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에 가서 '처음처럼' 소주 한 병 사들고 한 컷.


소주의 온도 17.5 도는

처음처럼 따뜻했다.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그장소] 2016-01-17 01: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음 ...잔이라도 놔얄것 같네요...그런데
소줏잔은 없는...집.ㅠㅠ

yureka01 2016-01-17 01:37   좋아요 4 | URL
잔 없이 나발도 가능합니다.소주 한 병하고 싶더라구요.

[그장소] 2016-01-17 01:47   좋아요 3 | URL
술한잔 들어 허공에 전하는 깊은 애도..

yureka01 2016-01-17 01:49   좋아요 5 | URL
강 옆 높은 전망대로 올라가서 넓게 굽어 본 강은 바람한점 없었어요.그곳의 빈 바람에게 말 걸었어요.극락왕생이라고...

살리미 2016-01-17 01: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처음처럼 한잔이 너무 생각났어요.

yureka01 2016-01-17 01:42   좋아요 4 | URL
그랬을 거라는 예상되는 날이었어요.

2016-01-17 0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1-17 01:59   좋아요 4 | URL
사진은 누구나 카메라 들고 구도 잡으면 다 찍을 수 있죠.단.마음으로 찍는게 어려워서요...취해서 잠들어야겟어요.잠이 안와요.

책읽는나무 2016-01-17 08: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처음처럼의 광고사진으로 참 좋겠는걸요?^^

yureka01 2016-01-17 08:30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처음의 마음이라는 초심 문구가 좋더군요..
어께동무체라고 하더라구요.

2016-01-17 0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7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6-01-17 09: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네.. 어제 하루종일 딱.. 이 마음이였습니다..

yureka01 2016-01-17 10:05   좋아요 2 | URL
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애석한 느낌이었을 거예요.
그래서 저도...

2016-01-17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1-17 14:42   좋아요 2 | URL
네 어제 낙동강에 나갔습니다. 소주 일 병과 함께요...찍고 싶더라구요...

2016-01-17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1-17 13: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물론입니다. 그래서 동시대에 ..같은 시간대에 살아가는 작가들의 작품을 더 유심하게 관심 가지고 싶더군요.
고 신영복 선생의 책....인문학의 넓이 깊이.그의 문체..전부터 참 좋아했거든요.
긴 옥고에 미치지 않고 오히려 삶의 진면을 보여주셨거든요.
네 지적하신대로 관심 전혀 없다가 막상 돌아가셔야만 주목하는 경우도 아쉽긴 만찬가지더군요.

아마도 알라디너 책유저분들이야 워낙 그분의 책 오래전부터 봤으니 더 애색하지 않았겟나 싶어요.
비가 오네요.차분한 시간 촉촉한 비가 내리네요.감사합니다.

21세기컴맹 2016-01-17 14: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25 도의 처음처럼을 기억하는데 ...그 땐 이 이름이 아니니 독한 세상은 간 거일까요

yureka01 2016-01-17 14:42   좋아요 2 | URL
오래전 소주가 25도 출발했죠...그후 계속 알콜 도수는 낮아지더군요..
덜 취하고 많이 마시라는 뜻인가 했어요..요즘 소주가 좀 밍밍하더군요..
 



귀는 열고, 눈은 감고,

호흡을 최대한 천천히 느리고 

깊게...........


그리고 잠시만이라도,

격정과 증오와 인연과 사상과

"나"라는 존재를 내려 놓고........


숨이 한번 들고

숨이 한번 나가는

이 순간에 집중........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오거서 2016-01-16 08: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심호흡을 반복하면서 감정 조절 중인데 보게 되었어요

yureka01 2016-01-16 09:39   좋아요 3 | URL
들숨과 날숨의 평정심을 가질 수 있는 주말이면 좋겠습니다....
일주일동안 일하고 돈벌고 학교가고 학원가고 하느라 심신이 지치진 분들이 많아요.
하루만큼이라도 삶의 고요함이 흐르는 강물처럼 온유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6-01-16 19: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yureka01 2016-01-17 08:31   좋아요 1 | URL
네 서니데이님 일요일 하루도 복된 시간 만나시길^^.

커피소년 2016-01-16 2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음악을 밤에 듣고 있네요. 주말 밤의 명상이네요. ㅎㅎ

yureka01 2016-01-17 08:31   좋아요 1 | URL
밤에 들어도 차분하게 가라 앉는 시간 되셨을 거예요..
명상의 효과..참 좋거든요...
휴일도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AgalmA 2016-01-20 0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머리 위장 장애 중이라 그 문장이 콕 와닿네요;

yureka01 2016-01-20 09:03   좋아요 1 | URL
네 머리 위장 장애가 발생하면 생각소화불량이 걸리더라구요.^^..
 

 

 

오늘 별세 소식듣고 가슴이 얼어 붙었습니다.

 

이분 책 읽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떠나 보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또 한 분의 지성인을 떠나 보내야 하다니....

 

그간 옥고와 고초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부디 그곳에서 편히 쉬시고 그리고 영면 하소서.

 

그리고 감사합니다.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퍼남매맘 2016-01-15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방금 소식 들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yureka01 2016-01-15 23:26   좋아요 1 | URL
아침부터 귀천 책 리뷰 올릴때부터 하루 종일 찜찜하더군요..
결국 부고를 받았습니다..먹먹하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북다이제스터 2016-01-15 23: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인가요? 이 글로 처음 알았습니다.
아, 정말 ~~~

yureka01 2016-01-15 23:34   좋아요 3 | URL
네 좀전에 뉴스 올라 왔더군요...별세하셨다는 소식...
비통하네요...
이 시대 지성인을 보내야 하디니....

