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게 랍스터를 먹는 법 - 미식가를 유혹하는 음식 교양 사전
애슐리 브롬 지음, 루시 앤젤맨 그림, 신용우 옮김 / 이덴슬리벨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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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참 예쁘면서도 유용한 책을 만났네요. 타고난 식도락가답게 음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애슐리 브롬과 우아하면서도 섬세한 일러스트를 더해준 루시 앤젤맨의 <우아하게 랍스터를 먹는 법>입니다. 제목 덕분인지, 낯선 음식에 접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일 거 같았는데요. 아무래도 로맨틱 코미디 같은 것에서 랍스터를 제대로 먹을 줄 몰라서 난처한 상황이 펼쳐지는 장면이 많아서 그런 거 같아요. 물론 그런 부분에 대한 것도 잘 짚어주고 있어요. 이 부분에서 일러스트가 정말 돋보입니다. 생선을 좋아하지만, 발라먹을 줄 몰라서요. ‘통 생선 먹는 법중에서도 다름 아닌 잘 익은 생선살은 뼈에서 쉽게 떨어진다. 지저분해져도 상관없다면, 그냥 포크로 살만 떼어 먹자.”라는 이 기억에 남더군요. 물론 전체적으로 보면, ‘미식가를 유혹하는 음식 교양 사전이라는 부제가 더욱 적절한 거 같아요.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의 분위기. 어머니가 부엌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고 계신 걸 알았을 때의 설렘. 나는 더 많은 사람이 이렇게 가족들과 저녁을 먹으며 인생의 즐거움을 알아가길 바란다.” –폴 프뤼돔

책을 읽다 보면, 음식에 대한 다양한 글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요. 또한 제가 아보카도를 즐겨 먹어서인지, 손질법뿐 아니라 아보카도 먹을 때 알아두기!’에서 알려준 직접 집에서 재배할 수 있는 방법도 한번 해보고 싶어지더군요. 또한 무한도전을 볼 때 정말 웃으면서 봤던 무인도에서 코코넛 먹기를 기억나게 하는 코코넛 쪼개는 법도 알려주더라고요. ‘음식 편애하기에서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싫어하는 음식 맛보는 법이 기억에 남아요. 어느 정도 편식을 하는 편이라서, 저도 이런 상황에 처할 때가 많은데요. 꼭 기억해야 할 마음가짐부터 시작됩니다. 바로 누군가 애정을 담아 만든 요리를 보고움찔 놀라기 없기’, 정말 제가 꼭 갖추어야 하는 것이더군요. 이런 접근법이면, 책에서 제시된 방법뿐 아니라, 더해서 선택할 수 있는 여지 역시 많아질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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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세계사 4 - 철부지 애첩에서 신이 보낸 악마까지, 달콤하고 살벌한 유럽 역사 이야기 풍경이 있는 역사 5
이주은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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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블로거 ‘눈숑눈숑 밀푀유’, 그녀가 들려주는 세계사 이야기는 정말 흥미진진해요. 저 역시 구독을 해놓고 있는데, 그래도 이렇게 <스캔들 세계사> 4편으로 돌아와서 더욱 반갑네요. ‘철부지 애첩에서신이 보낸 악마까지, 달콤하고 살벌한 유럽 역사 이야기, 라는 부제를 보자마자 어떤 이야기인지 대충 짐작이 가는 것을 보면요. 정글북의 작가인 J. R. 키플링의 “역사를 이야기 형식으로 가르친다면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에 절로 공감이 가네요.

4편의 표지를 장식한 인물은 바로 제정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이 2세 입니다. 아무래도 마지막 황녀인 아나스타샤 덕분에 더욱 잘 알려진 인물이기도 해요. 상당한 미남이었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황제지만, 안타깝게도 신이 보낸 악마에게 조정당하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탄핵정국을 통해서 우리나라에서 유명세가 커진 인물이 아닐까 하는 라스푸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치유능력이 있는 신비로운 순례자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그는, 황후인 알렉산드리아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는데요. 혈우병으로 고통받던 알렉세이 황태자의 증세를 일시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다고 해요. 그렇게 황후를 손아귀에 넣은 그는 전쟁에 나간 황제까지도 쥐락펴락하면서 권력의 실세로 등장하게 되는데요. 그 시대의 상황을 풍자한 그림, 마치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조정당하고 있는 황제와 황후를 보면, 왜 그렇게 익숙한지 말이죠. 참 웃기면서도 슬픈 상황이었네요. 결국 그의 권력농단은 2월혁명으로 인한 제정러시아의 붕괴까지 초래하게 되고, 앞서 언급한 마지막 황녀의 에피소드까지 연결되게 되죠.

