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결산에 들어야 할 듯합니다.
출신이 이공계이다 보니 무슨 일이든 하고 나서 사후 보고서, 혹은 이에 관한 백서. 결과에 따른 리포트가 작성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런 결과물을 통하여 잘 된 것은 참작하고 잘못된 것은 피드백이 되고 반성하며 혹시라도 다음에 똑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아야 하는 지침서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럼으로써 이런 출간의 일생의 몇 번 있지도 않는 행사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내려야 하니까요. 특정된 부분이 아니더라도, 통상적으로는 무슨 일이든지 백서를 냄으로써 하나의 종결 및 마무리하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반면교사의 동력을 만들어야 합니다. 첨부와 같이 상기의 블로그에 대한 각각의 독자들의 소감 및 서평. 그리고 평가들까지 겸허하게 수렴함으로써 앞으로는 발행의 오류를 곱씹고 미흡했거나 다소 부족한 점을 반성하여 앞으로의 재범하지 않는 의도에서 백서(리포트)를 냄으로써 피드백하고자 합니다. 아마, 어떤 책이나 어떤 간행물에 대한 결과 보고서 등, 이와 같은 일들은 거의 대부분 없죠. 없으니까 한번 만들어 볼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블로그 또는 온라인 서재가 있는 알라딘에서 책을 드린 분 유저분들, 혹은 구매하여 서평을 남겨 주신 독자분들 모두에게 이러한 결과를 리포팅함으로 혹시나 모를, 앞으로 사진으로 인하여 글을 쓰고 장차 언젠가 책으로까지 생각하시는 분들에서 일종의 지침이나 나침반처럼 방향성을 제시하고 좀 더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출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예시적인 사례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그간의 시간 경과에 따른 평가에 편집자의 후기와 변명도 들어야 하는 등의 종합적으로 모색돼야 할 것입니다. 이런 리포트를 통해서 한 번이 한 번이라는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두 번째의 여정에 시금석의 역할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죠. 사진이 단순히 사진만으로 끝날 것 같으면 그냥 놀이 삼아하고 말아 버릴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속적으로 사진을 찍고 글을 덧대고 서로가 보여주고 보려 들며 공감대와 사진의 연대감을 두텁게 쌓아 나가야 할 이유가 무엇 때문일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삶의 경험을 통하여 자신의 삶을 좀 더 윤택함을 누리고자 하는 종국의 목적이겠지요. 한번 태어난 인생이 눈 깜고 나서 영원히 뜨지 않을 때까지, 우리가 만나는 모든 것들, 우리가 알아가는 모든 것들은 무한대이지만 결국은 한정되어 있죠. 그래서 말입니다. 이왕이면, 이왕 살아가는 거. 스쳐버리는 바람처럼 내 시간을 날려 버릴 수는 없겠다는 자각성 때문은 아닐까 싶어요. 누구나 다 태어난 삶에서 고귀한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많은 다수가 허투루 버리는 시간들이 역시 많다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서투른 책으로 어쭙잖은 사진을 싣고 맞춤법도 오락 가락 틀릴 정도로 완성도가 한참 미치지 못한 책으로나마 그간의 작업에 대하여 성원과 질타를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꼭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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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략한 결산 :
총 출판 권수 : 1쇄 1판 _600부. 500부는 저자가 받았으며 100부는 출판사의 출판비용으로 충당 이익금으로 돌려줌.
출판사로부터 수령한 500부 중 대략400부 배포.(약 100부는 보관용으로 재고 남겨 둠.)
책은 배포용으로 수령하였으므로, 당연히 책 판매에 대한 직접적인 수익금은 없습니다.
총 지출 비용 원가 (단위 만 원) : 1. 출판비,(인쇄비, 편집기, 제본비 일체 포함) : - 500
2. 배포용에 따른 송달료 : - 50
3. 추천 에필로그
( 시인의 원고료 대신 책을 구매했습니다.) : -20 및 시인 만남을 위한 서울 출장 -10 합 -30.
(김주대 시인이 한사코 원고료를 받지 않겠다는 바람에 도리상
시인의 저서를 구입하여 원고료 대신으로 이 역시 이웃분들에게 배포.)