죽전맘 2016-01-16 00: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쿵.... 우리시대의 아픔을 같이 한 지성인이신데....또 떠나보내는군요. 가슴이 시립니다.

yureka01 2016-01-16 00:07   좋아요 2 | URL
긴 옥고에 그 고생을 다 헤아리질 못하니. 마음이 더 무겁워지네요..

살리미 2016-01-16 00: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하루종일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날인가봅니다. 너무 갑작스런 소식이라 믿기지가 않네요 ㅠㅠ
마지막 강의를 책으로 내시고.. 저는 아직 사놓기만 했지 읽어보지도 못했는데 그새 가시다니...
부디 좋은 곳 편안한 곳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ㅠㅠ

yureka01 2016-01-16 00:38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아침에 오로라^님의 댓글을 시작으로 삶과 죽음이
하루 끝날 싯점까지 생각하게 되었네요....
좀더 계셔서 빛같은 사색의 힘을 길러 주셨더라면 ....

부디 영면하셨음 좋겠습니다.
옥고가 20년이었는데..아..

세실 2016-01-16 08: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암으로 투병하셨다니 더 안타까워요.
힘든 옥고를 치르셨으니 여생은 편안하게 보내셨으면 좋으련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yureka01 2016-01-16 08:26   좋아요 1 | URL
지성의 빛 한줄기 잃었네요.
시대의 등대셨어요....
편히 쉬셨음 좋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16-01-16 09: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정말인가요??
안타깝습니다
책을 사다놓고 읽지도 못했는데~~갑자기 죄스런 마음이ㅜ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yureka01 2016-01-16 09:44   좋아요 2 | URL
담론이란 책이 그분이 암선고를 받고 마지막 강의 였더라구요.
이제야 알았습니다.자신의 병을 사색의 책으로 승화시키는 힘이..
그저 감복하게 되더군요...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비연 2016-01-16 09: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yureka01 2016-01-16 12:59   좋아요 2 | URL
남은 사람의 되세김으로 그 뜻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지성인의 떠남에 참 애석합니다..

제시스패로우 2016-01-16 10: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생많이하셨는데...하늘에서는 편히.쉴수있는 곳으로.가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yureka01 2016-01-16 13:00   좋아요 1 | URL
긴 시간 고생이었어요.....
편히 쉬셨으면 합니다..

커피소년 2016-01-16 20: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늦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yureka01 2016-01-17 01:43   좋아요 2 | URL
저도 오늘 소주 한 병 놓고 묵념 했습니다.

charak 2016-01-17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우리시대의 밝은 스승 중 한 명이셨는데요. 늦었지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yureka01 2016-01-18 08:56   좋아요 0 | URL
아마 좋은 곳으로 가서 편히 쉬실 것입니다..우리들에게 너무 많은 가르침 주셨어요...
 

 

‘귀천_다시 가족으로’ 라는 귀한 사진집을 받았다.

일반 시중에서 발매된 책이 아니기도 하였기에 받아든 마음이 묵직하기만 했다. 이 책은 개인사적인 가족의 영면으로 그 과정 하나 하나를 디테일하게 사진으로 담았고 죽음으로 인한 가족사의 슬픔과 치유와 일상으로의 복귀를 표현한 책이었다. 그러나 죽음이 비단 가족사에서만 유효한 소재는 결코 아니라, 생 그 이면의 죽음이 차지하는 거대 담론의 연장선이었다. 따라서 사진이라는 담론의 개인적인 가족사에서 죽음의 의미와 죽음으로 만나야 할 우리들의 삶을 되새김질하는 반추의 역할이었다는 것도 직감한다.

 

나는 처음 책을 받아들고 첫 사진을 보는 순간부터 눈물이 쏟아졌다. 어느 죽음이든 슬픔이 없는 죽음이 없겠지만, 특히나 사진의 시각적인 슬픔은 은유적이 아니라 사진의 직관적이라서 더 와 닿았기 때문이고, 사람이 태어나고 죽어 가는 과정에서 생애주기는 누구라도 예외 없는 철칙과도 같아서, 사진을 보는 내내 가슴은 뜨거웠으며 머리는 무거웠다.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이웃 간에, 혹은 가족 간에 탄생이라는 소식보다 부고장을 받아드는 횟수가 늘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동안 가족의 죽음과 직장 동료의 죽음과 친구의 죽음까지 나도 죽음은 예외 없이, 그리고 터무니없는 낯선 소식을 마주하며 아연 실색한 죽음들이었다. 현재 개인적으로도 모친의 마지막이 멀지 않아서 이내 곧 언제 닥칠지 모를 만큼 노사초심 하고 있는 형편이었고 (이미 병원에서는 몸만 살아 있는 경우다. 의식은 벌써 멀리 떠나보낸 거나 다름없다.) 또한 직장에서의 죽음도 두 번이나 겪었다. 아무런 낌새도 알아 차리지도 못하고서 아침에 출근해서 차 한 잔 마시면서 의례적인 인사와 '밤새 안녕 하였는가'라는 투의 담소를 나누었는데 점심 후 불현듯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자살이란 비보가 들려 올 때는 실감할 수 없는, 아니 전혀 믿기지 않는 소식에 말문을 닫게 만들기도 했다. 동료의 자살 소식에 안타까움이 심했다. 왜 미리 조금만 더 신경 써주지 못했던가 라는 막심한 후회를 남기고 장례식장에서 회한을 나누기도 했다. 게다가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위집 아랫집으로 사이 하면서 알게 된 동생 같은 친구가 간암으로 급히 훌쩍 떠났을 때, 그 아픔으로 차라리 빨리 끝나기를 빌었던 기억도 난다.