이번 편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조금 더 넓힌 것이 이색적이었는데요. 그 중에 멕시코에서 위대한 영웅으로 칭송받는 베니토 후아레스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더군요. 멕시코 원주민 출신으로 대통령의 자리까지 올라간 베니토 후아레스와 오스트리아 왕실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멕시코의 마지막 황제가 되었던 막시밀리아노 1세가 등장하는데요. "내가 받아들인 불운한 나의 조국이 이제는 승승장구하기를 빈다"라며 비바 멕시코(멕시코 만세)!”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처형된 막시밀리아노의 마지막은 정말이지 마네가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을 여러 점의 작품으로 그려냈는지 이해가 될 정도였어요. 어느 입장에 서느냐에 따라 그 평가가 극명하게 갈릴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참 많은데요. 이 역시 그런 케이스가 아닌가 합니다. 역시나 그 이야기를 알면 알수록 더욱 재미있는 것이 역사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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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시스터즈 키퍼
조디 피코 지음, 이지민 옮김, 한정우 감수 / SISO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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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영화로 마이 시스터즈 키퍼, My Sister's Keeper’를 본 적이 있습니다. 삶과 죽음에 대해서 그리고 나아가서는 인권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보게 해주는 이야기였는데요. 그 때의 여운이 남아 있어서, 이번에 원작이 새로운 번역과 전문가의 감수를 더해서 출판되어서 읽어보게 되었어요.

"제 몸을 지키기 위해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

용돈을 모아 변호사를 찾아온 13살 안나 피츠제럴드의 이 말이 참 의미심장한데요. 그녀는 급성전골수세포성백혈병이라는 희귀병을 갖고 있는 언니 케이트의 치료를 위해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맞춤 아기라고 할 수 있어요. 뱃속에 있을 때도 이름조차 갖지 못했어요. 태어나서는 제대혈을 언니에게 주는 것으로 시작해서, 림프구, 골수, 백혈구, 조혈세포 등을 기증해야 했고, 이를 위해서 자신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 상태였지요. 언니의 병은 나아지지 않았고, 이제는 신장을 하나 이식해주길 원하는 엄마의 요구에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나서게 된 것입니다. 사실 그런 아기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잘 몰랐기 때문에 영화를 볼 때도, 그리고 소설로 접할 때도 정말 충격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인간의 생명은 소중한 것이지만, 그 것을 위해서 다른 생명의 일방적인 희생을 필요로 한다면, 그것이 과연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영화를 볼 때도, 그리고 지금도 저는 일관되게 안나의 입장에 서서 응원을 했었어요. 그래도 아버지인 브라이언, 그리고 첫째인 제시, 그리고 케이트까지 그들의 입장에 공감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어요. 특히나 소설로 그들의 시점에서 교차하면서 이야기를 바라보니 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영화를 보는 내내 저에게 답답함을 넘어서 분노를 안겨주었던 사라마저도요. 마치 경주마처럼 시야가 가려져 오로지 아픈 케이트 만의 희로애락만 살피는 그녀의 집착도 아주 미세하게나마 공감이 되더군요. 어쩌면 그녀에게도 엄마는 처음이라, 그리고 또한 아픈 딸을 지켜내야 하는 엄마 역시 처음이라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마음도 들었어요. 아무래도 그 이유는 제가 소설과 영화의 마무리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하지만 소설은 제 입장에서는 반전 그 자체였고, 이 책의 제목이 은유적인 것이 아니라, 정말 직설적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기분이 묘해졌네요. 그냥 안나에게 의학적 치료에 대한 결정권을 준 판결로 끝냈으면 안 되는 것이었을까요? 소설의 마무리를 몰랐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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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이야기 속 위대한 생각 - 르네상스부터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 시대까지
이수철 지음 / 미디어숲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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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 축사로 했던 점을 연결하라,Connecting the Dots' 이야기를 참 좋아하는데요. 저로서는 어떤 위안이 되는 말이거든요. 활자를 읽는 것을 워낙 좋아하고, 관심사도 다양한 편이기 때문에 책을 꽤 보는 편인데요. 그렇게 수박 겉 핥기 식으로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소리를 들을 때도 있어요. 저도 제가 그런 성향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름 마음에 걸리기도 했고요. 그러다 보게 된 것이 바로 스티브 잡스의 말이었습니다. 이렇게 찍어놓는 점, 즉 경험들이 미래에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연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스마트교육학자 이수철의 <사소한 이야기 속 위대한 생각>을 읽으면서도 이 이야기가 많이 떠올랐던 거 같아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시대에서,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서로 다른 학문을 연결해서 또 다른 길을 찾아나가는 것이 아닐까 해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초연결사회를 흥미로운 접근법으로 만날 수 있게 해주거든요.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있는 아이템이나 아이디어에 연결되어 있는 생각들을 살펴볼 수 있어서 그런 거 같아요. 재미있는 것은 각 주제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짧은 편인데요. 그 것 역시 마인드맵처럼 책 속에서 혹은 제 머릿속의 생각 속에서 연결시켜나갈 수 있다는 것이죠. ‘연결의 시대에 대한 이야기에서, 마인드맵이 인터넷과 연결하여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연결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죠. 가장 대중적인 형태로 보자면 집단 지성의 상징과 같은 위키디피아가 있겠지만요.

