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언제 날 사랑해?

엄마는 언제 날 사랑해? ㅣ 토토의 그림책
아스트리드 데보르드 글, 폴린 마르탱 그림 / 토토북 / 2016년 3월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책을 읽어줄 때면 정말 아이도 그렇지만 엄마로서 저도 포근함을 느낍니다. 책에 따라서 이렇게 제 무릎에 아이를 앉히고 안아주면서 읽어줘야만 더 그 책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 있는데 저에게는 바로 이 책이 그런 책 중 하나입니다.

우선 그림이 너무나도 예쁩니다. 그냥 책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육아에서 지친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엄마랑 아들이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띠며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워요. 아이랑 이 책을 여러번 읽어보았는데 그럴 때마다 제가 이 엄마에 감정 이입이 되더라구요. 마치 이 엄마가 저인 것처럼 말이죠.

아이를 키우다보면 정말 아이에게 화를 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제 맘대로 안 될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아이랑 함께 보고 나니 우리 딸 아이가 "엄마는 언제부터 날 사랑했어?"라고 몇 번이고 묻습니다. 매순간 너를 사랑하고 있는데 아이에게 제대로 표현을 못하고 있었구나라는 반성이 되더라구요. 아니 오히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사랑하고 있다는 걸 잊고 화를 너무 많이 냈구나하는 반성이지요.

잠자리에 들기 전 엄마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비밀 하나. 그 비밀은 바로 언제나 널 사랑한다는 거랍니다. 뒤돌아 서있을 때, 자기 마음대로 할 때, 못나 보일 때, 심지어 엄마한테 대들 때 조차도 사랑합니다. 좋은 순간엔 당연히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그렇지 않을 때는 사랑하고 있음을 잊은 듯 싶어 책을 보면서도 마음이 짠해오더라구요.

아이가 가끔은 저에게 친구들과 재미있게 노느라 엄마 생각을 잊었다는 말을 하면서 미안하다고 할 때가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있으면 기분이 묘했는데 제가 다 아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뜻인가 봅니다. 또 때로는 아이가 아빠하고만 있으면 서운해서 삐친척 하곤 했는데 그것도 다 사랑이었구나를 느낍니다.

세상에 하나 뿐인 내 아이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아이 입장에서는 전해 들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서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자존감도 높여주고 엄마, 아빠의 사랑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책이랍니다.

수시로 곁에 두고 아이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 혼자 문득 꺼내 읽어도 새로운 감동으로 뭉클함이 전해져 오는 책이라 너무 좋아요. 육아에 지쳐서 아이가 미울 때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지네요.

디자이너가 사랑한 백

디자이너가 사랑한 백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석정혜가 엄선한 최고의 가방들
석정혜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6년 3월

내가 좋아하는 패셔니스타 연예인이 어느 날 핑크 가방을 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연예인보다도 내 눈을 더 사로잡은 것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쿠론의 가방이었다.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크기는 물론 색상이 무척 마음에 들어 구입하려고 열심히 검색을 해봤지만 제품이 나온지 조금 지난 후인지 같은 제품을 결국은 구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 후로 가끔씩 제품 검색을 해보거나 백화점 매장을 지날 때면 한 번씩 들어가보곤 했는데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을 아직까진 만나보지 못했다. 나에게 쿠론은 지금도 정말 사고 싶은 제품은 구하지 못한채 머리속에 남아있는 제품이다.

이 책은 쿠론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쿠론의 가방을 디자인한 석정혜 씨의 가방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석정혜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또는 그녀가 어떤 가방들과 함께 젊은 시절을 함께 하고 어떤 가방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는지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사실 책을 보면서 디자이너는 어떤 백을 어떤 이유로 사랑하는가를 엿볼 수 있는 책일 거란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제목만 보고 그런 책인 줄 알았지만 석정혜라는 디자이너가 사랑한 백들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는 책이란 걸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녀가 가방 디자이너가 되기 까지 주변 환경이 잘 갖추어져 있었음이 그저 부러울 뿐이다. 어릴 때 부터 경제적으로 부유했고 어머니의 패션 감각이 있었기에 명품인지도 모르고 가방을 들고 나갔던 적도 있었고 그렇기에 그걸 함부로 사용한 적도 있었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디자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그저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싶다. 왠지 모르게 어릴 때 명품 하나 구경하지 못했던 디자이너가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성공했다는 스토리를 들을 때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가끔씩 그녀가 칭찬하는 명품들이 그림으로만 나와 있는 부분들은 아쉬웠다. 진짜로 사진으로 그 가방들을 구경하고 그 가방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더 듣고 싶었는데 석정혜 디자이너가 엄선한 가방들만 나와 있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자 했던 나에게는 아쉬움이 남는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쿠론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거나 석정혜라는 디자이너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은 사람, 그녀가 사랑하는 가방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이 보면 좋을 책이다.