 

이처럼 인간은 죽음이 늘 그림자와 같다. 어느 시인은 삶이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으로 가는 짧은 여행이며 생에 드리워진 짙은 그림자’라고 표현했다. 사람이 살면서 두 번 죽지 않고 단 한 번의 마침 점을 찍고 레테의 강을 건너는 과정이 우린 죽음이라고 표현한다. 단순히 생물학적, 신체적 반응과 에너지의 끊김, 그리고 영원히 깨어날 수 없는 깊은 수면으로 의식조차 더 이상 호흡이 멈추고 사라져가야 하는 절차가 죽음이다.

 

귀천이라 함은 다시 말하면 우리가 왔던 곳으로 되 돌아간다는 의미였고, 즉 있던 곳이 하늘로 되 돌아감에 따라 원래 자리로 복귀함을 의미의 요약이라 할 수 있다. 원래 왔던 곳인 것처럼 인간이 하늘에서 내려 왔다는 이야기는 여러 신화에서도 이미 많은 사례들이 있다. 경천애인의 고사성어에서도 경천 하늘을 우르르며 라는 대목은 결국 내려온 인간의 천부성과도 관련 맺는 인식에서부터 죽음이다. 육신은 땅에 묻히지만 영혼은 승천하며 혼령으로써 다시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영혼의 부활이라는 의식적인 하늘로 돌아간다는 의미의 해석이다. 그런 점에서 죽음은 일상의 낯설은 최초의 경험이자, 마지막 경험으로 한번만이라는 유한성의 극단적인 현상이다. 산 자는 죽은 자의 애도와 이별을 목도해야만 한다. 죽음은 바라보는 것은 언제나 객관이며 타자이고, 나의 죽음은 내가 관조 할 수 없는 철저한 주관적이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죽음의 과정을 사진이라는 기법으로써 가족이라는 테두리 내에서 상실과 부재의 시작을 알리는 슬픔, 그리고 사라짐으로 인한 해체와 다시 가족의 테두리를 재구성하는 양식으로 서술하듯이 사진을 만날 수 있다. 장례의 절차와 그 과정을 놓치지 않고 디테일하게 표정을 담아 나감으로써 가족의 일원의 각 개개인들의 이별에 대한 받아들이는 방식을 사진은 이야기하고 사진을 보는 내내 그 사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하였다.

 

공자는 제자가 죽음에 대해 물었을 때, “어찌 삶도 모르는데 죽음을 알겟냐‘라고 죽음을 회피해 버렸으나 정작 제자가 죽었을 때는 공자 자신도 깊은 탄식과 슬픔이 심했다고 기술하였다. 그러나 삶은 죽음을 통해서 알아야 하는 방식도 있다. 죽음을 기억하고 마지막은 염두에 철저하다 보면 삶이 어떻게 일회성의 과정으로 다잡아야 하는지 죽음을 통해서 사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죽음은 삶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진솔하게 살도록 각성시키는 각성제와도 같다. 영원히 살 수 없음에 대한 각인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면 우리의 삶이 항상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을 망각한 듯 사는  것아니 다름없다라는 서양철학의 근간에 대해 다시한번 곱씹게 된다. 종교에서도 인류가 만들어 낸 이유는 죽음으로서 유한성을 진즉에 받아 들였기에 가능한 발명품이다. 그 유한성의 한계를 종교를 통해서 극복하고자 부활을 만들었고 때로는 의미적 부활까지 이입시켜 가면서 유한한 시간을 정신적으로 연장하려고 했던 것이다. 모두 죽어야 한다는 명제에 반기를 들고 영원히 살 수 있는 방식의 모색은 육체를 떠난 의식과 영혼에서 찾으려 했던 까닭이었으리라. 이런 점에서 죽음이라는 의미에서 장례의 절차와 방법은 인류가 처한 각각의 환경에 순치 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이어져 가야할 관습과 풍습의 양태로 나타난다.

 

전통이라는 고유한 방식의 장례 절차를 만들고 예법을 만들고 그렇게 이어져 온 떠나 보내야 하는 것에서, 우리도 이런 죽음의 고유한 의미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유교에서 나온 성리학적인 절차와 방법은 사자와의 이별을 절차로 떠나 보내는 관습이 그리 낯설지가 않다. 이번에 발간한 책에서도 이런 가족의 죽음을 통하여 그런 절차와 슬픔이 결합되어 가족 구성원의 상실을 극복하고 다시 새롭게 가족을 재편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사진으로 만날 수 있었다. 새로 태어나고 먼저 태어난 가족이 구성되고 또 죽어가는 일련의 생애 라이프 주기와 맞물려 인간은 가족사를 만들고 그렇게 이어져 왔다. 한 집안에서 살았다 죽어간 기록이 족보에 남겨지고 누가 살았고 누구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고 그렇게 또 사라지는 연결의 사슬에서 탄생과 죽음은 단 몇 줄로 써져 있지만 그 과정의 역사는 삶의 마지막 기록으로 축약되고 압축된 서술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발간한 사진은 족보보다 구체적인 이미지로의 기록에서 그 실체를 맞닥뜨리게 된다.

