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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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소년이 온다-한강


1.

1980년 5월 18일. 

그때, 부산 출신의 나는 너무 어렸다.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었고, 세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었다. 나는 그냥 말그대로 살아 있기만 했다.

그때, 아버지는 자신이 평생 벌어온 돈의 상당수를 금융권 출신의 친척에게 빌려 주고 돌려받지 못한 일을 겪은 뒤었다. 다른 말로 하면 친척이 아버지의 돈을 떼먹은 상황을 겪었다. 아버지는 억울하고 분한 나머지 몸져 누웠서 지냈다. 아침마다 목에서는 가래가 끓었고, 온몸이 아파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벌어온 돈이 눈앞에서 사라졌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대가로 아버지의 정신과 몸은 피폐하다 못해 망가져서 회복되기가 힘들어 보였다. 병원에 가면 몸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날마다 아픔의 습격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약을 쌓아놓고 먹었지만, 아버지의 고통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어머니는 아버지를 간호하고 돌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때, 나이 어린 누나들은 세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단지 누나들은 우리집이 가난해졌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부산에 살던 우리집 가족들은 5월 18일에 광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알 수 없었다.  


그때, 10살의 한강이 있었다. 광주에서 살다 서울로 올라온 한강은 자신의 집을 찾아온 친척들과 아버지가 나누는 대화를 통해서 광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년이 지난 뒤에, 한강은 아버지가 가져온 사진을 우연히 보고 광주의 진실을 깨닫게 된다. 충격을 받은 한강은 후에 그날의 일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소설을 쓰게 된다.


그때, '소년'이 있었다. 고립된 도시 광주에서 시민들을 목놓아 부르던 시민군들과 마지막까지 함께한 소년. 계엄군들의 총에 죽음을 맞은 소년.


2.

2014년.

나는 독서모임을 위해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 읽는 내내 펑펑 울었고, 너무 아팠다. 글 속에 알알이 새겨진 고통이 글을 통해 내 몸으로 전해진 느낌이었다. 마치 고통을 인으로 새기는 듯한 고통의 독서 경험. 무지와 무자각 속에 1980년 5월 18일을 살았던 내게, <소년이 온다>는 34년의 시간을 건너 뛰어, 광주와 부산이라는 공간적 거리를 뛰어 넘어, 그날 광주의 고립과 고독과 고통과 슬픔과 아픔을 전해준다. 소년을 통해, 광주의 죽음을 바라보는 정대의 영혼을 통해, 일곱 번의 뺨을 맞는 경험을 한 은숙을 통해, 살아남았지만 고문 당하고 그 고통을 극복하지 못해 자살한 진수를 통해, 그 날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선주를 통해, 소년을 잊지 못한 소년의 어머니를 통해, 그 날의 경험을 글로 쓴 작가 한강을 통해.


3.

2024년 12월.

다시 내게로 '소년'이 왔다. 과거의 망령이 살아난 듯한 현실 속에서 <소년이 온다>를 읽으며 소년이 찾아 온 걸 느꼈다. 과거의 '학살이 온다, 고문이 온다, 강제진압이 온다. 밀어붙인다, 짓이긴다, 쓸어버린다.'(p.213) 그리고 2024년의 현실에 계엄이 왔다. '하지만 지금, 눈을 뜨고 있는 한, 응시하고 있는 한 끝끝내 우리는...'(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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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근 10년중에 가장 많은 책을 읽은 해입니다.

물론 서평은 한 편도 안 썼지만. ㅋㅋㅋ

아, 이렇게 적고 보니 서평을 한 편 썼다는 기억이 떠오릅니다.

블로그나 서재가 아닌 카톡에.

그 책의 제목은 바로...


독서모임에서 능력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제가 모임 선정 책도 아닌데,

<공정하다는 착각>에 대해서

불꽃 같은 비판을 퍼부었습니다.


그런데, 그 비판의 여력이 남아 있었던 탓인지

집에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뜬금없이 독서모임 인원들이 모여 있는 카톡에

이 책에 대한 장문의 서평을 남겼습니다.

그게 올해의 유일한 서평이 되었네요.


너무 정치공학적인 이야기로 가득해서

서재에 올릴 생각은 없습니다.


신기한 건, 올해의 유일한 서평을 쓴 플랫폼이 

카톡이라는 사실입니다.

역시 서평은 감정의 여운이 있어야 쓰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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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다 쓴다 하면서도 하도 글을 안 써서

이번에는 강제로 쓰게 만들기 위해

리뷰 예고를 해봅니다.(???)

한강 작가의 <흰>을 읽는 중인데,

어떻게든 리뷰를 써보겠습니다.

근데, 쓰고 보니 과연 쓸지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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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책읽기를 멈췄습니다.

갑자기 책읽기가 안 되네요.^^;;

책읽기가 안 되니까 뜬금없이 글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과연 할 수 있을까???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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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와 메리>를 읽다가 재미가 머리 끝까지 가득차서 흥이 올라옵니다.^^ 

흥이 오르는 상황에서 이 책에서 이어지는 독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저는 <프랑켄슈타인>을 너무 좋아해서 문학동네판으로 다섯 번 넘게 읽은 것 같아요.



낭만주의 시인들도 좋아해서,

<프랑켄슈타인>의 작가인 메리 셸리의 남편인 퍼시 비시 셸리의 시집도 읽었고,

셸리 부부와 함께 스위스에 갔던 영국 낭만주의의 시인 바이런의 시도 읽었죠.

제가 <메리와 메리>를 읽게 된 건,

제 독서 이력만 보면 필연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메리와 메리>에 나오는 메리 셸리의 어머니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여성의 권리 옹호>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가 프랑스에 가서 만난 

올랭프 드 구주의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 선언>,

역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가 프랑스에서 만난

토머스 페인의 <상식, 인권>은 

아직 읽지 못했기 때문에,

<메리와 메리>에서 이어지는 독서로서 

반드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침 저는 오늘 그 중 처음으로 <여성의 권리 옹호>를 읽고 있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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