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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삶이 그리운 날에
이수길 지음 / 티핑포인트 / 2015년 8월
평점 :
작가는 카메라를 들쳐 매고 전통 재래 시장을 오랫동안 찾았고,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찍었다.
겁없이 무턱대고 들이댄 카메라가 아니라,
안면을 익히고 카메라의 낯가림을 없애기까지
친밀도의 고도화라는 과정을 거치며
시장사람들의 카메라에 거부감이 사리질 무렵부터 담은 사진이었다.
그래서 표정이 꾸미지 않았고,
순간의 밀도높은 표정이 그래서 나온 까닭이다.
그래서 시장의 널부러진 삶의 얼굴이 원시적 모습의
예리한 순간의 포착으로 나타 내고 있다.
이런 가감없는 표정에서 얼굴에 쓰여진 삶의 나이테를
작가는 사진으로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급조된 사진을 난 싫어한다.
지난한 이해와 연민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 졸속의 사진도 거부한다.
셔터를 누르는 시간은 순간으로 지날 지라도
이 순간의 하나를 만들어 내기까지의 과정에서 나오는
작가의 사유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졸속과 날림의 사진은 이미지의 낭비이고
휘발되어 버리는 공허한 허무다.
긴 호흡으로 심호흡이라야 만이 전해지는 인간성은
그래서 이 시대에서 더 애틋함을 불러 일으킨다.
그래,. 다 살고 있고 살아가고 살아 내고 있지만,
그 살아짐에 대한 삶이란 그리움을 그래서 더 쏟구치는 것은
왜 그러한가? 라는 질문을 나오게 되는 이유.
작가는 이 질문에서 전통시장의 모습에서 만나고 싶었던 것이고
어쩌면 삶은 죽을 때까지 풀지 못하는 질문에
접근하려는 그리움의 추구이다.
결국 다다르지 못할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