 

시대는 바뀌고 기술은 발전함으로, 선친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후대가 만날 수 있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떻게 마지막의 모습을 하고 떠났는지 사진은 선연하게 기록하였다. 이런 슬픔의 기록이 역사를 인간이 존재하는 한 계속 이어질 것이고 앞으로도 우리가 살면서 만나고 숙명처럼 길들여져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죽음을 마주 하면서 죽음의 선언적인 의미를 깨닫게 된다. 살았을 적의 고인의 사랑과 인생 그리고 떠난 후의 고인의 추모. 우리는 산다는 것은 결국 거부하지 못할 죽음이라면 제대로 죽어야 한다는 선언적인 의미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고 여긴다. 사람의 평가는 살았을 적의 핑계로 에둘러 갈 수 있지만 죽고 난 이후의 평가는 냉혹하게도 객관적이다. 나의 평가는 내가 만날 수 없는 평가이며 그러나 살았을 적의 평가로 인하여 그 평가는 그래서 교조적인 선언이다. 잘 살아야 잘 죽어 갈 수 있다. 미련없이 후회없이 가야할 길이라면 가족의 상실은 어쩌면 앞으로 그리움이라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으로 남아야 한다. 그래서 선언적일 수밖에 없다.

 

한 권의 사진집에서 사진가의 그리움을 만났다. 추모라는 것이 그런 그리움이라는 평가의 가치를 담고 있기 이유이다. 그나마 다행이지 않을까. 상실감을 사진으로 대체하고 상실을 사진에서 그리움의 추상 연결 되는, 선연한 이미지로 남기는 자세야 말로 다른 사람이 사진을 보고 사진에서 울리는 그 매세지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가 김상환님은 오래전부터 블로그 상으로 사진으로 만났던 적이 많았다. 그의 사진은 깊은 사유의 관조라는 뉘앙스를 익히 알고 있었던 바, 사진에서 개인 가족사를 기록하면서 사진을 대하는 자세를 유추하게 된다. 장례식장에서 카메라를 들고 일일히 추적해 나가는 일이 그리 녹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슬픔을 담담히 사진에 담으면서 슬픔이 다시 극복과 치유되는 과정은 가족이 재구성되는 과정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렇게 우린 가족에서 부터 가족으로 이어지고 삶을 유지해 나간다.

 

이번 사진 작품집에서 가족 구성원의 죽음이라는 주제를 통하여 들어내지 않고 싶었을 텐데 기꺼이 사진 책으로 발간하고 독자의 요구에 직접 보여 주신 은혜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치밀하고 내밀한 사진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대감을 부풀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결론을 가지게 한다.

 

 

-------------

 

Ps : 저자 김상환 교수는 경상대학교 역사학을  연구하며 강의 중이십니다. 물론 사진도 대단한 작가입니다.

이 책은 일반에 발매되지 않는 한정판 사진집입니다. 물론 알라딘에 등록이 안되어서 리뷰로는 작성할 수 없어

페이퍼로 글 올립니다. 혹시 통영 가실 일 계시거든, 구 거제대교 오른편에 몽돌하우스라고 있어요.

여기가서 유레카 이름 팔아도 반갑게 맞아 주실 겁니다.

 

공감 주시거나 댓글 주시는 분에게 추첨으로 한분에게 이 사진집 보내드리겠습니다.

저는 작가에게서 한부 받았고, 출판사에 어렵게 부탁해서 구입했으므로 두 권가지고 있거든요.

 

1부는 알라딘 이웃분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6-01-15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5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5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1-15 13:47   좋아요 1 | URL
아고 ..이책은 한전판 100부만 제작 되었던 걸로 압니다.
작가에게 한부 받았지만 출판사에 수소문해서 겨우겨우 한부더 받았거든요.
일반 서점 온라인 서점에 출시가 안된 사진집이라서 구입이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1부 남은 것은 알라딘 유저에게 추첨해서 드릴 예정이오니 기대 바랍니다ㅋㅋㅋㅋ)

저도 잔치는 못가더라도 문상은 꼭 갔었습니다. 점점 문상가는 횟수가 늘어나고
특히 부모님 나이가 전부 돌아가실 나이이고 보니....늘어나게 되더군요...

2016-01-15 14: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1-15 21:29   좋아요 1 | URL
ㅎㅎㅎ몇권더 구입할수 있으면 좋겠지만.더 찍을 수가 없던가 보더군요...
당초에는 이 사진집이 가족들끼리만 볼려고 제작했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하도 요청을 해서..보여 달라고 해서 더 찍었던거 보내주셨더군요..

통계에서 미국의 총기사고 보다 자살로 죽는 사람이 더많다는거 보고 놀랬습니다.
그런데 너무 쉽게 자살하니..아득하더군요..`
그런데 전 자살한다고 욕하고 싶지는 않더군요..얼마나 힘들었으면....라는 생각이 먼저 앞섭니다.

금요일 저녁 소주한잔 했어요 ..아..

커피소년 2016-01-16 20:57   좋아요 0 | URL
아..그렇군요..가족들끼리 보기에는 아주 많이 아까운 작품인데 말이죠..ㅎㅎ

어제 저녁에 소주 한 잔 하셨군요..ㅎㅎ

저는 오늘 극소량의 소주를 마시고 글을 쓰고 있네요..ㅎㅎ


- 자살 -


자살에 대해서 언급하신 것에 대해서는 저도 유레카님 말에 공감합니다.. 자살하는 사람들을 비난할 수는 없지요.. 아픔..고통..슬픔..이란 것은 상대적인 것이지요..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 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견뎌낼 수 있는 정도일 수도 있고 어느 누군가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그 누군가가 옳다 안 옳다 판가름 짓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 합니다..

