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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의 전망 - 돈, 부채, 금융위기 그리고 새로운 세계 질서
필립 코건 지음, 윤영호 옮김 / 세종연구원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의 예측을 '화폐 시스템'의 역사와 제도적인 변화의 측면에서 파악한 책. 이 책에서는 지속적으로 '버블' 상태에서 자산의 가치가 늘어나는 것이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입장에서 보면 이득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내 자산의 가치가 늘어나는 만큼, 다수의 자산가치도 늘어나서 상대적인 입장에서 보면 자산가치가 크게 늘어놨다고 볼 수 없고, 버블 자체의 특성상 부채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다, 버블은 필연적으로 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큰 흐름에서 파악하면 버블 시기의 자산 가치의 상승은 일시적인 자산가치의 상승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이걸 다른 말로 해보면, 버블에 편승해서 큰 돈을 벌어 버블이 꺼진 이후에도 자신의 자산가치를 지키지 않는 한, 버블 시기의 자산가치의 상승은 '경제적 효과'보다는 '심리적 효과'가 가장 크다는 말에 다름아니다. 하지만 그것도 버블이 꺼진 이후에 자산가치가 추락해서 더욱 큰 '심리적 피해' 를 입는 걸 생각해보면 역시 일시적 효과에 불과하지만. 나에게 이런 이야기는 진화론에서 말하는 '붉은 여왕 효과'를 연상시킨다.'붉은 여왕 효과'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의 이야기에서 기인한 효과로서, '주변의 물체가 움직이면 주변의 세계도 연동하여 같이 움직이는 기묘한 상황에서, 제자리에 있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야 하고,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더더욱 죽어라 달릴 수밖에 없는' '붉은 여왕'의 모습을 진화론적인 경쟁에 적용한 것이다. 사람들이 버블의 흐름에 편승하여 앞으로 달려나간다 생각하지만,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로 다 달려나가고 있기에 판단해보면 얼마가지 못했는데 그걸 모르고 있다, 달리기가 끝나고 나서야 자신이 얼마가지 못했음을 깨닫는 모습이 '붉은 여왕' 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