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의 편지 - 삶의 태도에 관한 열여섯 편의 에세이
모한다스 K. 간디 지음, 이현주 옮김 / 원더박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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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is my message. - M.K. Ganshi

모한마스 카람찬드 간디, 그는 인도의 문호 타고르가 마하트마, 위대한 영혼이라 칭송의 시를 받은 후, 마하트마 간디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어요. 물론 당사자는 이러한 극존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지만 말입니다. ‘무저항 비폭력운동으로 인도의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간디는 인도의 국부이고, 인도를 넘어 시대의 영적인 지도자로 사랑받고 존경받는 인물입니다.

<간디의 편지> 1930년 예라브다 형무소에 수감되어있을 때, 아쉬람의 기본 계에 대해 쓴 편지를 담고 있는데요. 아쉬람이 무엇인지 잘 몰라서 찾아보니 수행자들이 사는 초막, 혹은 그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를 의미한다고 해요. 그리고 간디 아쉬람은 간디가 독립운동을 했던 중심지이기도 했더군요. 사실 처음부터 모르는 용어들이 많이 나오고, 딱히 주석은 없어서 당황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첫 글 진실을 읽으면서 그러한 제 마음이 평온해지더군요. 사실 무엇인가가 존재하고, 그 것을 부르는 이름이 생기게 되잖아요. 그는 진실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진실이 신이고, 진실한 앎을 향한 헌신 역시 신에게 나아가는 길이고, 진실로 인해 얻게 되는 더없는 행복 역시 신인 것이죠. 그 신을 무엇이라고 부르느냐는 자신이 믿는 것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이 후부터는 용어에 집착하기보다는 간디가 세상에 남긴 메시지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관심을 갖은 부분들은 바로 서약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금식뿐 아니라 여러 계율에 대한 이야기에서 나오고, 나중에 서약에 대한 부분만 따로 다루기도 하는데요. 저도 새해가 오면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곤 하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나름대로 그 목표를 수정을 하고, 때로는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은 것들은 빠르게 포기를 하기도 해요. 나름대로는 해낼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어쩌면 저 자신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내 마음이 편하자고, 혹은 내 몸이 편하자고 이상의 수준을 낮추는 것, 이런 것부터가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고 간디는 말하거든요. 서약은 나약한 자가 아니라 강한자의 표시여야 한다는 말도, 할 수 있는 만큼 하겠다는 것 역시 오만함과 나약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라는 말에도 스스로를 계속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때, 자신에게 맞는 수준을 찾고 있는 자세가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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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 - 문학동네시인선 100 기념 티저 시집 문학동네 시인선 100
황유원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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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시인선 100번째를 장식한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는 정말 독특한 형식인데요. 바로티저시집입니다. 앞으로 독자들을 만나게 될 시인들의 시집을 미리 한 편씩 보여주는 마치 티저Teaser 와 같은 형태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형태의 것인데요. 덕분에 정말 좋은 시와 시인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요즘 나름대로는 시집을 읽으려고 신경 쓰고 있어서인지, 더욱 좋은 가이드라인과 같은 시집이 되는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익숙한 시인들에게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병률의가을나무라는 시는 왠지 제 나이대의 감수성과 닮았다고 생각했고요. 장석주의 눈꺼풀로 본 것들은 눈 앞에 아른아른거리는 것들에 대한 감각이 손끝에 닿는 것처럼 생생했어요.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시인들도 많아요. 김원경의윤각들은 경계에 대한 그녀의 깊이있는 시선이 돋보였어요. 권면경의 나와 너에 대한 예언은 일방적으로 멈춰버린 사랑에 대한 깊은 한숨과 같은 시였어요. 주민현의 만약이라는 나라에서는 어쩌면 당신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러할 것이라고 토닥여주고 응원해지고 싶어지더군요. 책을 읽으며 살짝 아쉬웠던 것은 물론 그거까지 신경쓰기는 힘들겠지만, 시인들의 사진이 나오고 시가 수록되어서인지, 사진과 시 사이에 감정의 연속성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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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수학자 - 캔버스에 숨겨진 수학의 묘수를 풀다 미술관에 간 지식인
이광연 지음 / 어바웃어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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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학자는 화가들이다"

<미술관에 간 수학자>를 읽으며, 정말 공감했던 이야기인데요. 화가들은 다양한 수학적 원리들을 자신의 작품에 녹여낸 사람들이더라고요. 저도 학창시절에 그림을 몇 번 그려본 적이 있는데요. 막상 그려보면 아주 단순한 비율조차 안 맞아서, 제가 그려야 했던 정물과 전혀 다른 느낌일 때도 있었어요. 어쩌면 입체적인 세상을, 평면인 화폭에 옮겨야 했던 그들이기에 스스로 깨달아나가야 할 절박함이 있지 않았을까 해요.