죽을 용기가 있으면 살아갈 용기가 있다는 건데.. 누군가에겐 삶보다 죽음이 더 쉬운 일일 수도 있는 법이지요..

cyrus 2016-01-15 16: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과 저자를 기억해두겠습니다. 혹시 헌책방에 우연히 만날 수 있으니까요.

yureka01 2016-01-15 21:31   좋아요 1 | URL
사진집은 중고로 나오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거라는 생각..입니다.
한번 보고 다 봤다고 할 수가 없는 책이라서..
한권가지고 틈틈히..보게 된는게 사진이었지요..
아 수량이 넉넉하면 이웃분들에게 모두 한권씩 돌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하고 미안해요..

표맥(漂麥) 2016-01-15 2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윽! 통영은 한 달에 두어번씩 내려간답니다... 인연(?)이 있군요...^^
건데...
올려진 사진을 보니... 괜히 마음이 울적해지고 가슴이 먹먹~합니다... 음...

yureka01 2016-01-15 23:37   좋아요 1 | URL
자주 가시면 한번 들리셔서 커피라도 한잔 하시구요...
멋찐 분이세요..

사진도 참 느낌 진하게 사유하게 만들어 찍으시는 분이십니다.
역사 학자이기도 하고요..

samadhi(眞我) 2016-01-15 23: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방금 신영복 선생님 돌아가셨단 소식에 먹먹해집니다. 마음 아파죽겠어요. 순진한 웃음 웃으시던, 책에 사인받으러 갔다가 제가 한번 안아봐도 되냐고 물었을 때 수줍어하시며 얼굴이 새빨개지시던 모습 잊을 수가 없는데...

언젠가부터 죽기 위해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고 삽니다. 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는 필사의 운명(?)을 지고 살아가는 것. 격차사회(?)에서 유일하게 공평한 그것을 초연히 받아들이고 언제든 죽을 준비를 하자고 다집니다. 그래놓고도 그 다짐을 잊고서 어느새 삶에 대한 집착을 놓지 못 하고 말지만요.

yureka01 2016-01-15 23:36   좋아요 2 | URL
아 그러게요..책으로만 만났지만 ..참 지적인 울림이 크신 분이셨죠..
오늘 이분의 책을 꼭 안고 만지게 되더군요,,,
말씀 하신거 처럼 필생필사이지만 참 쉽지 않는 삶의 과정이었지요..


samadhi(眞我) 2016-01-15 23:39   좋아요 2 | URL
그 분의 책 모두가 좋지만 [감옥... 사색] 속 일화에도 나온 청구회 추억을 책 한권으로 만든 게 있어요. 그 책 참 좋습니다.

yureka01 2016-01-15 23:42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최근에 담론을 읽었거든요.....그래서 더더욱 아쉽네요.
앞으로 그 분 책 보면 내내 그리울듯합니다....

samadhi(眞我) 2016-01-15 23:43   좋아요 3 | URL
믿고 싶지가 않네요. 한번 더 뵙고 부드러운 목소리 듣고 싶고 고운 글씨도 보고싶은데요.

오거서 2016-01-15 23:56   좋아요 2 | URL
오늘은 크고 작은 슬픔을 많이 느낀 날로 기억되겠습니다

yureka01 2016-01-15 23:58   좋아요 2 | URL
오늘 아침리뷰 올릴때 뭔가 묵직하다 했습니다...하루종일....
결국 부음을 듣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사진의 털 - 노순택 사진 에세이
노순택 글.사진 / 씨네21북스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짐승의 피부에는 털이 있다. 털없는 육상 동물은(물고기는 비늘이라도 있다. 응?)언듯 떠 올릴 수 있는 동물이 없을 만큼 털이 수북한게 일반적이다. 그의 사진 에세이집 책 제목이 "사진의 개털"이란다. 개털 같은 사진. 털이 빳빳하게 고추 세워진 것처럼 터래기 하나 하나가 모여서 그 짐승의 형상을 이루는 듯이 사진도 지구라는 짐승의 털처럼 털이 이미지였다는 것에서 왜 사진의 털이라며  이야기를 한다. 인간은 진화를 하면서 언제 부터인가 털다운 털을 잃어 버렸다. 솜털같은 털이 있어도 털없는 피부로 나타났던 것이다. 털이 있던 인간과 털이 없어짐으로 인한 인간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자연의 조리와 섭리, 그리고 비완전한 인간의 부조리. 털이 있던 자연의 조리와 섭리로 부터 언젠가 인간은 비완전한 인간의 부조리로 진화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인간의 털은 점점 은밀한 부위로 숨어 들고 감춰지고 보이지 않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참 부조리하다. 참 젠장같아.

 

 

2. 세상에 완벽한 도구는 없다. 그렇다고 완전히 불완전한 도구도 없다. 인간이 만든 도구는 모두 인간의 속을 닮았다. 때론 한계가 엄현히 존재하고 때론 엄현한 한계에 주저한다. 사진은 이런 주저함에서 도구의 한계를 느낀다. 한계가 있음에도 도구는 오늘도 열심히 찰칵거리며 셔터를 눌러대기 바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도구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무던히도 애쓰지만 애쓰면 쓸수록 인간의 불완전함은 짙어만 간다. 사진은 딱 여기에 있는 털일 뿐이다. 이노무 털이 털 속의 불완전해서 아푸다고 소리치며 털이 빳빳히 세워졌다. 빳빳히 세워진 털같은 사진. 이게 노순택 작가의 사진처럼 보였다. 사진들이 아주 아푸다. 그는 사진의 털로 인간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들어 낼 줄 안다. 부끄러운 자화상같은 우리 내부의 치부같은 사진이 털이였다. 그의 사진을 보면 내가 부끄럽다. 젠장.

