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하는 말)
아니, 일본 사람들이 잘 쓰는 어려운 책 쉽게 해설해주는 책 종류인데, 왜 이렇게 어렵지. 거의 머리털이 뽑힐 수준입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데리다의 글쓰기나 사상 자체가 너무 어려워서 그런가. 하지만 포기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어려운 책도 읽었는데 이 책을 못읽겠느냐'고 속으로 외치며 오기로 꾸역꾸역 읽는 중입니다.  일단 다 읽어보겠습니다. 읽고 나서 이해했느냐 하는 건 개념치 않고. 더 나아가서 데리다의 책 자체도 읽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게 실제로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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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미학 에세이 - 예술의 눈으로 세상 읽기
진중권 지음 / 씨네21북스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의식의 흐름대로 쓰기)
...

1.
진중권의 정치평론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의 이야기가 다 옳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저랑 맞지 않는 부분도 있어서요. 젊었을 적의 저는 그의 정치평론도 좋아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정치평론에서 들리는 그의 말에 거부감이 느껴졌습니다. 그의 정치평론에서 보이는 공격성을 감당하지 못한다고나 할까.

2.
그런데, 그의 미학 관련된 글은 좋아합니다. 어렵다고 할 수 있는 미학관련 글을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잘 쓰는 작가이기도 하고,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자신만의 사고 체계를 구축하려는 모습도 좋아 보이고, 무엇보다도 꾸준하게 미학 관련된 글을 쓴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당연하게도, 제 머리속에서는 한국의 미학관련 글중에서 진중권 책은 읽겠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3.
저의 사고체계에 따른다면 <미학 에세이>도 읽어야 하는 당위가 성립됩니다. 그 당위에 따라 읽었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미학적인 이론과 사고를 바탕으로 세상의 모습을 스케치하는 듯한 에세이 형식의 글을 모아놓은 책인데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당혹스러움이 찾아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예술이나 미학관련 책을 읽으며 제가 이해가 힘들었던 건, 사도-마조히즘이나 분변증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도저히 알 수 없는 영역이라서 그랬던 것인데요, <미학 에세이>를 읽으며 어느 순간 무언가가 확 떠올랐습니다. 아직까지 분변증은 제가 알 수 없는 것이라서 미지의 영역이지만, 사도-마조히즘 관련해서는 이 책을 읽고 조금 더 관찰의 대상으로 냉정하게 바라볼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냥 넘겨버렸다면, 이제서야 들여다보고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제가 그쪽 관련 성향이 있는 건 아닙니다.(^^;;)

4.
책을 다 읽고 나서 갑자기 묵혀두었던 신체 어느 일부분의 통증이 밀려옵니다. 위에서 적은대로 이 고통을 견디면 쾌락이 올 수 있을까를 생각하니 통증이 사그라드네요. '어~~ 그러면 이걸 쾌락으로 느낄 수 있는 것 아니야?' 하는데 다시 통증이 밀려옵니다. 아~~~ 아파서 눈물이 납니다. 쾌락은 개뿔!!! 아파 죽겠는데 무슨 쾌락이야. 오직 고통이 사라지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아직 저에게 사도-마조히즘은 알 수 없는 영역인가 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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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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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대로 쓰기)
...

1.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들을 읽어온 사람들은 <베어타운>을 읽으면 놀랄 겁니다. 아니 '이 작가가 이런 형식의 소설을 쓰네?'라며. <오베라는 남자>,<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브릿마리 여기 있다>로 이어지는 프레드릭 배크만의 기존 소설들은 '1인칭 소설'의 힘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개성적인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이 벌이는 즐겁고 생동감넘치며 따뜻한 이야기를 프레드릭 배크만이 써왔다면, <베어타운>에서는 앞의 소설들과 달리 다인칭이 등장합니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여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고, 그 이야기들이 모여서 하나의 소설을 형성한다는 말입니다.

2.
처음에 다 읽지 못했을  때는 저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 사람들이 아니라, 소설의 배경이 되는 '베어타운'이나 베어타운 사람들이 미쳐 있는 '아이스하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작가가 각각의 등장인물들 모두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각의 등장인물들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살아가는 베어타운의 삶을 모습을 그리려 했다는.

3.
읽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소설에는 의외의 어두움과 씁쓸함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건 마치 현실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현실의 벽앞에서 느끼는 감정같은 것이겠죠. 이 어두움과 씁쓸함만이 있다면 프레드릭 배크만이 아닐 겁니다. 그는 어떤 희망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우리가 현실의 벽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요. 사람마다 달리 느끼겠지만, 최소한 저에게는 그 희망이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그건 다시 프레드릭 배크만의 다른 소설을 읽는 것으로 이어지겠죠.

