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페리코처럼 느긋하게 여유롭게
최유나(마요) 지음 / 서울문화사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남극에서 온 아기 황제펭귄 페페리코와 동생 포포리코가 함께하는 사계절의 이야기,<페페리코처럼 느긋하게 여유롭게> 제목 그대로 일상에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순간들을만날 수 있고요. 또한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작은 행복들을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이맘때 즈음이면 입버릇처럼 한 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하곤하는데요. 사랑스러운 일러스트와 함께하는 이 책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소소한 행복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만끽하면 그런 아쉬움이 덜하지 않을까 하는

봄비는 따스한 노란색일 거예요. 토닥토닥지친 내 마음을 위로해주거든요.”

밝음과 유쾌함을 품은 노란색. 오늘은노란색으로 가득한 하루가 되길 바라요.”

노란색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글과 그림에 빠져들다 보니어느새 노란색이 행복처럼 다가오는 느낌이랄까요? 마요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최유나가 만들어낸 캐릭터 페페리코는스마트폰 테마 누적 다운로드 1,000만을 넘겼다고 하는데요. 그림들이따듯하고 사랑스러워서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간단하지만 그 계절에 잘 맞는 레시피도 알려주는데요. 여름에는 청량함이 가득한 청포도 에이드’, 가을에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줄 양파수프가 기억에 남아요. 아무래도 페페리코와 포포리코가 레시피를 함께해주니더욱 사랑스럽고, 또 왠지 요리치인 저도 만들 수 있을 거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들더군요.

늘 같은 자리에 있었던 액자. 항상그냥 지나쳐가던 액자가 어느 날 문득 눈에 들어왔어요. 곰곰이 들여다보니 그때 있었던 일이 새록새록떠올라 미소를 지어요.”

이 이야기가 참 좋았는데요. 덕분에 저도 집안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액자들을 살펴보게 되었네요. 참 좋은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마치제 주변에 행복이 감도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차갑기도 하지만, 한해가 또 지나간다는 느낌 때문에 자칫 우울해지기 쉬운 요즘, 행복한 선물처럼 다가오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영철·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 한 마디를 해도 통하는 김영철.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1
김영철.타일러 라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팟캐스트에 알람을 설정해놓고 매일매일 챙겨듣는 것이 바로 김영철, 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인데요. 아무래도 모국어가 한국어이다보니, 기본적으로 한국어로 생각을 하고, 영어로 표현을 바꾸게 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콩글리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데요. 팟캐스트를 듣다 보면 그것이 나만의 문제가 아님에 공감하기도 하고, 뜻은 얼추 통하지만 그 뉘앙스가 다른 것들을 구별할 수 있게 되고, 현재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표현을 익힐 수 있어서 너무 좋았는데요. 이번에 책으로 나오니 너무나 반갑네요. QR코드가 있어서 팟캐스트로 바로 들을 수 있어서 발음뿐 아니라 재미있는 방송도 들을 수 있고요. 또 정말 유익한 타일러의 팁을 따로 정리하지 않아도 되어서 확실히 편하네요.

제가 식탐이 좀 있어요.”라고 말하고 싶을 때, 저도 김영철과 거의 비슷한 표현을 연달아 떠올렸는데요. 그 중에 “food-addiction”은 거식증이나 폭식증처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기 쉽다고 해요. 그래서 타일러가 준비한 표현은 “I’m obsessed with food.”인데요. ‘food’대신에 ‘clothes’‘books’등을 사용해서 다양한 상황을 전할 수 있기도 해요. 물론 이 표현은 억양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는데, 가볍고 밝게 말해야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같이 2차 갈래요?”라고 하고 싶을 때도 “second round”라는 표현을 술자리에서 쓰면 내가 한 턱 쏘겠다라는 느낌이 된다니 조심해야겠어요. ^^

인상 좀 펴세요.”라고 말하고 싶을 때, 저도 쉽게 “Don’t be angry.”라고 말하곤 했는데요. 문제는 이 것이 지시나 명령의 뉘앙스라는 것입니다. 그냥 가볍게 농담처럼 충고하고 싶을 경우에는, “Life is tough, get a helmet.”이라고 하면 되는데요. 말이 만들어내는 상황을 떠올리면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고, 상대와의 관계도 더욱 자연스러워지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한 내 문자 씹혔어요라고 하고 싶을 때는, 우리의 읽씹과 비슷한 신조어를 익힐 수 있었는데요. 바로 “He ghosted on me”입니다. 이 역시 유쾌한 표현이라 자주 사용하고 싶어집니다.