무시무시한 고모

무시무시한 고모 ㅣ 데이비드 윌리엄스 시리즈
데이비드 윌리엄스 지음, 토니 로스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12월

처음 책의 표지를 봤을 때는 고모의 모습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난 당연히 남자인 줄로만 알았는데 아이가 고모가 이렇게 생겼다고해서 조금 의아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고모의 모습이 표지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세상에 이런 고모가 지구상에 진짜 존재한다면 어떻게 될까?'하는 무서운 상상을 아이들로 하여금 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런 고모라면 없는 편이 훨씬 낫겠다. 주인공 스텔라는 어린 나이인데 이런 고모랑 생활하려면 엄청 무섭겠다고 우리 아이는 책을 보면서 자신이 스텔라라도 된 양 호들갑을 떨며 본다. 제목이 왜 무시무시한 고모인지는 책을 보면 상세히 나와 있다. 어쩜 그렇게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행동들만 골라서 하는지 모르겠다. 이게 책이니까 다행이지 실제로 이런 모습의 고모가 있다면 정말 서로 모른채하며 살 수 밖에 없겠다. 인간에게는 온갖 나쁜 악행들 더 정확히 말하면 마음이 삐뚤어져서 못된 끔찍한 장난을 일삼으면서 반면에 부엉이인 바그너에게는 맛있는 음식도 주고 친절을 베푸는 모습이 정말 이중적이다.

아무튼 스텔라가 잠에서 깨어보니 고모에 의해 붕대로 온몸이 칭칭 감아진 상태였고, 엄마와 아빠는 이미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고모가 이야기한다. 그말을 그대로 믿을 수가 없는게 알고 보니 뼈가 부러지지도 않았는데 붕대로 감아놓았고,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데 전혀 슬퍼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빠의 저택 등기 서류를 찾아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기 바쁘다.

스텔라는 정말 이 무시무시한 고모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정말 책을 읽는 아이가 스텔라가 된 것처럼 빨리 이 저택에서 벗어나라고 응원을 한다. 쫒고 쫒기든 스텔라가 고모의 눈을 피해 달아나려고 하면 다시 잡히는 스릴이 넘친다. 한번 도망칠 법도 한데 번번히 잡고야마는 고모가 너무나도 얄밉다. 드디어 탐정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하나 했더니 갑자기 탐정이 고모로 변신(?)한다. 아니 정체를 드러낸다. 이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결국 부모님이 사라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책을 읽었던 딸 아이도 이젠 빨리 스텔라가 탈출하기만을 바란다.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쳐 결국 고모의 부엉이 덕분에 고모가 죽게 되고 스텔라는 색스비 저택을 지켜낸다.

고모의 만행들은 정말 인간으로서 저지르기 힘든 끔찍한 일들이지만 고모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스텔라의 모습이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수학왕 따라잡기

숫자 요정들과 함께 하는 수학 왕 따라잡기 ㅣ 진짜진짜 공부돼요 7
최재희 지음, 조창균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6년 3월

학창 시절 배웠던 수학의 공식들이 써먹을데가 없다는 투덜거림은 분명 아이들만의 것은 아닐 겁니다. 어른들 역시도 학교 다닐때 배웠던 거 다 쓸모없다고 이야기를 종종 하니까요.

교과서에서 만나는 수학 이외에 일상 생활에서 수학을 친숙하게 만나면 아이가 수학을 어려워하지 않고 흥미를 느끼는 재미있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수학이 우리 일상에 이렇게 많이 쓰이고 있구나하는 것도 아이에게 알려줄 수 있고 자연스럽게 생활에서 수학을 흥미로운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서 도움이 많이 되었답니다.