4. 편집자 카메라 선물 : -55
5. 기타 : 경비 : -20
(그간에 사진 찍으며 다닌 지출 비용은 산정 불가.)
수익 : 출판 수익금 : 0
1. 후원금 1회 : +10 (이건 와이프에게 입금.)
2. 출판에 따른 인연으로 대구 시인협회 전시회 행사 참가 사진 출품료 : +30
(대구 시인협회 주최_이것도 와이프에게 전달함)
3. 편집자의 요청에 따른 행사 촬영비 : +30 (대구 시인협회 주최 _ 물론 이것도 ㅠㅠ)
수익과 지출 합계 : -655
400부의 배부 분포 :
알라딘 서재 블로그 10%
티스토리 블로그 20%
네이버 블로그 50%
기타 20% : ( 페이스북 관련 이웃분들, 친지, 친구, 공대 동창, 회사 직원, 온라인 등)
리뷰 관련 _ 네이버 검색 책 소개 관련 리뷰 : 12회 등록.
네이버 블로그 이웃분들의 등록 : 네이버 " 책 제목"으로 검색시 1- 7페이지에 걸쳐 대략 70회 리뷰(1페이지당 10개 산정)
(책 받으시고 난 후 리뷰로 언급해 주신 분들 90% 이상 작성해 주셨습니다. 알라딘 서재는 시평가들의 서평도 포함.)
서점에 3개소 <교보문고나 인터넷 및 오프라인 서점, 알라딘 온라인 서점, (인터파크에는 품절)>에 등록되었으며 이웃분들의 리뷰 덕택으로 교보문고 한국에세이 분야 중 테마 에세이 포토에세이 부문 판매량 기준 20위~40위 사이(매일 판매량에 따른 등락 중),
알라딘에서는 상기 동 분야에서 세일 지수(판매량에 따른 지수) 375~115 포인트 기록했습니다.
자화자찬 따위는 없이, 반성과 오점에 대한 평가 :
1. 판매 평가 _ 전반적으로 상당히 저조한 독서율 및 사진인구의 저변 확대에도 불구하고 포토에세이 분야는 사진가들에게도 외면받고 독서가들에게도 주된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따라서 책의 마케팅 측면에서는 저자의 무인지도 및 포토에세이라는 분야에서 사진과 글이 둘 다 충족되는 것이 극히 어렵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출판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 성적을 나타냈습니다. (포토에세이 분야는 책중에서도 제일 안 팔리는 시집과 비교 상대가 안될만큼 극히 미미한 수준임.) 따라서, 사진계의 소위 사진으로 명망 있는 분들의 사진집이나 사진 에세이도 판매량이 극히 미미한 수준이고 보면 저의 사진에세이 책은 당연한 결과이었습니다. 따라서, "사진의 즐기다"라는 책에서 보면 사진은 4가지 구성요소로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보기, 읽기, 찍기, 말하기 라고 하였지요. 보기는 갤러리, 사진 관련 사진 책으로 보고 사진을 읽어 내는 것이고 찍기는 카메라로 찍음으로써 찍는 순간의 감각적 활용이었으며, 말하기는 이러한 보기 읽기 찍기에 대한 총체적인 자기 사진의 스토리라인에 대해서 이야기함으로써 즐김을 나열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나라 사진의 즐기는 방법은 오로지 찍는 것만이 전부라고 한다면, 당연히 사진을 보고 읽고 말하는 것은 빠진 셈이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사진 인구가 저변으로 확대되었다고 하나, 어느 정도까지는 모르겠지만 그 질적인 수준을 담보하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은 아니었겠나라는 예상합니다.
혹시나 어느 분이 사진 에세이집으로 책을 내고 돈이라도 좀 벌겠다 싶으신 출판사나 혹은 저자는 깨끗하게 포기하세요. 저처럼 자기 사진에 대한 되돌이표로써 잠시 사진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동력을 얻으려고 잠시 쉬어 가면서 그간의 정리 작업정도라면 얼마든지 환영할만한 일이며 좋을 것입니다.
