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읽은 책

총8권

53.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우치다 타츠루,이시카와 야스히로(2)

54.자본론을 읽다-양자오(2)

55.다시 자본을 읽자-고병권(2)

56.자본론 공부-김수행(2)

57.인간 불평등 기원론-장 자크 루소

58.마르스의 자본,판도라의 상자를 열다-강신준(4)

59.공리주의-존 스튜어트 밀

60.밤의 이발소-사와무라 고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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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치연설가의 생애 - 데모스테네스와 키케로 민주와 공화를 웅변하다 문명텍스트 16
플루타르코스 지음, 김헌 주해 / 한길사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8333.두 정치연설가의 생애-플루타르코스

플루타르코스는 <생애의 비교>를 쓰면서 인물들을 신격화하지 않습니다. 그는 인물들의 장점과 단점을 두루두루 말하며 인물들의 삶을 서술합니다. 인물들의 장단점을 두루 보여주는 서술을 한 뒤에 그는 두 인물을 비교하는 방법을 씁니다. 여기서 플루타르코스가 보여주는 건, 인물들이 영웅적인 행적을 보여주는 영웅이긴 하지만 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플루타르코스가 그려내는 인물상은, 신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영웅상입니다.

<두 정치연설가의 생애>에서 나오는 데모스테네스와 키케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도 약점들이 있습니다. 데모스테네스는 결정적인 마케도니아군과의 싸움에서 패배하는 무기력함을 보여줍니다. 키케로는 명예욕에 취해서 자기 자신을 자랑하는 인물이고, 지나친 독설과 풍자로 많은 적들을 만드는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그런 약점과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권력에 저항한 용기를 가진 인물들이었습니다. 재능과 명성이 있어서 굳이 행동하지 않았으면 풍파를 겪지 않고 조용히 평안하게 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바대로 주장하고 행동했다 화를 겪고 죽음을 맞았습니다.

그들은 굳이 하지 않았어도 될 일을, 굳이 하는 바람에 제 명대로 살지 못했습니다. 처세술의 관점에서 보면, 그들은 부드럽게 넘어가도 될 일을 부드럽게 넘어가지 않는 바람에 제대로 처신하지 못한 인물들입니다. 그런데 커다란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그들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일을 했고, 부드럽게 처신하지 않았기 때문에, 용기 있는 인물로서 역사의 한 자락을 차지한 인물들입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처세술과 커다란 역사의 대립 속에서, 두 인물은 용기 있는 영웅상으로서 기억될 것입니다. 플루타르코스가 이야기하는대로 인간적인 영웅으로서. 저 또한 플루타르코스의 서술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아마도 이렇게 역사의 평가는 흘러가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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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33.두 정치연설가의 생애-플루타르코스

총페이지:307p

읽은 기간:2021.4.29~2021.5.1

읽은 책에 대하여:

플루타르코스는 언제나 내게 '영웅전'의 작가로 기억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은, 플루타르코스가 '영웅전'을 지은 사실이 없다는 점이다. 그는 <생애의 비교>라는 제목의 책을 남겼다. <생애의 비교>는 로마의 위대한 인물들의 삶을 소개하면서 그에 버금가는 그리스의 위대한 인물들을 짝지어 비교한 인물열전 방식의 책이다. 이 책이 후대에 '영웅전'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전해졌고, 나는 그에 따라 플루타르코스를 '영웅전'의 작가로 기억하게 됐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사실을 알게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제목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었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나는 책의 제목에 대한 이야기는 잊어버리고 책에서 전해지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아테네의 데모스테네스와 로마의 키케로. 정치연설가로 아테네와 로마에서 성공을 거둔 두 사람. 그러나 똑같이 아테네의 민주주의와 로마의 공화정을 위협하는 이들에게 저항하다 목숨을 거둔 두 사람. 데모스테네스는 필립포스와 알렉산드로스, 안티파트로스로 이어지는 마케도니아 세력으로부터, 아테네와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고 그 결과로 자살을 하게 된다. 키케로는 로마 공화정의 최후를 가져오게 된 카이사르, 안토니우스에게 연이어 저항하고 반대하며 로마의 공화정을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안토니우스의 부하들에게 살해당한다.

힘있고 권력 있는 이들에게 저항한다는 건 힘든 일이다. 아무리 자신이 능력 있고, 이루어 놓은 것이 많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이라고 해도. 자신이 이룬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고, 자기 목숨을 건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건 다수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용기 있는 소수가 할 수 있는 일처럼 보인다. 데모스테네스와 키케로 같은 소수. 그들의 삶이 비극으로 끝났다고 해도, 역사는 기억한다. 그들이 용기 있게 저항했다는 사실을. 나 같은 사람들이 역사를 읽어나가면서 기억하는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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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이발소
사와무라 고스케 지음, 박정임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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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32.밤의 이발소-사와무라 고스케

이 연작 단편집은 두 번의 질적 도약을 거친다. 시작은 일반적인 의미의 추리소설로부터 시작한다. 무언가 이상하고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날 것 같지만, 파들어가보면 인간들이 저지르는, 우리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들로 구성된 사건임을 알 수 있는 추리소설. 거기서 사건들은 추리소설이라는 장르가 근대적 인과론의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이 연작 단편집은, 추리소설의 범주에 갇히는 것을 거부한다. 쇠렌 키에르케고르가 말했던 '목숨을 건 도약'처럼, 이 책 속의 소설들은 추리소설인 척은 하지만 추리소설이 아닌 것 같은 추리소설의 영역에 도달한다. 거기에는 비현실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들이 등장한다. 기이하고 몽환적이며 현실이 아닌 것 같은 그 요소들은, 책 속의 소설들을 '추리소설의 목숨'을 걸고 추리소설이 아닌 지점으로 도약시킨다. 책을 읽는 독자는 당황하면서 깨닫게 된다. 내가 읽은 추리 소설이 아닌 추리소설이 아닌 지점으로 넘어갔다는.