할아버지가 주신 요술 시계 덕분에 진우는 숫자들도 만나고 시계 상자가 내는 문제들도 맞히게 됩니다. 시계를 이용해서 덧셈도 해보고 그걸 다시 시간으로 환산하는 것도 연습해 볼 수가 있겠어요. 엄마의 심부름으로 물건 값을 계산하며 사칙 연산을 이용해보기도 하구요. 사실 물건 값을 계산하는 것은 우리가 평생 해야할 수학 중 하나죠. ^^

이 책이 처음엔 단순히 수학과 관련된 내용들만 다루고 있는 수학 동화라고 생각했는데 왜 책 겉표지에 교과 연계 추천 도서라고 써 있었는지 충분히 알겠더라구요. 완전 통합 교과를 다루고 있는 책이에요. 촌수를 따져보는 것부터 해서 절기 들도 자세히 나와 있구요. 해시계, 물시계, 아라비아 숫자 등 정말 많은 내용들을 재미있게 다루고 있어요.

상식과 지식들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진우를 따라가며 일상 생활 곳곳에 수학이 쓰이고 있다는 걸 잘 보여주네요. 더군다나 책 마지막 장에서는 음악이 나오는데 우리 아이가 피아노를 치고 있어서 음표에 대해 알고 있는데 그 속에도 수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고 더 재미있어하더라구요. 제가 읽어봐도 수학이 우리 일상에 쓰이는 곳들이 생각보다 무지하게 많다는 것을 재미있게 찾아볼 수 있는 즐거운 책이었어요. 수학을 이렇게 즐겁게 접하면 수학의 기초가 되어 학교에서 만나게 되는 교과서도 조금은 더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에브리데이 샌드위치

에브리데이 샌드위치 레시피 북
호시야 나나 지음, 황세정 옮김 / 니들북 / 2016년 3월

저희 집 아침은 늘상 밥보다는 빵과 과일이 대부분입니다. 토스트를 자주 하는 편이긴 하지만 샌드위치를 만드는 방법도 가장 기본적인 것 뿐이고 하다보니 대부분 똑같은 토스트를 만들거나 시중에 나와 있는 빵을 그냥 사다가 먹을 때도 많답니다. 시중에서 파는 샌드위치를 보면 가끔은 요건 나도 만들 수 있겠다 싶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고, 그렇다고 매번 샌드위치를 사다 먹을 수만은 없구요.

빵 좋아하는 우리 가족을 위한 매일 매일 샌드위치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책이 나왔네요. 이름하여 <에브리데이 샌드위치> 레시피 북이랍니다. 누구나 쉽게 따라해볼 수 있는 기본적인 샌드위치부터 도시락에 어울리는 도시락 샌드위치, 술안주나 저녁 식사에 어울릴만한 샌드위치, 그리고 손님 접대에 어울릴 디저트 샌드위치 등 다양한 샌드위치들이 나와 있어요. 

달걀, 참치, 햄, 양상추 등을 이용한 기본적인 샌드위치들은 집에 있는 재료들을 이용해서 쉽게 따라할 수 있겠더라구요. 가끔 해먹어본 것도 몇 개 책에 나와 있더라구요.

저는 책을 샅샅이 다 살펴봤습니다. 당장 따라해 볼 수 있는 것들부터 재료를 구입해서 가끔 만들어 먹기 좋은 것들로 머리 속에 분류를 해봤구요. 제가 좋아하는 샌드위치인 크로크무슈 프렌치토스트는 당장 도전을 해봤습니다. 책을 보면서 제가 무척 좋아하는 샌드위치라고 했더니 남편이 요건 재료를 사다 지난 주말에 당장 만들어주었답니다. 남편이 요리를 잘하는 편은 아닌데 가끔 책보고 간단한 건 해주거든요. 이 샌드위치 책 보더니 만들어 볼 수 있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네요. 아무튼 남편 덕분에 제가 좋아하는 이 샌드위치를 먹었답니다. 음식점에서 먹어본 것과 비슷하게 잼도 살짝 발라 먹었구요.

다음에 도전해 볼 것은 제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카망베르 치즈가 들어있는 '사과와 카망베르 치즈를 넣은 핫 샌드위치'랍니다. 보기만 해도 당장 만들어보고 싶더라구요. 얼마전 카망베르 치즈를 다 먹은 관계로 다음에 사와서 만들어보기로 했답니다.

 

그리고 손님들 접대에 간단히 낼 수 있는 디저트 샌드위치도 도전해보고 싶더라구요. 우리 아이는 이 책을 보면서 '제철 과일 샌드위치'가 먹고 싶다고 해달라고 노래를 부르더라구요. 아이들 간식으로나 간단히 지인들이 찾아와서 차 한잔 마실 때 내놓으면 정말 괜찮을 것 같아요.

이 책으로 다양하고 때와 장소에 어울리는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정말 이름처럼 에브리데이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