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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울 땐 카메라를 들어라 -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으로 소통하다
백승휴 지음 / 끌리는책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작가는 사진을 25년 담은
베테랑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사진으로 이젠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는 점쟁이가 되었나
싶다.
점쟁이에게 점을 보러가면 점이란 미래를 보러 간다.그러나
희한하게도 과거를 잘 맞추는 듯이 설명한다.
정작 미래는 정확한 예측이 아니라 일반적이고
두리뭉실한 걸 점이라고 내놓기 마련이다.
점쟁이 만큼 과거를 맞추므로 미래를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려 한다.
결국 과거를 봐야 미래가 보인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도 점쟁이처럼 사진을 보고 피사체의 과거를
꽤 뚫는 듯이 설명을 한다.
얼추 논리적으로 맞는 것처럼 그의 설명에는 설득력이 있다.
"사진도 한 20년 이상 담으면 점쟁이가 되는 구나"싶을 만큼
사진에 대한 집요한 시선의 예리함이 돋보인다.
이 책의 제목이 외로울 때 카메라를 들라고 충고의 제목을 달았다.
정작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현대인의 소외의식, 그리고 인간적인 존재론적인 고독보다는
사진에 대한 피사체의 심리를 연구한 결과같이 보였다.
(제목은 책 내용과는 정작 안맞다.)
하기사 뭐 제목이 중요하다면 중요하겠지만
책 본문내용이 제목과 빗나가도 따지지 않고 싶었다.
차라리 책의 주제목을 버리고 부제목을 주제목으로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 상에 있어서
사진의 심리를 관통하는 저자의 경험론적인 집념의 시선이 꾀
부러웠다.
늘상하는
이야기지만, 과잉 남발하는 잉여같은 사진이미지 시대에
사진 한장 한장으로 들어다 보는 그 날카로운 사진적인 해석의 맛은
좀처럼 책으로 만나기 힘들다.
그러나 이책은 1쇄로 끝났다.
이미 책이 출간한지 몇년이 지난 것의 이유라도 있겠지만
사진 찍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책을 참고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얼마나 사람들이 사진공부를 쥣뿔도 하지 않고 셔터만 눌러 대는지
궁금하다.
그래, 사진이란 일종 취미이자 놀이쯤으로 여길려면
굳이 카메라 큰 거들고 화질을 따지고 사진 작품을 따지는 전문가 흉내 내는 꼴이
상당히 모순적이다.
취미나 놀이면 가볍게 놀고 말 것이지 정작 사진놀이하면서 작품입네 예술입네 떠벌리는
포장도
썩 내키지 않는다.
놀이면 놀이 답게 놀면 그만이고
나처럼 사진을 취미나 놀이보다는 좀 더 깊은 내면의 이야기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면
기본서 정도의 책이라도 자주 접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론적인 공부도 전무하다시피 하면서, 경험론만으로 사진은 완성되지
않는다.
철저히 놀이의
사진을 하면서 사진작품론을 입에 올리거 자체가 사실 쪽팔리는 일이다.
어쩌면 책이란 것은 목이 마른 사람에게 물을 떠주는 행위이다.
마시고 못마시고는 마실 주체의 결정에 달려 있다.
나는 목이 엄청 마르다.
마시지 않고 베길 제간이 없다.
그게 감각이다.
목이 타는 증상.
이것을 못느끼면 절대 물은 마시지 않는다.
피부에 닭살 돋을
만큼 감동도 못느끼면서 감성을 논하는 것도 웃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