거기다 지나치게 사전에서나 나올 법한 표현이나, 딱딱한 느낌을 주는 표현들을 일상적인 표현으로 많이 수정해주어서 좋았고요. 무엇보다 김영철과 타일러가 주고받으면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이 정말 재미있고 유쾌해서, 즐겁게 영어를 익힐 수 있는 책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찾아서 - 바로크 음악의 걸작을 따라서 떠나는 여행
에릭 시블린 지음, 정지현 옮김, 장혜리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첼로 솔로를 위한 최고의 작품이라고 불리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 대한 이야기를 읽기 전에, 일단 음악을 틀어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CD장을 찾아보니 첼리스트 양성원의 첫 번째 녹음 버전도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찾아서>의 추천사를 쓰신 분이라 그런지 마음이 가서 음악을 틀어놓았습니다. 사실 저에게는 상당히 어렵고 무거운 곡이기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들으니 또 다른 맛이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교과서에서 배우던 음악의 아버지’, 마냥 고지식하고 엄격해 보이던 바흐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예전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에서, 명작을 남긴 작가의 사진은 노년의 것이고, 그 모습의 사람들의 기억에 그대로 박제되어 버리기 때문에, 마치 그들은 처음부터 그러했을 것처럼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나요. 바흐 역시 마찬가지였는데요. 어쩌면 그의 음악이 갖고 있는 강건함과 세련됨은 그의 삶 속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왜 이제서야 깨달았을까 싶을 정도네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는 숨겨진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악기들을 뒷받침해주는 역할 정도로만 취급받던 첼로를 솔로 악기로 설 수 있게 해준 곡이었는데요. 물론 바흐 사후 200여년 정도는 연습곡처럼 취급 받던 시절도 있었지만요. 이 곡을 빛나게 해준 연주자는 바로 첼로 거장 파블로 카잘스였습니다. 바흐의 삶에 카잘스의 삶이 절묘하게 변주되는 느낌이 들 정도였는데요. 그리고 계속 제 귓가를 울리던 바흐의 음악조차 한 인간의 삶을 담아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문득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고 불리던 파가니니나 작곡가로 더 잘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큰 손으로 건반을 지배하던 피아니스트 라흐마니노프도 떠오르더군요. 작곡가와 연주자는 서로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존재들 같네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담아 이렇게 아름다우면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을 쓴 저널리스트 에릭 시블린도 한 몫 단단히 하는 느낌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케미컬 라이프 - 알아두면 쓸모 있는 생활 속 화학 이야기
강상욱.이준영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에 <우리는 어떻게 화학물질에 중독되는가>라는 책을 읽고 나서, 정말 광대한 화학물질에 둘러 쌓여 살아가는 일상이라는 표현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는데요. 하지만 너무나 당연한 듯 일상 속에 스며들어 와있는 화학제품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조금은 막막한 느낌마저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화학에너지공학과 교수 김상욱과 소비자주거학과 교수 이준영이 함께 쓴 <케미컬 라이프>가 더욱 유용하게 느껴졌던 거 같아요. ‘알아두면 쓸모 있는 생활 속 화학 이야기라는 부제에 딱 맞는 책이기도 하고요.

책을 읽으며 흥미롭게 느껴졌던 것은 바로 잘못된 사용방법에 대한 부분이라고 할까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 중에 하나인 모기를 잡기 위해 사용하는 살충제에 대한 이야기도 그러했습니다. 가장 위험하다는 코일식을 제외하고는 저 역시 전자식, 스프레이식, 그리고 곤충 기피제까지 다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이를 조금 더 정확하게 사용하면 인체에 해로운 성분에 노출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일단 환기가 필수적이라는 것이죠. 판매하는 기업에서 이를 조금 더 섬세하게 정리해서 알려주었다면 좋았겠지만요. 충분한 환기를 하지 않으면 초미세입자인 화학물질인 프탈트린이 몸에 쌓일 수 있다니 조심해야겠습니다. 또한 곤충기피제의 경우에는 만 6세 이하의 어린이들에게는 DEET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골라주어야 한다고 하네요. 이미 식약청에서 유아에게 사용을 금지시킨 성분이기도 하고요. 이와 비슷한 것이 바로 천연세제입니다. 다들 천연이고 친환경세제라는 이유로 즐겨 사용하고 있는데요. 책에서도 독특한 구조를 가진 뚝배기의 경우에는 베이킹소다로 세척을 해야 한다고 알려줄 정도니까요. 하지만 이런 제품도 사용방법을 잘 못 하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데요. 바로 베이킹소다, 식초, 소금 같은 것을 물에 녹여 분무기에 넣어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들 제품은 먹어도 되는 물질이지만, 코로 흡입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죠. 제대로 사용법을 숙지하고 사용한다면, 위험한 모기에서도 벗어날 수 있고, 친환경세제도 더욱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겠지요.