다만, 기존의 이름 꽤나 알려진 기성 문인이나 작가의 포토에세이 책은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책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는 상당하게 어필 됩니다.(사진가들에게는 역시 안 먹힙니다.) 참조하시고요. 예를 들자면, 이병률 시인, 최갑수 작가급 정도면 사진 에세이가 충분히 마니아층이 두껍기도 합니다. 주로 여행 분야와 반려동물 고양이나 강아지에 대한 사진과 글. 한가지 목적을 가진 여행이나 동물 이야기가 아닌 다변적 주제의 에세이는 어려워요. 하기야 저의 책 이야기가 고양이급 만도 못한 결과였지만 ㅋㅋㅋ.
2. 편집에 대한 평가 :
비교적 두께가 얇은 126쪽의 시집 형태의 책이었으나, 사진의 판형 사이즈가 약간 컸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진은 가급적 크게 보는 것이 디테일까지 포함해서 보는데 유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진이 좀 작았다는 게 오점입니다. (이는 비용의 원가 상승이라는 부담은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즉 돈이 더많이 든다는 뜻입니다.한정된 재원에서 꼭 피할 수없는 고민이었습니다.) 사진은 사진의 내용적인 구성도 보겠지만 사진의 형태적 이미지도 상당히 영향을 미치는 매체이거든요. 다음에는 사진 사이즈를 좀 키워야 할듯합니다.
또한, 사진의 본래 의도한 색감의 프린팅에 대해서도 좀 아쉬웠습니다. 긴 시간 동안 글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사진의 보정이나 크롭 등 하나하나 섬세하게 일일이 다 챙기지 못한 오류가 있습니다.
글에 대해서는 먼저 일반적인 맞춤법이나 문법은 기계적인 검사를 통해서 일차적으로 걸려 냈어도, 그래도 여전히 오자와 문맥의 조사등 문법에 맞지 않는 부분이 여러 개 발견되었습니다. 이것은 당최 핑게 거리가 될 수 없는 수치스러운 일인데 이미 책은 퍼졌으니 주워 담지도 못 합니다. 사진만 달랑 있는 사진집이랑 비교가 안되는 어려움. 사진의 내용보다 더 섬세하게 봐야 할 대목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미쳐 확인한다고 했지만 틀린 점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독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더구나 많은 분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특히 책의 분량이 좀 아쉬웠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첫 페이지에서부터 점점 느낌이 오르는 시점이 되는 부분에서 벌써 마지막 페이지가 나온다는 게, 역시 사진은 아무래도 글보다 읽기가 편하니 페이지가 빨리 넘길 수 있고 글이 적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일 거라는 생각이었는데, 역시 예상한 지적이었습니다. 물론 편집자의 편집 방향은 압축하자는 것이었지만, 사진집은 시집이 아니니 압축적 효과보다는 다소 페이지 수가 늘어나더라도 사진의 묘미에 더 치중하지 못했던 고민거리가 숙제로 남더군요.
책의 마케팅? 부분에서는 혹자는 무슨 돈질이냐고 하더군요. 뭐 잘났다고 돈 들여가며 책 내는 거까지는 좋다, 그러나 책으로 돈 벌기에 전업은 아니지만 왜 그런 걸 공짜로 뿌리는 지라시 신문의 호외판처럼 던지느냐는 핀잔이 있었습니다. 이왕이면 돈도 벌면서 사진 에세이였더라면 하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책 팔아 돈 벌려면 아예 책을 내지 말았어야 한다고 되받아 쳤습니다. 이 시대에 책으로 돈벌이, 아니 지출비용의 벌충조차 어려운 길을 가는 오기나 객기쯤으로 봐달라고 했습니다. 진정한 사진의 길은 이런 바보스러운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거 아니겠냐고 했습니다. 예술이 언제 돈으로 처발라야 하는 거냐고 소릴 내지르고야 말았죠. 열심히 회사생활하면서 돈 벌었다. 그 돈 없어도 나 먹고 사는데 지장 받을 정도면 시작도 못했지. 살아오면서 무언가 자기만의 가치에 비용이라도 서슴없이 내던질 수 있는 "순수"는 넌 없지? 위대함은 순수한 바보같이 산 자만이 누릴 수 있는 권리야. 비록 돈 없지만 ...넌 죽을 때 돈이나 많이 싸 들고 가시게나.라고 웃어 버렸습니다. 물론, 날개 돋친 듯이 팔릴 수요를 기대 할 수도 없는 황무지같은 시대에 로또처럼 먹혀할 것도 없었으니까요. 나도 돈 무지하게 좋아한다만은, 그렇다고 돈이 내 삶의 전부를 걸어야 할만큼 돈의 노예가 되어 돈만 사랑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남 좋은 일만 시키는 바보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비비안 마이어"라는 여류 작가 소식은 아시는지요? 살아 생전에 어떠한 저작물도 남기지 않고 커다란 몇 개의 창고에 사진필름만 남겼더군요. 그 사진 필름 든 창고에 경매 받은 사람들이 돈 벌고 살판났더군요. 작가가 살아 있을 때는 막상 보모를 하면서 사진 으로는 어떠한 경제적인 것도 누리지 못한 불공평에 대해선 무어라 말할 수 있겠습니까? 바보라서요? 어쩌면 명성이고 나발이고 오로지 찍는 것만 즐긴 것은 아닌지요? 그래서 그 바보가 남긴 것으로 누군가는 떼돈을 벌고 있더란 말입니다.
