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이야기다.
그 시대의 역사와 정치적 상황이 예술, 그림과 건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자세한 설명과 그림 등으로 정리가 잘 되어 있는 미술역사책이다.
작가님 전공이 고고미술사학, 이 책의 정체성이 아닐까.
로마를 카푸트문디, 세계의 머리 또는 세계의 수도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리스 로마가 유럽에 끼친 영향력은 엄청나다.
그럼에도 중세에는, 이교도의 문화일뿐이라며 폄하당했다.
이런 로마의 문화를 다시 일으켜 세워 추앙하고 비판하고 분석하며, 청출어람한 것이 바로 르네상스 시대라고 한다.
3명의 교황이 난립하고 황제와 교황의 대립 등, 혼돈과 침체의 시기를 지나, 15세기 후반이 되면서, 교황들은 자신의 힘을 보여주고자 했다.
교황의 힘은 바로 건축에서 나온다고 한다.
그렇기에 교황들이 선출되면 제일 먼저 한 것이 기념비적인 건축물을 짓는 것이었고, 보통 교황의 임기가 8년이니, 로마에는 8년마다 건축붐이 일어난 거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런 교황옆엔 당연히 뛰어난 예술가가 있었다.
먼저 회화, 조각뿐 아니라 건축에서도 엄청난 천재성을 발휘한 미켈란젤로.
고통을 절제함으로 숭고미를 보여준 피에타가 그의 나이 24살 때 작품이라니 믿기지 않다가도, 성모의 띠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 놓은걸 보면 젊은 날의 치기를 엿볼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저런 대단한 작품이라면, 조각상이 머리에 이름을 새겨도 누가 뭐라고 못 하지 않을까.
5미터가 넘는 다비드상, 그리고 약 300평 규모의 천장화인 시스티나 예배당에 그려진 창세기와 예수의 조상, 구약성서, 예언자와 무녀들..
그 중 스케치없이 하루만에 완성했다는 <빛과 어둠의 분리> 등 인물, 배경 등 하나하나가 너무나 역동적이고 아름답다.
특히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는 지상으로부터 20미터이상 떨어져 있었고, 조수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5년간 혼자 그린 그림이라고한다. 어깨를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의 고통에도 그는 결국 천장화를 혼자서 완성한 것.
미켈란젤로가 싫어했던 라파엘로.
그는 르네상스 대가들의 잠정을 흡수해서, 자기것으로 만들어낸 천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림들의 포즈와 구도를 모사해서,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 내기도 했다.
그는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예배당을 그릴 때, 그 옆에서 서명의 방등의 벽화를 그려냈다.
잘생김, 화려한 연애사와 미술실력을 지닌 라파엘로는 37살에 요절한다. 미켈란젤로가 싫어할 만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는 판테온에 묻히고 싶다 유언했고 실제로 판테온에 묻혔다고 한다.
이 위대한 판테온을 비판, 분석하며 만들어진 것이 바로 피렌체 대성당과 성베드로 성당이라고 한다.
콜로세움의 아치에서 나온 팔라초(궁전, 저택) 등도 있다.
베로네세는 최후의 만찬을 그렸다가 불경하다 하여, 고쳐 그리라는 교회의 명을 받았지만, 제목을 레위기의 만찬으로 바꿔버린다.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으로 유명한 팔라지오는 그의 건축양식을 영국 휘그당이 채택(바로크양식인 베르사유 궁정등을 화려하다는 이유로 싫어애)채택하면서, 미국에도 영향을 주어 백악관과 대학들이 대부분 팔라지오 양식으로 지어졌고, 우리나라 백화점, 경희대 등이 팔라지오 양식이라고 한다.
북유럽의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종교적이면서 그로테스크한 그림들에 대해서는, 북유럽이 전통적 마을 공동체를 유지하면서 중세생활방식도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면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말한다.
지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신암심도 깊어지지만, 마법이나 주술에도 탐닉하게 된다는 것이다.
르네상스의 빛은 인문주의며, 어둠은 여전히 중세의 모습으로 마녀상이 본격화된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공포심을 이용해 교회 등이 면벌부를 판매하며 돈벌이를 하였기에, 북유럽에서 종교개혁이 일어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구교와 신교의 대립은 예술에도 영향을 끼친다.
성상파괴운동과 약탈, 더 이상 그림을 구매하지 않는 교회 등으로 인해, 화가들이 종교화에서 초상화등으로 직종을 변경하기도 했다고 한다.
신교의 득세로 신 즉 교황의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그려진 최후의 심판.
메디치가의 독재에 반대하기 위한 다비드상.
후기르네상스 매너리즘의 대표화가 파르미자니노의 긴 목의 마돈나도 소개된다.
파르미자니노의 긴 목의 마돈나는 예전 송대방의 <헤르메스의 기둥>이란 소설에게 본 적이 있다.
연금술과 연결한 소설이었는데 새롭고 재미있어서 몇 번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알고보니 이 분, 양정무 작가님과 같은 학교 같은 과다.
누군가는 빛이었다 말하고, 누군가는 여전히 어둠의 시대였다 말하는 르네상스.
변화의 시간앞에서 불멸의 작품을 남긴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틴토레토, 티치아노 , 히에로니무스보스, 한스 홀바인, 베로네세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있으니, 빛과 어둠중에 빛에 조금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이렇게 한 장이 끝나면 정리를 해준다는 것.
7권을 덮으며, 그림으로 역사를 공부하고, 역사를 그림으로 공부한다는 것은 조금이나마 더 생생하게 그 시대를 알게 하는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8권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