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가 갈라지고 밑바닥이 점점 쏟아 올라
융기한 수억 년의 시간을 뒤로하고
잃어버린 고대의 문양이 새겨진 채
산 꼭대기에 억겁의 무게로 굳어진 석회석 조개 화석.
흡사 멈춰버린 듯이 아무런 미동조차 없지만
밤이 되면 무덤에서 딱딱하게 굳은 석회석 조개는
별빛의 진동 주파수에 맞추고
본래 있는 그 별의 유전자에게 펄스 전파로
변환시켜 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산은 미미한 신호를 증폭시킨 거대한 암모나이트 안테나.
나는 산 속으로 들어가 조개 화석 하나 집어 들고
숨죽이며 웅크리고
고향에서 오는 구조 신호를 간신히 붙들어
원초의 언어로 지은 산 노래를 조개의 반사 빛 안테나로
다급하게 실어 보낸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좌표 지구, 불시착.
구조 하라 구조하라
메이데이 메이데이.
치지 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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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서
흰색 실선 하나 그었고
구조 신호가 된 셈입니다.
현실의 처지에 대한 은유적인
상상력을 첨가 시킨 것으로 이해 바랍니다.
"에이, 이런 게 무슨 사진이냐."라고 타박해도 됩니다.
사진 찍을 때 산 정상에서 흰색의 전파가
발신이라도 될 것처럼 상상했으니까요.
네, 사진은 더할 수 없는 것을 더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상상의 의미와 자기 이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