이 책은 미술관에 간 지식인시리즈인데요. <미술관에 간 의학자>를 읽고 너무나 흥미로워서 미술관에 간 화학자와 인문학자도 읽으며, 다음 편을 기다리고 있었을 정도였죠. 수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미술관 역시 제가 예상하는 그 이상을 보여주더군요. 황금비율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듣곤 하죠. '차가운 추상'의 거장, 피에트 몬드리안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점과 선 그리고 면으로 단순화했는데요. 그의 작품 <빨강, 검정, 파랑, 노랑, 회색의 구성>은 가로의 길이와 세로의 길이 비율이 1:1.618이라는 황금 직사각형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물론 우리나라 에어컨에 많이 사용된 그림이라 뜻하지 않은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그러한 분할을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모나리자밀로의 비너스가 있는데요. 미술관을 찾은 수학자 이광연은 나아가서 더욱 재미있는 제안을 해요. 우리가 조각상을 감상할 때 필요한 황금비율을 찾아보는 것이죠. 상당히 복잡한 수식이 필요하여, 매번 이걸 계산하는 것도 일이겠다 싶었는데. 미술관에서 전시를 할 때 처음부터 이를 표시해놓으면 좋겠다는 제안에 저 역시 솔깃하더군요. 그 작품을 이상적으로 바라보면, 작품의 아름다움을 더욱 이상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 많았는데요. 홀바인은 대사들을 통해 다양한 소품을 통해 많은 사실을 암시하며, 작품에서 많은 것들을 읽어낼 수 있게 해주는데요. 자신의 힘과 권위를 과시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달라는 헨리 8세의 제안에 그려낸 초상화는 정교하게 계산된 정치선전물처럼 다가온다고 할까요? 그 어떠한 요구에도 정확한 답을 해낼 줄 알았던 화가가 홀바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수학적 코드를 작품 속에 그대로 녹여내었던 화가 에셔 덕분에 평면을 빈틈없이 겹치지 않게 채우는 작업은 테셀레이션, 쪽매맞춤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요. 이 책을 읽다가 전에는 단순 암기로 머릿속에 넣어놨던 것들이 어떤 것인지 깨닫고 이해할 수 있던 순간이 많았던 거 같아요. 미술로 수학을 배우는 것도 상당히 즐거운 일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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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특파원 중국문화를 말하다 - 베이징 특파원 13인이 발로 쓴 최신 중국 문화코드 52가지, 개정판
홍순도 외 지음 / 서교출판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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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나라들이 그러하겠지만, 중국은 워낙 거대한 나라이다 보니, 그 규모만큼 막연한 느낌이 들곤 하죠. 좀 알겠다 싶으면, 전혀 모르는 얼굴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그래서 도리어 이렇게 베이징 특파원으로 활동한 13인의 눈으로 본 중국을 살펴 보는 것이 더욱 재미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7장으로 구성되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영웅 문화를 만드는 톨레랑스 기질’, ‘외국 국적은 특권층의 액세서리’, ‘색골色骨은 유한하나 차골茶骨은 영원하다처럼 눈길을 끄는 이야기를 먼저 찾아 읽게 되는 거 같아요. 제가 워낙 차를 좋아하다 보니, ()의 왕국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제일 먼저 읽었어요. 중국에 차문화가 발달한 이유부터, 차의 종류, 희귀한 차, 생활속의 일부가 된 차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어요. 물론 이제는 커피가 많이 퍼져나가고 있기는 하지만, 속담까지 있을 정도라니, 중국의 차사랑 또한 여전하겠죠.

