만 같다. 무조건 철학의 고전을 만나보자 결심할 것이 아니라 이 책의 저자는 천천히 그리고 한발 한발 내딛는 것도 괜찮다고 나에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이 책에서 소개된 다양한 책들 중에서 내가 관심이 가는 것들 먼저 하나씩 접해나가도 될 것 같다.

책을 다 읽기까지 시간은 조금 오래 걸렸지만 철학들의 고전을 살펴볼 수 있고, 각 고전들이 갖고 있는 매력을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저자가 그런 부분들을 살리기 위해 고심한 흔적들� 보이는 것 같다.

돈이 되고 싶은 아이

돈이 되고 싶은 아이 ㅣ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56
조성자 글, 주성희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9월

요즘 아이들도 어른들과 우리 사회의 영향으로 인하여 돈을 추구하는 경향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어린 아이들도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거죠. 왜냐하면 돈만 있으면 필요한 물건들을 살 수도 있고 맛있는 것도 살 수 있고... 돈의 진정한 가치보다는 많은 돈을 추구하며 사는 거죠.

이 책에 나오는 짝꿍 차운보는 커서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돈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아이들은 잘못 말한게 아닌가 생각하지만 운보가 돈이 되고 싶다고 한대는 나름 이유가 있답니다.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 아빠, 엄마가 돈이 많이 필요하다고 돈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신거죠. 평상시에도 돈이 없어서라는 말씀도 많이 하시고요. 이로 인해 운보의 별명은 돈운보가 되었고, 나는 아빠처럼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아빠가 되고 싶다고 잘못 말해서 오아빠가 별명이 되었답니다. 나의 아빠는 행복을 요리하는 사람입니다. 인생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시죠. 그래서 나는 아빠처럼 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한거랍니다.

운보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 늘 돈 이야기만 하네요. 하루는 저녁 사먹을 돈을 잃어버려 슬퍼하는 운보를 자기 집에서 짜장면을 만들어준다면서 자기 집으로 데려가죠. 돈이 없어 걱정하는 운보에게 나의 아빠는 세상에 돈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지우개를 빌려줄 때도 얼마를 줄 거냐고 물어보던 운보가 나의 아빠를 통해 돈보다 값진 것들이 세상에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용 문고이지만 이런 내용은 우리 어른들도 꼭 갖고 있어야 할 가치관인 듯 싶습니다. 부모가 돈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아이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아이들도 운보를 통해 배웠을 것 같아요. 돈이 최고인 것처럼 만든 우리 어른들과 우리 사회가 아이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게 많이 반성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아이들도 행복한 사회에서 돈에 관한 올바르고 건전한 가치관을 갖게 될 것 같네요. 돈보다 소중한 것이 얼마나 많은지 아이들에게 꼭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