보잘 것 없어도 당대의 저작권은 남았으니까요. 후손 누군가가 몇백 년 전에 무슨 사진을 어떻게 찍었고 어떤 모습으로 지금의 자신에게 다가 설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그만한 의미는 챙길 수 있으니까요. 벙어리 같은 조상은 되기 싫어요. 이게 바보짓은 아닐 것입니다. 돈 그리 따지는 분은 당신이 죽고 나면 이름 석자라도 말할 수 있느냐고 되받아 묻고 싶습니다. 그럼요. 책으로 치자면, 육신이 죽어 떠난 사람의 말을 여전히 읽는 사람에게 남기고 있을 것이며, 비록 육신의 수명이야 백 년도 채 안되지만, 마음의 수명은 몇 백 년 정도는 가야 되지 않나요?
3. 결론.
감성 1그램의 무게는 미미하고 보잘 것이 없을지라도, 약간의 참고라도 되었기를 바랍니다. 하다못해 어디 추운 날 난로의 불쏘시개용으로도 책은 아주 훌륭한 땔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등달아 가지곤 합니다.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상에서 다음 책도 기대한다는 언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마 전업 작가였더라면 사진으로 집안에 돈 한 푼 가져다 주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릴 죄를 지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다시 언제쯤인지는 모르겠지만 또 열심히 일해서 돈 벌고 바보 짓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때까지 또 사진 열심히 찍고 글이랍시고 써 제껴야죠. 달리는 자전거는 멈추면 쓰러집니다. 끊임없는 사유의 에너지를 페달 같은 심장에 전달 시켜야 합니다. 이게 어쩌면 살아 있는 숙명인 것처럼요. 어느 취미가 10년을 넘어가면 자연스럽게 소명의식이 생겨야 정상이라고 하더군요. 그렇지 않는다면 구석기시대의 원시인들처럼 우가우가 거리며 죽었던 거나 뭐가 다를 바도 없습니다. 네 저도 그런 소명의식을 가지고 달려야죠. 심장이 멈추는 날까지 의식적인 펌핑은 계속되어야죠. 사는 게 다 피곤한 일입니다. 펌핑에 노고가 없을 수가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자의 의무는 하늘이 부르는 날까지 아가리 닥치고 졸라게 시간의 페달을 돌려야 하는 것. 이것 아니면 뭣하러 삽니까? 그저 똥자루나 돼서 똥만 싸다 갈 수는 없으니까요. 당장 죽어도 아쉬울 것도 없는 삶은 피하고 살아야죠. 그럼으로써 열나게 사진으로 달리기를 약속하죠.
책 읽어 주신 모든 분들에게 머리 숙여 고맙다는 말씀 전합니다. 이것으로 간략하게 책결산 마감합니다. 내년에 더 나은 사진과 글로 선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연말 모두 좋은 한해 마무리 되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으신 분들에게도 역시 감사!~
참고 : 이미 마음먹은 대로, 책 재판은 없습니다. 이 책은 앞으로 절판될 예정입니다.(그럴 일도 없겠지만, 누가 떼 돈 준다 해도 사양할 것입니다. 혹시나 재고 없을 거예요. 책은 더이상 안찍을 거니까요.)
책 받으신 독자분들은 1/500 중에 하나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