중국 분열론의 뿌리가 되는 지방색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요. 사실 지방색이라는 것이 없는 나라는 없지만, 아무래도 언어와 민족간의 격차가 심한 중국이기에 더욱 그러한 거 같습니다. 또한 마오쩌둥의 ‘하늘의 반쪽은 여성이 떠받친다(婦女頂半邊天)’에서 유래된 반볜톈半邊天’, 즉 중국 여성의 지위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는데요. 다만 이렇게 우먼파워가 형성되면서, 중국 남성들이 여성화되가고 있다고 글을 맺던 부분은 조금 의아하기는 했습니다. 아무래도 일본남성이나 한국남성이 떠올라서인 거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자오타량촨脚踏兩船, 양다리 걸치기라고 할까요? 중국 문화하면 꽌시系를 떠올리는데요. 중국의 처세술이라면 바로 자오타량촨이겠지요. 중국의 역사를 보면 셀 수도 없이 많은 전쟁을 벌여왔고, 편가르기를 하는 세상에서 어쩌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었을까 하는데요. 물론 이런 처세가 한국인들에게 없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고, 굳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는 거 같아요. 예전에 일본인의 민족성을 혼네와 다테마에로 설명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저는 이런 부분이 한국에도 분명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중국을 다양한 방식으로 살펴볼 수 있어서 더욱 즐거웠고, 나름 생각할 거리도 많았던 책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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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섬으로 가다 - 열두 달 남이섬 나무 여행기
김선미 지음 / 나미북스(여성신문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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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여행자 김선미가 만난 남이섬 <나무, 섬으로 가다> 남이섬은 저에게도 정말 친숙하게 느껴지는 곳인데요. 외가가 남이섬 근처라 삼촌의 손을 잡고 강변가요제를 자주 보러 갔었는데요. 2년 전에 외조부모 묘소에 다녀오던 길에 들린 것까지 정말 자주 갔던 곳이기도 해요.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더욱 반가웠어요. 책을 읽으며 공예원 화장실 근처에 나무라고 이야기하면 대충 어디인지 기억이 날 정도니 말이죠. 덕분에 더욱 행복했어요.

자연과 사람을 대하는 따듯한 시선이 돋보이는 저자는 입춘에서부터 대한까지 매달 남이섬을 방문하는데요. 저에게도 푸르른 나무가 많은 섬으로 남아있는 남이섬이 1960년대에는 모래땅이었다고 해요. 거기에 나무를 심어 가꾸어서, 지금은 220여종의 나무로 풍요로워진 곳이었더군요. 최근에 갔을 때, 투어버스를 타고 남이섬을 돈 적이 있는데요. 그 때 가이드 역할을 하시는 분이 남이섬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나무에 대한 소개도 해주었는데, 가물가물 기억이 흐려요. 그래도 제가 갔던 10월을 보니 물푸레나무가 눈에 익더군요. 물푸레나무는 나무의 이름도 참 예쁜데요. 가지를 꺾어 물에 담그면 물이 푸르게 된다고 물푸레나무라니, 저도 한번 꼭 해보고 싶어지네요. 그리고 하트 모양으로 만든 낙엽, 저기도 거기에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도 떠올라요. 또한 층층나무, 계수나무, 메타세쿼이아, 전나무, 버드나무를 보니 그 근처에서 놀았던 것들도 생각나고요. 책에 사진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 나무와 꽃도 더욱 잘 살펴볼 수 있기도 하고, 제가 남이섬에서 나름 시간을 보낸 편이라서 추억이 하나하나 떠오르고 그랬어요. 또한 부록으로 나무 찾아보기가 있어서, 저 역시 제 주변의 나무들을 더욱 유심히 살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냥 나무구나 하는 것과 어떤 나무인지 알면 더욱 반갑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공원 같은 곳에 가도 이름표가 없나 유심히 보게 되는지도 모르죠.

제가 재미있게 읽었던 것은 바로 새는 빨간 열매를 좋아한다인데요. 제 생각과 달리 새들은 시각에 의존하기 때문에, 새를 기다리는 나무들은 초록 잎 사이로 더욱 강렬하게 보일 빨간색의 열매를 맺는 것이었어요. 어린 시절 나무에 달려 있는 빨간 열매를 가져와서 소꿉놀이를 하기도 했었는데, 나름 미안한 마음도 들고 말이죠. 책을 읽다 보니, 다음에는 6월에 방문 헤서 중국굴피나무의 독특한 열매를 만나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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