책에서는 위험한 장소, 위험한 음식, 위험한 물건, 위험한 정보로 화학물질을 분류하여 상세한 정보와 바른 사용법 그리고 피해야 할 부분들을 알려주고 있는데요.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풍부하게 갖고 있는 감자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네요. 감자의 경우에는 120도 이상에서 조리하면 발암우려물질이기도 하고 뉴런을 교란시키는 아크릴마이드가 형성된다고 해요. 그래서 절대 100도를 넘지 않는 물에 삶아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이처럼 잘 활용하면 충분히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많이 알려주어서 정말 좋았어요. 또한 앞으로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어떠한 제도가 있는지도 알려주고요. 책의 서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화학물질은 우리의 삶을 위험하면서도 동시에 풍요롭게만들 수 있으니,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는 도움을 주어서 좋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법의학, 예술작품을 해부하다
문국진 지음 / 이야기가있는집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 1호 법의학자 문국진의 <법의학, 예술작품을 해부하다> 법의탐적론(Medicolegal Pursuitgrapy), 고인과 관계된 문건, 유물, 창작물을 검체로 하여, 법의학으로 분석하는 것인데요. 고흐의 죽음이나 클레오파트라의 죽음처럼 다양한 예술작품들이 그 분석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또한 예술작품에 담겨 있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그 중에 너무나 아름다운 외모와 처연한 눈빛이 인상적인 귀도 레니의 베아트리체 첸치의 초상이 있습니다. 그녀와 그녀의 가족은 이탈리아 귀족인 아버지의 부도독하고 모진 학대에 시달리다 결국 아버지를 살해하게 되는데요. 결국 사형선고를 받게 된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화폭에 담은 것이죠. 이 작품은 많은 화가들이 모사를 하기도 했다고 해요. 그 중에 자화상으로 잘 알려져 있는 화가 엘리자베타 시라니의 작품도 있습니다. 엘리자베타 시라니는 화가인 아버지의 가혹한 교육으로 재능을 다 꽃피우기도 전에 요절하고 마는데요. 그래서인지 이 두 작품이 뛰어난 미술품이나 예술작품을 보았을 때 순간적으로 느끼는 각종 정신적 충동이나 분열증세를 뜻하는 스탕달 신드롬의 시작이 되었다는 것도 이해가 되더군요. 작품에 어려있는 간절한 슬픔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해요.

제가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3법의학, 예술작품을 해부하여 죽음의 원인을 밝혀내다인데요. 그 중에 클레오파트라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네요. 아무래도 클레오파트라는 독사에 물려서 자살했다고 오랫동안 알고 있어와서 그런 거 같아요. 클레오파트라는 아름다움을 숭배했고, 그래서 그녀는 죽음 그 순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아름답기를 바랐다고 해요. 그래서 고통없이 죽는 법을 알기 위해 실제로 인체실험을 하기도 했을 정도라는데요. 하지만 독사의 독에 의한 죽음은 고통이 심하고 심한 경련도 동반되기 때문에 그녀가 바라는 모습일 수는 없겠지요. 거기다 그녀가 죽었을 때 함께했던 두 몸종도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독사는 한 번 물고 나면 그 독성이 감소하고, 이집트에 많이 서식하는 방울뱀의 경우에는 한 번 무는 것으로 그 독액이 거의 다 소모된다고 해요. 그래서 그녀와 몸종들이 죽어 있는 모습에 대한 글과 장 안드레 릭싱의 <클레오파트라의 죽음>이라는 그림을 통해 판단해보면 일산화탄소 중독을 의심할 수 있나 봐요. 예전에 사랑하는 이에게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어서, 가스중독자살을 한 여인에 대한 괴담을 들은 기억도 떠올라서, 저 역시 이 설에 무게를 두고 싶어지네요.

그리고 흑인은 손톱이 자라지 않는다라는 변론으로 무죄판결을 받은 이야기는 좀 어이가 없었지만, 그 이야기로 이끌어주던 로댕의 작품은 아직도 눈에 선해요. 이렇게 예술작품과 법의학의 이야기를 함께 만나는 것은 정말 독특한 경험인 거 같아요.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17-12-22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2017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