 

3. 사람들은 작더라도 뭘 하고 있다며 쪼대고 빌붙을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로 하고 돈도 많이 든다. 그는 사진으로 쪼대고 빌붙혔다. 쉬운 말로 쪼대고 빌붙는다고는 하나 이게 말처럼 결코 쉽지 않다. 현장에서 매체 사진 기자처럼 월급이라도 꼬박꼬박 받아 먹는 직장인의 이것의 안정과는 거리가 멀지 않았을까?  5년만 시간을 달라고 하여 선듯 허락한 그의 아내가 더 대단하다. 보통 여자는 미친놈아 이혼하자라고 끝낸다. 그는 아내에게 빌붙었고, 현장에서 빌붙었고 사진에 빌붙었나 보다. 나도 좀 빌붙기 어떻게 안될까 싶어도 마누라에게 빌붙지 못한 사정이 크다. 대부분 빌붙기 잘하는 멋찐 남자 뒤에는 남자보다 몇배는 더 대단한 악착같은 여자가 있더라. 흔히 소크라테스가 유명해진 것은 철학이 아니라 그의 처 때문이란 오래된 소문이 인정된다. 세상엔 젠장을 극복하는 아내도 있다. 위대하게 쓰리. 총각들은 젠장맞을 여편네를 뛰어 넘는 위대한 아내를 찾아라. 그럼 자신이 위대하게 되리라. 다소 어렵긴 하지만서도.

 

 

4. 그런데 참 이상하다. 간혹 사진을 보다보면 점액질이 나도 모르게 나온다. 가수 정태춘이 목에 현수막을 감고 경찰에게 끌려 사진을 보고 코끝이 찡하게 나왔다. 눈물보다 먼저 콧물이 흘렀다. 가수가 노래 부르지 않고 왜 저렇게 끌려가야만 하는 걸까?  사진을 보았더라면 그저 사진일 뿐인데 사진을 읽어 버리니 사진의 겉과 안이 기막혀서 콧물부터 나온다. 울쩍 울쩍 그렸다. 왜냐? 작가는 고작 사진 밖에 찍울수 없는 한계를 내가 읽어 버렸기 때문이다. 차라리 카메라 내평개쳐 버리고 나도 함께 뛰어 들지 못한 우리 모두의 죄책감과 자책감이 카메라를 미워하게 된 사진이였다. 정말 마음이 불편하게 감동적인 사진들이다. 사진한장으로 마음의 모순적인 감동으로 휩싸이는 것은 사진 말고 또 뭐가 있을까? 아, 쒸펄 젠장.

 

 

5. 사진은 지독한 의문문이다. 절대 답을 도출할 수도, 답이라고 누군가 제시 할수도 없는 의문문이다. 이런 의문에 대해서 누군가 시원 스럽게 규정을 시켜 낸 위대한 작가를 우리는 찾고 싶다. 그러나 그런 시원스런 규정이 규정으로 안착되는 순간부터 의문은 새롭게 시작된다. 도그마에 빠지고 딜레마에 방황하게 만든다. 이게 사진이 zot같은 이유다. 아 그럼에도 오늘도 뭘 찍을 것인가하고 항상 사진의 규정을 머리 속에 맴돌며 자신 스스로 암시를 걸어 대고 있다. 아 젠장맞을 사진.

 

6. 선문답과 화두에 사진은 그 가운데 있는듯 하다. 현실의 이곳에서 확실하게 증명됨이 바로 시간의 지나는 순간부터 부재해 버렸다는 지독한, 지독한 악몽같다. 마치 꿈에서 지나쳐 버린 장면에서 우린 헛소리 같은 화두를 붙잡듯 사진 한장을 붙잡고 지독한 악몽을 꾸는듯이 손에 든 사진 한장이 바르르 떨고 있는 것 같다. 사진들이 참 지독한 선문답의 화두를 뿌려댄다. 젠장같은 숨막힘.

 

7. 제어 안되는 우울증이 되어 버린 사진들. 나는 노래 한곡 들으면서도 그 곡을 부른 가수가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된 것에서 우울증을 느낀다. 프리디 머큐리가 그랬고, 비지스의 깁슨이 그랬다. 어느 가수든지 생후에 듣는 곡은 다 그러하다. 그 곡을 듣고 있노라면 그들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듯 노래를 부르고 해 져무는 황혼의 물들어 가는 색조에 감탄 하듯이 그 노래가 원더풀 월드라며 루이 암스트롱의 걸죽한 허스키 보이스와 비슷한 역설의 사진들을 보노라면 너무나도 슬퍼 온다. 아름다움은 미학의 우울증은 아닐까. 어느 시가 슬프고 어느 시가 아름다운 현재를 구가한들 펜대 굴리는 글쟁이나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작가는 심한 우울증 걸린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그런 사진 담을려고 그 속의 아비규환같은 환경 속에서 분노가 지나가고 나면 급기야 터져 나오는 결론의 우울증들. 젠장맞지 않을 수가 없다. 현대의 그 어떤 것들이든 자본의 우울에 자유롭지 못한 자들은 결핍의 우울과도 닮았다. 결국 인간이 자본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털은 점점 사라져 버린 우울증 걸린 환자가 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든 사진엔 우울증이 내재되어 있고 모든 사진엔 우울증을 희석시키는 바이그라가 덧발라져 있다. 우울증엔 비아그라가 특효약인지도 모른다. 심장은 오늘도 우울하다. 졸라게 벌떡거리다가 어느 순간에 사진 한장이 꽉 숨을 멎게 하듯이...역설의 비아그라 같은 사진이다.

