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요일 이주에 한번 돌아오는 와이프의 휴무. 시골로 소풍 나들이 겸 두군데 정도 봐둔 부동산을 보러 가기로 했다. 두군데 관찰 예정지 하나는 경매로 나왔고 또 한 군데는 일반 부동산에서 나온 토지 매물지. 경매물건은 입지가 그리 썩 좋지 못했다. 도로에 막혀 다운 페스로 통하는 마을 제일 안쪽의 부지였다. 마을 내에 계속 공장이 들어서고 있는 중이고 특히 동네 어귀에 걸린 공장 신축 반대 현수막으로 미루어 보아 주변 환경이 그리 썩 마음에 들지 않아서 패스. 시골 땅에 무슨 공장이 그리 많이 들어오는지. 두 번째로 본 부지는 지적도 상에 도로를 물고 있고 군청 소재지와 먼 곳도 아니고 해서 입지로는 괜찮은 부지. 그러나 토지 주인의 무관심인지는 모르겠지나 지적도 상의 도로로 되어 있는 땅이 실제 현황 상에는 모두 밭으로 되어 있고 주변 사람들이 도로를 점유해버린 상황. 실제 상황은 대지라도 맹지가 된 부지. 건축이 불가능한 토지로 보였다. 도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변 점유자의 동의를 얻어야 할 입지인데 이게 거의 불가능하고 쉽지도 않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 땅. 주변의 주민들에게 탐문한 결과, 본 토지를 매입한 지주가 도면만 보고 구입한 거라서 저가에 매물로 내놓아도 인접 대지 주인이 사지 않는 이상은 매도가 불가능한 상태. 이것도 패스.
최근 아프리카 방송의 모 유명 Bj 윽모씨가 분양 사기를 당했다. 윽모씨는 분양업자와 토지와 주택 분양계약을 맺었으나 시공사의 부도(고의 부도인지는 모르겠으나)로 하도급업체에서 투자한 부지에 유치권이 설정된 상태. 해결이 난감할 지경임. 금액만으로 알려진 게 1억 5천만 원. 아직 어린 청년의 나이에 작은 돈도 아닕텐데 왜 그렇게 섣부르게 결정하고 투자를 결심하게 된 것이 못내 아쉽다. 일은 한번 꼬여 벌어지고 나면 수습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투자된 대금은 회수는 불가능할 수도 있고 아예 회수가 안될 수도 있는등 쉽지가 않다. 그는 그간 시골의 야생 자연 다큐 같은 방송으로 큰 재미를 주는 콘셉트로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방송에서 보이는 밑바탕의 심리를 유추해보면 뭔가 어설픈 이미지라고나 할까. 정교하지 못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재미 삼아 하는 방송에서 정교할 이유는 없을지라도 기본적인 치밀성은 보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러니 적은 돈도 아닌데 좀 더 알아보고 투자해도 늦지 않을 텐데 조급할 이유가 없다. 큰돈일수록 더 세밀하고 디테일하게 따져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도 하다. 그 자신도 아프리카 방송의 인기 BJ인데 아프리카 방송에서도 부동산 전문가들의 방송도 있으니 그들의 도움을 받고 이런 것도 방송의 소재거리로 서먹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같은 아프리카 방송에서 시너지 효과를 서로가 노릴 수도 있는데 왜 이걸 살리지 못했을까 싶었다.
개인 Bj 방송이라는 그저 먹방하며 먹고 떠들고 놀고 별별 것들을 방송에서 오락처럼 하는 것도 잘못된 것은 아니다마는, 좀 더 실질적이며 도움이 되고 피해를 줄이며 공부하고 익히며 뭔가 삶이 유익해야 할 방송을 소모적이고 낭비적이라면 남는 게 뭔가라고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공부가 부족하니 어설프기 짝이 없다. 놀이 삼아 얼기설기 구먹구구식으로 해도 놀이니까 그럴 수야 있겠다 해도, 부동산 투자는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 어렵게 방송으로 스폰으로 번 돈을 한방에 홀라당 날리는 일이 벌어지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사기꾼은 그 빈틈을 노리고 치고 들어 오는 걸 순진한 청년 하나 꼬시는 게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닐 것이다. 주변에 인기 BJ라고 칭찬하고 알려주니 으쓱했고 대견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리바리 까면 돈을 잃는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거다. 사회의 구성원 전부가 다 그리 착한 놈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거다.
게다가 일전에는 중고차를 하나 사면서 사기를 당해놓고서 또 부동산으로 사기를 당하는 우를 두 번씩이나 당하는 실수에서 처음의 실패에 대한 교훈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음을 시인하는 꼴이다. 방송에서 노는 모양새 가지고 타박하고 싶지는 않고 따질 것도 없다. 그게 그의 트레이트 콘셉트이라면 잘못된 것도 아니다. 얼마든지 야생의 스타일로 자기 성격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도 않다. 다만, 노는 대로 생긴 대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제발 공부 좀하고 살아. 왜 몰라서 억울하게 당하고 질질 짜는 모습을 안타깝게 봐야 하는지 생각도 좀 하고 응? 모르니 당하고 울고불고 하는 게 보기 좋은 게 아니란 거다. 수업료 치르고도 배운 게 없다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토지 한 필지 구하겠다고 투자된 비용과 시간이 만만찮다. 토지나 부동산(아파트나 주택 등등)은 사전에 미리 상식적인 공부가 조금은 되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하나 사더라도 최소한의 작동법이나 전원 끄고 켜기와 전화 걸기 정도는 알고 구매하는 게 대체로 일반적이다. 쓸 줄도 모르는데 덜렁 사고 배워도 되겠지만 폰이 제대로 켜지지도 않는 물건이라면 반품이라도 할 일이다. 그러나 부동산은 반품이 되질 않는다. 부동산은 구매가 아니라 철저히 계약으로 이루어지는 조건들이다. 부동산 사기를 당하는 것도 밑 바탕에 깔린 부동산에 대한 법적 제도적 지식을 바탕으로 좀 더 치밀하게 조건들을 찾아보고 나서 그런 조건이 나와 맞는지 자금 사정과 여건이 되는지에서 결정할 문제이다. 자칫 돈만 잃고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부동산이다. 그동안 업무와 관련된 것도 물론이거니와 부동산에 대해 공부하려고 찾아보고 구입한 책도 서너 권은 넘는다. 많이 알면 알수록 더 자세하게 파고드는 것이 실수를 예방하고 줄이는 첩경일 것이다. 정말 윽씨가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