4.
아, 까먹고 이야기 안한 것이 있습니다. 소설에서 사람들이 무력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이건 '성폭력'과 관련된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자면 너무 할 이야기도 많고, 길어질 것 같고, 의식의 흐름대로 짧게 쓰려는 의도랑 맞아 떨어지지 않아서 여기서는 쓰지 않을 예정인데요, 앞으로 기회되면 제 나름의 생각을 한 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사회에서의 성폭력의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현실 권력의 문제와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것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네, 저는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고 이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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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럴수도 있지 하는 생각으로 펴들었다. 그런데 읽다보니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장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주장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 좀 더 나은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하는 주장에 근거가 정확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1.그동안 세계를 지배하던 미국식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도 미국의 정치적 패권과 함께 저물고 있다. 세계는 변하고 있다.(12)

-세계는 변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미국의 힘이 과거보다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의 정치적 패권이 저물고 있는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을 둘러보자. 미국의 정치적 패권을 뒷받침하는 것중의 하나인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하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경제 시스템이 종말을 맞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여전히 달러화 중심의 세계 경제는 세상을 지배하고 있고, 미국의 라이벌로 부상한 중국은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쩔쩔 매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과거에 비한다면 약해보일 수도 있지만, 저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미국의 정치적 패권이 저물고 있다는 말을 쉽게 내뱉을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누구도 미국에게 쉽게 대항하지 못하는 현실, 달러화를 통해서 자국 우위의 세계 경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현실, 미국이 압도적인 군사력을 가진 현실 앞에서 '바람'을 표현할 수 있지만, 그것이 언제 현실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이런 바람과 기대, 가능성의 표현들은 미래 예측의 언어이지 현실을 제대로 표현하는 언어가 될 수는 없다.

 

2.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세계에서 시행되고 있는 민주적 선거 제도 중에 가장 비민주적인 선거제도다.(203)

-굳이 내가 이런 것까지 반박해야 되나 싶을 정도의 근거 없는 문장이다. 저자들은 자신들의 개인적인 생각을 근거없이 하나의 팩트처럼 제시하고 있다. 이걸 읽으니 내가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 회의감이 들었다. 예가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다 들어아 하나 싶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만 보자. 과거의 고어와 부시의 대통령 선거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힐러리와 트럼프의 대통령 선거를 들여다봐도 이 말이 거짓이라는 말은 정확해진다. 힐러리는 트럼프보다 표를 더 받았다. 하지만 직선제가 아닌 선거인단이라는 '간선제'를 통한 선거 시스템을 가진 미국에서는 표를 많이 받는 힐러리가 아니라 선거인단 시스템에서 승리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다. 이게 제대로 된 민의의 반영인가? 이게 한국 대통령 선거보다 민주적인가? 한국의 대통령 선거보다 훨씬 더 비민주적이고 다수에게 무력감을 안기는 결과를 연출하는 미국의 선거인단을 통한 대통령 선거 시스템 이야기는 일언반구 없이 자신들의 감정에 기반한 주장만 하는 게 옳은가. 국회의원 선거는 어떤가. 영국의 국회의원 선거는 비례대표가 하나도 없이 오로지 소선거구제에 기반한 지역구 선거만 하고 있다. 그래서 국회의원으로 뽑히지 않는 이들에게 투표한 이들의 사표가 속출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와 웨일즈, 북아일랜드라는 독특한 지역성을 제외하고 국회의원 선거를 본다면, 영국은 한국보다 훨씬 강한 양당제를 가지고 있다. 비례대표 없이 계속해서 이런 식의 투표를 한다면 영국의 국회의원 선거는 한국 보다 훨씬 더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비민주적 제도가 될 것이다. 한국의 선거 제도가 독일이나 스웨덴의 투표제도보다 비민주적인 것은 맞다. 하지만 저자들이 말하는 대로  '세계에서 시행되고 있는 민주적 선거 제도 중에 가장 비민주적인 선거제도'인 것은 아니다. 부탁하건대, 저자들에게  조금 더 사실에 맞는 근거를 제시하고, 사실에 기반한 주장을 하기를 기원해본다.

