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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소본능 - 환경부 2018 우수과학도서 선정, 국립중앙도서관 2018년 휴가철에 읽기 좋은 도서 선정
베른트 하인리히 지음, 이경아 옮김 / 더숲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생물학자이자 이제는 철학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베른트 하인리히,
그를 ‘우리 시대의 소로’, ‘현대의 시튼’라고 부른다고 하는데요.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는 미국 동붑부 메인 주의 숲에서 자연과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는 이야기인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에 이어서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가 갖고 있는 귀소성을 탐구한
<귀소본능>을 읽고 나니, 그에게
주워진 수식어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네요.
귀소성, 그는 이를 “생존과
번식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 이동하고, 그렇게 찾아낸 곳을 자신의 필요에 맞게 만들고, 떠나갔던 보금자리를 찾아 되돌아오는 능력’이라고 정의 합니다. 길을 탐구하는 <온 트레일스>라는
책을 읽으면서, 화석에 남겨져 있는 고대 생물의 여정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이 역시 안정적인 곳으로 향해 움직이는 형태였던 것이 기억 나더군요. 그래서인지
이 책을 통해서 귀소 본능하면 떠오르는 연어나 장어 같은 어류나 비둘기나 철새 같은 조류뿐 아니라, 곤충이나
포유류까지 생명체가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귀소에서 빠질 수 없는 보금자리
그 것을 만들어낸 숲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의 건축기술도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둥지로부터 배우다>라는 책을 통해서 ‘동물축가’들의
놀라운 집짓기 능력을 본 적 있었는데요. 이 책에서도 삽화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더군요. 책을 읽으면서 전에 읽었던 책들이 떠오를 때가 많았는데요. 덕분에
여러 권의 책을 다시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그리고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에 인간 역시 빠질 수 없지요. 어떻게
보면, 베른트 하인리히가 귀향을 한 것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 것은 너무나 당연하겠지요. 문득 로버트 프로스트의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라는 시가 떠올랐어요. 더 없이 적막하지만 아름다운 자연에 빠져 들다가도
‘자기 전에 몇 마일을 가야한다’라며, 자신을 다잡는 모습이 인간이 갖고 있는 귀소성처럼 느껴졌거든요. 는데요. 이야기 하는데요.
전작을 읽고 나서, 도시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이 너무나 자연과 멀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영화 폴리네시아의 신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모아나’에서 자연의 신호를 읽어내 항해를 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는데요. 곤충과 새들 역시 그런 방식을 너무나 정교하게 사용하고 있지요. 안락한 섬에 갇혀 어느새 항해를 하지 않게 되고, 그러한 자신들의
능력을 잃어버렸던 영화 속 인물들을 떠올리면서요. 어처럼, 우리는
잠재되어 있는 귀소본능 마저 무뎌지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