언젠가 임진왜란 때 일본이 얼마나 전략적으로 침공을 한 것인지에 대한 글을 본 적이 있어요. 선진문물을 약탈하기 위한 치밀한 조사가 있었거든요. 그렇게 끌려간 장인 중에 도조 이삼평이 있었지요. 그가 만들어낸 자기는 중국이 혼돈에 빠진 시기에, 유럽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는데, 여기에 하나 더 주목할 점이 있었습니다. 자기를 수입할 때, 사용했던 포장지가 바로 일본의 풍속화인 우키요에였는데요. 이 그림들이 19세기 말 유럽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면서 자포니즘이 나타나게 된 것이죠. 또한 여기에서 제가 아는 것을 더해 보자면, 일본의 기술을 배운 유럽에서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소뼈를 태운 재를 더해 본차이나Bone China’를 만들어내는데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본차이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면, 이런 일련의 과정은 마치 나비효과처럼 느껴진다고 할까요? 이 책을 읽다 보면, 이렇게 생각을 더욱 확장시켜나갈 수 있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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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집
소피 골드스타인 지음, 곽세라 옮김 / 팩토리나인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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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갖고 있는 시각적인 언어와 탄탄한 소설과 같은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래픽 노블인데요. 소피골드스타인의 <여자들의 집>은 작품성과 대중성을겸비한 최고의 그래픽 노블에 수여되는 이그나치 어워드를수상한 작품입니다.

제국에서 25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미개척 행성 마푸에 제국의 헌신적인 사도님들이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마치 수녀의 베일같기도 하고, 히잡같기도 한 독특한 머리장식을 한여인들이지만, 자신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옷차림을 하고 있어서, 구별하기는쉬웠던 거 같아요. 이들이 만나게 된 것은 바로 4개의 눈을갖고 있는 자일 딘(자엘)입니다. 일단 그들이 접하게 되는 부분에서 보자면 유일한 남성이지요. 이행성은 제국과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하지만, 또 행성이 습기가 많아서 전자제품이 버텨낼 수 없는 상황인데요. 그래서 여성들은 그 곳에 사는 원주민들을 교육하는 일에 앞장서고자 하더군요.

각자 다른 옷차림으로 드러내는 그들의 개성은 명확했는데요. 단 한명의 남성에게 호기심을 드러내는 과학자 리브카와 그녀에게 사감선생처럼 훈계를 하는 아프라, 그리고 호호아줌마를연상시키는 교육자 키지와 그들을 이끌고 있는 사라이입니다. 행성의 모든 여성 그리고 행성에 찾아든 리브카의마음까지 사로잡은 자엘은 모프병에 걸려 고생을 하는 사라이에게마음을 주는데요. 그런 사라이를 질투하는 리브카와의 충돌 그리고 봉사를 하러 온 것이라며 자신들의 신념을이야기하지만, 교육보다는 교화에 가까운 그들의 행보도 그러하고요. 거기다끝까지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원주민 여성과 이주민 여성들 사이에서 이상한 행보를 보여주는 자엘까지 정말 이야기는 미스터리 그 자체더군요. 온갖 사건이 다 벌어진 후에야 겨우 도착했던 자엘의 전과에 대한 정보가 독자에게 공유되지 않아서 처음에는 답답함그 자체였던 거 같아요.

하지만, 그래서 더욱 해석의 여지가 많았던 거 같아요. 다시 책을 읽어보니, 이야기를 따라가느라 유심히 보지 못했던 그림들이눈에 들어오더군요. 그 다음에 읽을 때는 제 나름대로의 가정을 갖고 읽었었어요. 바다로 떠났다가 돌아오지 않았던 사라이의 아버지에 대한 것이었죠. 그렇게읽으니 이 작품의 또 다른 결이 보이는 거 같았어요. 그래서인지 처음 읽었을 때보다, 두 번째, 세 번째 읽었을 때 더욱 재미있던 책이었네요. ‘SF와 사이코섹슈얼 드라마의 판타스틱한 만남에서 성장소설까지의변주가 가능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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