 

이외에도 할 말은 많다. 그러나 피곤하고 힘들기에 이 정도만 하고 그치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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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 부산고전함께읽기 11회 모임 십팔사략 두번째 시간(7장~14장)

생각보다 긴 분량에 참여하실 분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리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우리들은 모였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러 개인적인 사정으로 나 자신이 늦게 왔고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점은, 초반에 문제가 되었으나 결국 우리들의 이야기로 그 부족한 부분을 메웠다고 생각한다. 중국 문명의 근간이 되는 한나라의 성립과 몰락, 삼국시대와 동진,서진의 혼란기를 읽어나간 우리는 가볍게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유학에 관련된 불꽃 튀는 토론을 했던 것 같다. 토론의 열기와 더불어 참여자들 개인이 어떤 생각을 가질지 궁금하다. 첫 숟갈에 배부를 수 없다고 아직 여러모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느낀다. 나 자신이 저지른 오만한 일반화 같은 발언들을 생각하면 앞으로 배우면서 조금 더 고쳐나가고 부족한 부분들은 메워나가도록 하겠다. 함께 참여하신 분들도 같이 읽으면서 같이 배워나갔으면 한다. 아직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동양고전'을 읽어나가는 중이고, 이 새햐안 눈길을 걷는 우리들의 발길이 항상 곧게 가는 것만은 아닐 것이고, 갈지자 걸음도 함께 한다고 하면, 우리는 조금씩 헤매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고, 그 헤맴과 다시 중심을 잡고 걸어나가는 그 모든 과정 자체가 소중하고 중요할 것이다. 나는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동양고전을 읽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하기만 한다면.  앞으로 함께 할 우리 모두에게 건승을 빈다.  


1.책을 읽은 감상
00: 삼국시대 부분과 초한지 부분이 재미있었다. 긴 이야기 속에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며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한번쯤 나에게 도움이 되는 생각들을 해봤다.
00:역사의 흐름을 파악하기 어려웟으나 친숙한 인물들이 있어 예전보다 흥미롭게 읽었다. 행복한 삶에 대해 생각했다.
00: 천자의 시각으로 읽었다. 천자(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나도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00: 예전에 이 책을 사기 열전과 같이 읽은적이 있다. 이 책에서는 중요한 인물중에 빠진 인물들이 있다. 사마천 같은. 18권을 엮은 책이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초한지 부분이 제일 재미있었다.
000: 이 책을 통해 삼국지의 내용을 처음 접하게 됐다. 책 내용이 간략하게 적혀 있었다. 책 내용에 너무 공감이 됐다. 우리의 민낯을 보는 것 같다. 현재에도 과거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읽으며 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2.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
00: 책을 읽다보니 느낀 것인데 사람이 각성하는 자세한 계기가 없다. 책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의미는 결과물에 붙는 것이다. 그 의미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
00: 결단에 관한 구절과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같은 구절이 좋았다. 결단을 내려야 할 때 잘 내려야 한다. 혼자만의 아집에 빠져 결단 내리지 말자.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000: '여후'가 말하는 부분을 보고 유방이 여후를 더 사랑하면 어떻게 됐을지에 대한 생각을 했다.
00: 유방은 유능한 인물이 맞다. 유방은 인재를 잘 쓰는 능력이 있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못산다'라는 구절도 인상적이었다.
000: 영원한 것은 없다. 사람이 똑똑하다고 하더라도 그건 다 한계가 있는 것이다. 남자들은 황제가 되었을 때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하고, 여자를 많이 가지려 한다. 리더가 되었을 때 사람이 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 황제가 되었을 때의 의미를 생각하게 됐다.
00: 책에서 본 구절을 바탕으로 유학에 대한 비판했다.
00: 어떤 것이든 좋은 것은 좋은 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3.유학에 대한 논쟁
오늘 모임에서 가장 불꽃튀는 부분이었다. 유학을 비판하는 자와 옹호하는 자의 창과 방패의 대결. 전부보다는 부분에 대한 공격, 그 부분에 대한 공격을 어떻게든 비껴나가려는 노력 속에서 우리들의 대화밀도는 높아졌다.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다만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우리는 싸움을 하지 않았고 감정이 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는 단지 불꽃튀는 대화를 했을 뿐이다. 불꽃 튀는 대화. 생각보다 이건 어렵다. 말을 나누다 보면 어느새 싸움으로 가고 있고, 지지 않으려는 욕망과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아집이 더 강한 공격력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자신이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과 대화를 나누자는 욕망, 말을 줄일 수 있는 의지가 있으면 가능하다. 물론 완벽하게 그 경지를 구현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우리가 그와 유사한 말을 나누었다는 것에 만족하겠다. 이 이야기는 동양고전을 하면서 앞으로 종종 나오게 될 일이고, 그 시발점을 열었다는 것에서 오늘 논쟁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더욱 즐거운 논쟁, 다채로운 말의 향연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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