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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속삭임 - 합본개정판
기시 유스케 지음, 권남희 옮김 / 창해 / 2007년 3월
평점 :
친구 M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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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참혹해.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무시무시한 미생물의 위력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읽다가 어느 순간 포기하고 던져버리려고 했지. 하지만 M, 나도 이젠 예전과 다른가봐. 예전이었다면 읽다가 던져버렸을 책을 끝까지 읽고, 거기에 더해 재미까지 느꼈으니까. 어쩌며 나는 기시 유스케식의 공포라고 할 수 있는, 그 참을 수 없는 공포에 익숙해져 버렸나봐. 이걸 이상해졌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예전보다 더 강해졌다고 해야 하나. 나도 뭐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 확실한 건 나도 이제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은 인간이 됐다는 점이겠지. 그건 축복일까, 공포일까. <천사의 속삭임>은 내게 큰 혼란을 남긴 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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