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 일리야의 눈으로 ‘요즘 러시아’ 읽기
벨랴코프 일리야 지음 / 틈새책방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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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적인 러시아-벨랴코프 일리야

 

이 책을 읽으며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앎에 대한 인식의 과정을 되돌아봤습니다. 나는 앎의 과정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나는 앎이라는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수용하며 내 것으로 만들어나가는가?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가 전해 준 지적인 자극이 일으킨 내 인식 과정에 대한 성찰은, 어쩔 수 없는 단순화를 포함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공통된 과정으로서 다가왔습니다.

 

1.성급한 일반화. 무언가를 안다는 건, 우선 피상적인 앎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 드라나, TV영상, 우연히 보고 들은 지식의 과정을 거쳐 제 안에는 성급한 일반화를 거친 스테레오 타입이 생겨납니다. 미국은 부유하고 자유롭다. 일본 사람들은 친절하다. 러시아는 춥다. 이슬람은 테러리스트가 많다 등등. 세세하고 세밀하게 아는 게 아니기에 성급한 일반화는 어쩔 수 없이 이질적인 것들을 균질적으로 만들어 받아들이게 됩니다.

 

2.다양화 혹은 특수화. 성급한 일반화를 거쳐 생성된 내 안의 스테레오 타입이 이 과정을 거치면 깨져 나갑니다. 내가 앎의 대상으로 삼은 것들에 대해 꼼꼼하게 세밀하게 파악한 책이나 다큐먼터리, 인터넷 상의 정보들을 받아들여서 일어나는 이 과정은 카프카가 말한 책은 도끼라는 말과 딱 들어맞습니다. 책이나 다른 자료들에서 얻은 정보들은 내 안의 고정된 앎의 형상을 깨뜨리는 도끼가 되는 것이죠. 보통 이 과정은 성급한 일반화로 인해 균질한 것들로 여겨진 것들의 다양성, 특수성을 깨닫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이슬람 국가이지만 이란은 중동권 국가들과 다른 특서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주마다 다른 특성을 보인다. 러시아는 넓은 국가로서 기후가 지역마다 다양하다 등등. 다양화 혹은 특수화 과정을 거치면 내가 알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조금 더 세밀하고 꼼꼼하게 이해하게 됩니다.

 

3.재일반화. 다양화 혹은 특수화 과정을 거친다고 해도 체에 걸려 남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건 성급한 일반화와는 다른 또다른 의미의 일반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국가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재일반화 과정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여기서도 일반화를 합니다. 하지만 이 때의 일반화는 성급한 일반화와는 다릅니다. 보통 이때의 일반화되는 요소들은 길면 몇 백 년 짧으면 몇 십 년의 시간을 거쳐 국가, 사회, 지역, 공동체 사람들이 공통적 경험을 하면서 생성된 것들을 바탕으로 합니다. 이것들은 몇 천 년 혹은 영원히 이어지는 영원불멸의 민족성이나 정체성이 아닙니다. 이것들은 나타났다 사라지고, 변화되어나가는 공통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 한국을 대표하는 빨리빨리문화는 백 년 전에는 없던 것이었습니다. 백 년 전 한국인들은 농경 중심의 느릿느릿한 문화를 향유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한국인들의 빨리빨리 문화는 민족성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경험을 거쳐 형성된 공동체 의식이나 공통 정서, 문화적 습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보통 이렇게 세 가지 과정을 거쳐서 앎을 인식하게 되더라구요.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를 읽으며 러시아를 인식해나가는 과정도 똑같았습니다. 1.러시아는 추운 나라다-2. 책을 읽고 러시아의 기후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러시아를 단순히 추운 나라라고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3.러시아는 모순적이고 다양한 특수성을 갖춘 나라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러시아인들을 포괄하는 공통적 정서나 문화적 습관은 있다. 러시아어는 거의 사투리가 없으며, 러시아인들은 남에게 미소를 잘 짓지 않는다, 러시아인들은 권위주의적인 러시아 지도자상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제국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눈치 보지 않고 자신들의 길을 가려는 경향이 있다 등등등. 지금 전쟁으로 인해서 러시아에 대한 평이 좋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 모임을 통해서 이 책을 읽고 러시아에 대한 앎을 얻는 과정은 의미 있었습니다. 왜 러시아가 저런 행동을 저지르는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힌트는 얻었고, 러시아라는 국가에 대한 일종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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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이라는 건,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기쁨과 동시에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들을 새롭게 인식하는

것들을 포함한다고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알았던 것이 잘못되었다거나

혹은 내가 알았던 것이 빙산의 일각이라는 사실을

깨달음으로서

내 자신의 지의 영역이 확장되거나 깊어지고,

내 삶 자체가 풍성해지는 것이

앎이라는 것이죠.

저는 이미 앎의 기쁨에 빠져버렸으니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저 책을 읽고 읽으며

앎의 기쁨을 계속해서 누리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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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니까 확연히 느껴지네요.

더위가 사그라졌습니다.

더위가 사그라진만큼

이제는 더위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모두들 건강하시기를...

오늘은 여기서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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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께도 미처 글을 쓰지 못했네요.

오늘도 이렇게

출석체크만 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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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도 까먹고 글을 못썼네요.^^;;

이상하게 일요일만 계속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일요일은 푹 쉬고 싶다는 생각에 그런 듯 하네요.

앞으로는 일요에도 잊지 않고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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