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친구 바벨의 도서관 11
페드로 안토니오 데 알라르콘 지음, 정창.이승수 옮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해제 / 바다출판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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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M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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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세르반테스>로 근대 문학의 문을 연 스페인이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문학 사조적인 측면에서 뒤처져 있다는 걸 실감했어. 유럽에서 문학으로 유명한 다른 나라들에서 이미 유행이 지나간 '낭만주의'의의 향기를 짙게 느꼈거든. M, 그래도 오해는 하지 마. 뒤처져서 싫다는 말을 하려던 건 아니거든. 나는 뒤처진 이들의 낭만성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거야. 다른 이들이 열심히 앞서 나가며 하나의 흐름을 형성한다면, 뒤처진 이들은 앞에서 흘러가는 이들이 이미 잊어버린 방식으로 물을 헤쳐나가며 자신만의 낭만성을 형성하거든. 나는 이런 낭만성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고 있어. 더군다나 스페인의 경우에는 '뒤처진 이들의 낭만성'의 대상이 '낭만주의'라는 문학 사조니까 더 신기하지. 어쨌든 알라르콘의 두 편의 소설을 읽으며 잊어버린 것들의 가치, 사라져가는 것들의 의미를 떠올렸어. 사라져가는 것들은 그 '사라져감'으로 인해서 언제나 가치와 의미를 생성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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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테크 바벨의 도서관 10
윌리엄 벡퍼드 지음, 문은실 옮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 바다출판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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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M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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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테크>는 진짜 아마추어가 쓴 소설이 맞는 것 같아. 읽다보면 뭔가가 이상해. 이야기의 구성에서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인물들의 등장과 퇴장도 어색한 부분이 있고, 사건의 전개 과정도 작의적인 느낌이 나는 장면이 있는데다, 이야기를 전개하는 화자의 목소리에도 어색한 부분이 있어. 하지만 이 소설은 바로 그 아마추어적인 느낌 때문에 자신의 매력이 생겨나는 것 같아. 프로 작가라면 하지 않았을 전개와 구성을 보이면서 자신의 매력을 만들어나간다는 말이야. 마지막의 극단적인 지옥의 형상도, 전문적인 작가라면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지. 그러나 벡퍼드는 주저하지 않고 밀어붙여 다시 없을 지옥의 형상을 창조해내지. 거기에는 아마추어만이 보여주는 아마추어의 힘이 담겨 있어. 전문적인 작가는 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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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것들에 대한 옹호 박람강기 프로젝트 5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지음, 안현주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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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M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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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 책 전부에 대한 짧은 서평을 쓰고 다른 책들에 대한 짧은 서평을 쓰려고 했었는데, <아폴로의 눈>에 대한 글을 쓰다보니 체스터턴의 또다른 책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다른 체스터턴의 책에 대한 글을 쓰게 됐어. 아까 적은 글에서 나온 체스터턴의 이상함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선택했어. 이 에세이집에서 체스터턴은 시종일관 모더니즘에 반대하며 자신의 독특한 생각을 유머와 풍자를 섞어서 유쾌하고도 독특하게 써내려가.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지더라. 영국식 블랙 유머의 힘이라고나 할까. 진정 체스터턴은 이상함의 달인이야. 이상함, 다름, 특별함, 독특함을 바탕으로 그는 자신의 문학세계를 완성해나가지. 하지만 거기에는 그 특유의 휴머니즘과 성찰이 담겨있지. 그렇기에 그는 단순한 풍자 작가가 아니라 비평가적인 작가가 될 수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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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의 눈 바벨의 도서관 8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지음, 최재경 옮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 바다출판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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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M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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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터턴은 정말 특이해. 탐정 소설로 가톨릭을 선교하겠다는 생각을 하다니.^^ 탐정 소설도 일반적인 추리 소설과는 달라. 체스터턴이 만든 추리 소설에 나오는 탐정 브라운 신부의 추리는 인간들의 이상심리와 특이한 성향을 파악하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어. 읽다보면 계속 놀라게 되지. 인간들이 이상한 존재였구나 하면서. 그것을 파악하는 탐정의 추리도 놀랍고. 근데 읽다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 어쩌면 인간이란 누구나 '이상한 것'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 존재라고. 그러니까 인간은 언제라도 이상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거지. 오히려 자신이 이상하지 않다고, 자신에게는 이상한 점이 한 군데도 없다고 외치는 인간이 진짜 이상한 거지. 음, 적다보니 뭔가 이상해지네.^^;; 체스터턴을 읽다보니 나도 이상해지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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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다스의 노예들 바벨의 도서관 9
잭 런던 지음, 김훈 옮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 바다출판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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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M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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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런던의 작품에는 두 개의 성향이 다른 사상이 융합되어 있어. 사회주의와 사회진화론. 성향이 다른 이 두 개의 사상이 융합되면서 잭 런던 특유의 문학세계를 만드는 거지. 이런 융합 자체가 미국적이라고 해야 하나. 사회주의자인 한 작가가 아메리칸 드림도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거지. 전혀 융합될 것 같지 않은 두 개가 융합되면서 잭 런던의 작품에는 놀라운 야성이 생겨나. 길들일 수 없고 제어하기 쉽지 않은 문학적 야성이. <미다스의 노예들>은 그 야성을 다시한번 맛보는 기회였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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