마지막에 도달하면 책은 모든 것을 하나의 이야기 속에 포함시킨다. 전혀 하나의 이야기처럼 보이지 않는 것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맞추어지면서 소설은 이 이야기들이 하나의 이야기이자 하나의 세계 속에 모아진다는 사실을 천명한다. 나는 여기서 신의 그림자를 느낀다. 모든 것을 자기의 의도 속에 품고 하나로 만드는 신. 그러나 이 책은 서양작가의 책이 아니기에 '신의 그림자'는 흐릿하게 느껴지는 정도에 그친다. 기독교 문화권이 아닌 일본 작가이기에 가질 수 있는 한계랄까. 일본 작가가 추리 소설이라는 서양의 문학장르를 가지고 왔는데, 추리소설에는 신의 그림자가 묻어 있기에 일본작가가 추리 소설을 쓰면서 그것이 딸려 왔다고나 할까. 이 소설에서 느껴졌던 '신의 그림자'를 '이야기 창조자'라는 단어로 바꾸면 더 정확할 것 같다. 책의 저자 사와무라 고스케는 이야기 창조자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여, 이 소설집 자체가 '이야기 창조자의 이야기 창조'를 다룬 소설임을 넌지시 알려준다. 불완전한 인간이 시도하는 이야기 창조의 이야기, 이야기 창조의 추리소설 버전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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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32.밤의 이발소-사와무라 고스케

총페이지:300p

읽은 기간:2021.4.28~2021.4.29

읽은 책에 대하여:

1.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간신히 무인역을 찾았다고 가정해보자. 무인역 근처 상점가는 모두 문을 닫았고, 역에는 내일까지 기차가 오지 않는다. 몸을 누일 곳이 없어 무인역에서 잘 수 밖에 없다. 자다가 눈을 떠보니 아침에 문을 닫았던 역 근처 이발소에 불이 켜져 있다. 이발소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하지 않겠는가? 궁금해서 이발소로 가면 에무슨 일이 일어날까?

2.침대에서 자다가 일어나보니 자기 밑에 깔려 있던 양탄자가 사라졌다. 날으는 양탄자 꿈을 꾸면서 잤던 사람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하다. 도대체 그 사람이 자던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건가?

3. 한 아이가 찾아와 아이의 친구가 도플갱어를 만났다고 한다. 도플갱어 만난 친구가 죽을 수도 있으니 아이는 도와달라고 한다. 과연 아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세 가지 사건을 중세나 고대의 사고방식으로 파악해보면, 비현실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가 등장할 것이다. 신이나 천사, 악마, 요정, 괴물, 유령이 등장하는. 기이하고 신비한 사건을 비현실적이고 초현실적인 것으로 파악하는 것은 근대의 사고방식은 아니다. 이성과 과학적 사고방식을 중요시하는, 근대의 사고방식에 따른다면, 이 세 가지 사건은 철저하게 '인과론'에 의해서 파악될 것이다. 원인이 있고 그에 따른 결과가 있는. 추리소설은 이런 근대 사상에서 출발한다. 신이나 천사, 악마, 요정이나 유령, 초능력이나 마법은 근대에서 탄생한 추리소설에 뛰어들 자리가 없다. 만약에 추리소설적인 상황에서 신,천사,악마,유령,마법 같은 요소가 끼어들면 그건 추리소설이 아니다. 그건 판타지나 호러 소설이 될 것이다.

<밤의 이발소>도 마찬가지다. 위에 나온 세 가지 사건들은, <밤의 이발소>에 처음으로 나온 세 가지 소설들의 사건을 적은 것이다. 말도 안 되고, 이상한 상황이지만, 추리소설 독자들은 안다. 이 사건들이 말이 되고 이해되는 상황이 되리라는 것을. 여기까지 읽으면 독특한 느낌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추리소설의 범주에 포함된다. 그러나 <밤의 이발소>는 더 나아간다. 세 가지 소설 이후에 등장하는 네 가지 소설들은 무언가 비현실적이고 기이하고 몽환적인 소설의 분위기를 풍긴다. 추리소설의 요소를 도입하긴 하지만, 이 소설들은 추리 소설을 벗어나서 비현실적이고 초현실적인 느낌의 소설로 나아간다. 마지막의 <에필로그>까지 가면 이 모든 소설들은 하나의 세계관 안으로 모여든다. 나는 저자가 이 소설집을 추리소설이지만 추리소설을 넘어서는 소설로 만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리소설이지만 추리소설 같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리소설인 소설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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