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에 만연한 능력주의에 대한 맹신은 감당할 수 없는 엘리트들을 양산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능력이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틀릴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하는 행동이나 생각에 지나친 확신을 가진 채 행동한다. 엘리트 위치에 오르지 못한 이들을 무시하면서. 그들은 능력주의를 되뇌며 더 높이 오르고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도덕적 해이를 정당화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실패는 정부가 돕게 하고 서민들의 실패는 서민들 스스로가 돕게 하는 방법으로 시스템을 움직인다. 그들은 미국 사회의 극심한 불평등이 정당화다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계급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 자신들 쪽으로 오르려는 이들의 계급 사다리를 걷어찬다. 그들은 자기들끼리 뭉쳐서 서민들의 현실은 무시한 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게한다. 저자인 크리스토퍼 헤이즈는 이들을 '질 낮은 엘리트'라고 명명하며 미국 사회의 능력주의에 대한 맹신이 질 낮은 엘리트들을 양산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에게 이들은 '질 낮은 엘리트'가 아니다. 나에게 이들은 괴물이다. 나는 이 책을 괴물을 만드는 미국 사회의 능력주의의 맹신에 대한 보고서로 읽었다. 괴물들에 대해 분노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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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라는 낯선 필터로 만나는 러시아 혁명사. 한국 사회에서는 쉽게 만나기 힘든, 사회주의자의 시선으로 살펴본 러시아 혁명은 뜨겁고 거칠고 폭력적이고 열정적인 불꽃에 다름 아니었다.그 불꽃이 꺼지고 스러져가는 과정을, 그 러시아 혁명이라는 역사의 생성소멸을 박노자와 함께 걷다보면 나는 어느새 낯선 세계에 도달한 것을 알 수 있다. 그 낯선 세계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여기에 나의 고민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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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에서는 공산당이라는 이유로, 북쪽에서는 김일성이 권력을 잡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숙청당해 남북 모두에게 잊혀진 이름이 된 조선공산당. 조선공산당의 창당 배경과 창당, 와해와 재건을 위한 분투의 과정이 담겨진 이 책은, '조선공산당'이라는 잊혀진 한 정치세력의 여정을 '평전'의 형식으로 다양한 인물과 시대상을 엮어서 그려낸다. 책을 읽다가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과 시대상의 등장 속에서 헤매며 길을 잃은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책에 등장하는 이들도 나처럼 일제시대라는 역사적 혼란 속에서 길을 잃고서 잊혀져 갔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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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을 살아보지도 않았고, 그 시대의 분위기나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나에게 '박정희'라는 인물은 어른들의 이야기나 책, 다큐멘터리, 시사 프로그램, 영화, 그 시대가 남긴 사회문화적 흔적들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미지의 인물이었다. 다른 누구의 평가가 아닌 나만의 '박정희'에 대한 평가를 하기 위해서 시작된 이 인물에 대한 탐구는 이제 시작되었다. 김삼웅의 <박정희 평전>은 그 서문을 여는, 그 인물과 그가 살았던 삶과 시대를 살펴보는 다이제스트 느낌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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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시간>이라는 책을 두고 무려 세 편의 글을 썼다. 글을 많이 썼다는 것은, 2018년 내 독서의 경험에서 지금까지는 이 책이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는 말이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기에 세 편의 글을 쓸 수 있었다. 하나의 장애물과 같은 책에 대해서 쓰고 나니 몸과 마음이 가벼운 것이 느껴진다. 이제 남은 건 가볍고 경쾌하게 다른 책을 읽는 일 뿐.

*마음 먹고 이 책에서 반박을 할 수 있는 부분들을 모아서 반박하는 글을 쓰려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과 내 노력을 거기에 투자하느니 다른 책을 읽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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