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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를 음악으로 읽다
구리하라 유이치로 외 지음, 김해용 옮김 / 영인미디어 / 2018년 1월
평점 :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재즈, 클래식, 팝스, 록, 80년대
이후의 음악이라는 주제를 갖고 풀어나가는 책, <무라카미 하루키를 음악으로 읽다> 책을 마무리하면서, 저자들의 특별 대담 ‘더 깊이, 하루키의 우거진 숲속으로..’가
있는데요. 재즈를 담당했던 오타니 요시오는 이 책을 쓰기 위해 무라카미 하루키를 전부 다 읽기도 했다니,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더군요. 저는 하루키의 소설보다는 에세이를 좋아하는
편이라, 팬이라고 해도 되는지 아닌지 가끔은 고민하곤 하는데요. 그렇다고
그의 소설을 안 읽은 것은 아니라, 갈수록 난해해진다고 할까? 모호해진다고
할까? 그런 생각을 하곤 해요. 오타니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래서 그렇게 몰아서 읽으면 과연 어떤 느낌이 들지 문득 궁금해져서, 한
번 시도해보고 싶어질 정도인걸요.
무라카미의 책을 읽다보면, 음악이 단순히 배경처럼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의미가 있다고 어렴풋이 생각을 하곤 했어요. 그래서
그 것을 좀 더 세밀하게 연구하는 사람들이 글을 읽으니 정말 좋았어요. 심지어 그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면, <댄스 댄스 댄스>를 경계로 ‘재즈, 클래식’의 비율이
높아졌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그의 작품이 다양한 층으로 구성되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저에게 재즈는 빌리 홀리데이의 ‘스트레인지 프룻(Strange Fruit)'과 동의어이던 시절도 있었는데요. 그런
저에게 재즈의 세계를 열어준 것이 바로 하루키였죠. 그래서 그를 상징하는 음악이 재즈가 아니라는 사실에
조금은 놀라기도 하고, 어쩔 때는 음악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어쩔 때는 작품이 가물가물해서, 어렵게 느껴질 때도 많았던 거 같아요. 그래도 나름 찾아보면서 읽다
보니 음악과 하루키의 작품 속으로 빠져드는 즐거움도 있더군요. 매 장르가 정리될 때마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음악을 이해하기 위한 DISC GUIDE’가
있어서, 음악과 하루키의 작품을 더욱 깊이 있게 볼 수 있는 것도 좋고요.
문득 예전에 하루키의 작품에 등장하는 음식에 대한 책을 읽은 기억이 나요. 작품과
음악, 작품과 음식으로 문학작품이 확장해나갈 수 있고, 이러한
연구들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