 

8. 그의 사진에는 현상에 대한 설명은 없어도 사진을 통해서 촉구를 강요 받는다. 악날한 부조리와 부도덕한 자본에 대하여, 누군가 멀찍히 서서 빈자가 빈자를 가해하고 핍박하도록 자본으로 부조리로 조종하게 만드는 것을 촉구하고 각성하게 만든다. 용역에 동원된 비싼 등록금에 조금이라도 보태고자 몇푼 벌려고 용역업자 업체에서 일당 짓도 역시 가난한 학생들이 아니면 제벌가 도련님이나 갈려는 곳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고 이 용역 깡패짓에 가해를 받는 자들 역시 자본에 휘둘리며 서로가 서로에게 생채기를 입히는 짓에 대하여 촉구한다. 어디서 부터 문제인지 어디서 부터 꼬인 모순들인지 그는 질기게도 촉구하고 각성을 요구한다. 그런 사진의 권리와 의무를 잊지 않는 다큐작가의 카메라는 대체 어떻게 시달리고 있을까 싶었다. 마음이 시달리는 만큼 카메라는 시름에 깊어 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카메라야. 미치지 않겠는가? 아니 도저히 미치지 않고서야 산다 말할 수 있는가? 카메라를 들면 사람들은 조금씩 우울증에 중독된 듯이 미쳐야 하는지도 모른다. 젠장. 난 안미치고 싶다. 그러나 안미치고는 배겨 낼 제간이라도 있나? 병신아. 그래 조금씩 미쳐가자. 아니 미쳐가고 말런지도 모르는 암시가 엄현하다.

 

9. 지금 밀양 한동네에서 한전에서 시공하는 송전탑 때문에 노쇠한 노구를 이끌고 힘없이 쇠사슬을 몸에 두르고 포크레인 바퀴에 온 몸을 칭칭감고 죽을 각오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물론 사진으로 보였다. 대체 그 송전선이 어쨋길래 평생 한번도 시위라는걸 해 본 적도 없던 할매들이 오기로 죽을려고 하는 걸까? 어쩌면 도시민들이 그 할매들을 죽게 하는지도 모르는 도시의 가해가 그 동네를 질곡으로 빠트리게 하고 있다. 물론 사진으로 봤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보면 사진은 냉정할 뿐이다. 그래서 어쨋다는 건가? 그 할매들만 아니였더라면 도시인들은 전기를 그저 더 풍족하게 쓸 뿐이고 그 탑으로 인해 빚어지는 고통은 냉정하다는 말과 같다. 우리가 처한 이 비극의 부조리는 다 이런 식이다. 사진도 이런 식이고, 사진은 그저 촉구될뿐 각성을 강제하지도 못한다. 그 어느 도시인도 송전탑이 세워지지 않을만큼 전기를 아껴서 탑이 세워지지 않아도 좋을 그런 생각은 역시 부조리 할 뿐이다. 다 이런 식이다. 어느 도시민의 철거된 상황도, 어느 상황도 다 그런 식이다. 그래서 사진은 어떻다는 건가? 괴롭지 않는가? 그의 사진들 들여다 보면 자학하는 소주 처럼 쓴 이유다. 사진은 촉구하는 반면에 한편의 마비시키는 환각제와 비슷한듯 하다. 아 사진 보면 볼수록 어지러운 느낌이 팍팍 들었다. 오우 쉿. 세상 꼴이 결코 만만찮은 소주 백병 마신 취기의 마비가 전신을 아우른다. 어떻게 이렇게 된거야. 응?

 

 

10. 내가 사진 담는 분야와는 한참이나 멀리 있는듯  하였지만 결국은 우리 곁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면에는 항상 분노와 우울이 요동을 친다. 부조리에 대한 분노와 응어리진 우울. 현실에 있어서 빚어내는 투박한 질그릇같은 사진. 바닥에 떨어 뜨리면 조각조각으로 쨍그랑하며 깨져 버릴 것같은 사진의 모순, 모순으로 빚어진 분노.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미래를 투시하게 되는 불편함들. 그래서 사진을 담고 있을까 싶었다. 사진은 과거의 현상을 나타내며 미래를 암시하려 한다. 이순간에 담긴 사진은 곧바로 과거로 전락해 버리는 그 가운데에서 앞으로의 미래를 예시코자 하는 행위가 사진적 행위이다. 그러므로, 그의 다큐 사진과 함께 에세이 글에서 나타난 과거의 현상을 현재를 반영한 미래의 예시로 이야기하고자 함은 아닐까 싶었다.

 

 

 

 

11. 오늘 밤은 소주 맛이 왠지 사랑스러울거 같다. 책 한권이 "젠장이라는 안주"가 된 이상, 안마시고는 도저히 잠이 오지 않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글쓰기 진짜 어렵네. 이노무 닭대가리...리뷰에 고작 몇자 되지도 않는 글 나부랭이 가지고 책한권 받아 먹고서 쓸려니 또 주루룩 거린다. 

괜찮아. 소주 일병 들어가면 영화 "말죽거리잔혹사"에서 권상우(현수역)가 한바탕하고 학교를 뛰쳐 나올 때 일갈성.

"ㅅㅂ ㅈㄲㄹ ㄱㄹ!~~~ "라고 하면 눈물이 쏙 들어가 버리고 말거야. 흐.

 

 

PS : 2013년도 사진 블로그에 써두었던 리뷰를 알라딘 서재에 제게시.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피소년 2016-01-14 0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블로그 둘러보면서 이미 읽긴 했는데 (책 내용도 좋지만 유레카님 서평을 읽고 구매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알라딘에서도 등록 되어 있으면 좋을 듯합니다. 알라디너 분들이 이 글을 읽고 책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네요.

yureka01 2016-01-14 10:00   좋아요 1 | URL
아..감사합니다..
일단 구매는 멈추고 잠시 대기 해주시구요..
제가 기프트북 쏩니다 ㅎㅎㅎㅎ

2016-01-14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1-14 10:05   좋아요 1 | URL
아고 지금 기프트 선물 등록하고 아이디 치는와중이었는데요
아쉽 아쉽 ㅎㅎㅎㅎㅎ

다음에 또 좋은 책 드릴 수 있는 기회 꼭 만들어 주셨음 좋겠습니다..아흑~

2016-01-14 1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1-14 10:11   좋아요 1 | URL
ㅎㅎ 알라딘 와서 느낀 점이....이웃분들의 책인심은 가히...놀랐습니다.마구마구 주시더라구요..그래서 저도 배웠어요.마구 마구 퍼주자..책은 우리 삶의 갈증에 목을 길게 빼서 벌컥벌컥 마시는 우물 같은 거라서..
목마른 사람에게 물한잔의 소중함이 책이었지요...그럼요 ..
다음에 책드릴 수 있는 기회 꼭 오리라 믿습니다..

물론입니다.경상도 말로 나눠 먹는다.라는 말사투리가 농갈라 묵자..이거였죠..
나눠야 됩니다..ㅎㅎㅎ그래야 세상이 빛납니다.~^^..
태양이 자기 가진 빛을 나누지 않으면 ...지구는 없거든요..ㅎㅎㅎ

2016-01-14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4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1-14 10:20   좋아요 1 | URL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책이야기로 하루 시작하게 되어 무척 기쁘네요....
제 책이야 아마추어로 정리된거 팔려고 만든 책이 아니니,그저 봐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입니다.
모쪼록 오늘도 즐겁게 하루 시작하는 기분..최고예요 ㅎㅎㅎ

하루도 아름다운 빛같은 시간 만나시길^^..

2016-01-14 1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6-01-14 1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리뷰 좋아요 열번 누르긴 안 되나요? ㅎㅎ 마음으론 열번입니다. 찜해둔 사진집인데 다시 상기되어 고맙구요. 오늘도 마음 짱짱한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커피소년 2016-01-14 10:58   좋아요 1 | URL
동감합니다. ㅎㅎ

yureka01 2016-01-14 11:19   좋아요 1 | URL
.^^.
사진집 하나가 어찌나 찡하던지요.^^..

감사합니다!~

오거서 2016-01-14 12: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띄엄띄엄 읽게 되는 북플 뉴스피드 속에서 이런 리뷰를 보게 되면 산삼을 본 심마니 마냥 횡재한 느낌이 듭니다.
yureka01 님 덕분에 사진 에세이에도 관심을 가져봐야겠습니다. 글자만 있는 책보다는 사진집이 저만의 난독증상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yureka01 2016-01-14 13:49   좋아요 2 | URL
아고 감사합니다..^^..
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에세이 중에서 사진이 들어간 포토에세이가 일년에 출간되는 량이 상당히 적더군요.
간혹..가슴 짜릿한 사진과 글이 있는 책 나오니 리뷰 올리겠습니다.
참고 하시고 사진 에세이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사진가들 중에서 저술까지 하면서 사진 찍는 분들 정말 드물어서..
그분들의 책이 얼마나 애착가고 고생했겠구나 싶어요...
글이야 언제든지 쓸수 있지만 사진은 시간의 결과가 없이는 불가능한 거라서 말이죠..


지금행복하자 2016-01-14 1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바구니속에서 잠자고 있는 책이에요.. 절제를 하려다보니 아무래도 제 책은 밀려가는 ㅠㅠ
리뷰가 감동이라 책을 꼭 봐야겠다는 의지가 불끈!!

2016-01-14 1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4 14: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많은 사람들이 권상우의 혀 짧은 멘트에 ˝ 다 족구 하라 그래 ˝ 로 이해하기도 했죠. 뜬금없이 족구 하라고 해서 당황했씁니다..

yureka01 2016-01-14 14:40   좋아요 1 | URL
ㅎㅎㅎ 아흐..그러게요 ,^^..다 조꾸 하라 그래 이랬던 기억이 ㄷㄷㄷㄷㅎ

감은빛 2016-01-14 18: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러 현장에서 자주 마주쳤던 노순택 작가님 사진은 왠만한 각오없이 편하게 볼 수 없지요. 죄송한 얘기지만 저는 저 책을 집에 모셔주지 못했습니다. 볼때마다 아픈 기억들이 떠오르고, 화가 치밀어올라 나도 모르게 욕을 퍼붓고 있을테니까요.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yureka01 2016-01-14 20:15   좋아요 1 | URL
네..백번 이해가 됩니다................
불편함.....책을 읽고 사유를 하는 사람이라면 지극히 당연한 불편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