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과의 공존 - 내 안의 우주
김혜성 지음 / 파라사이언스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래도 미생물하면, ‘감염, 소독, 박멸, 항생제같은 단어들이 먼저 연상되었던 시절도 있었는데요. 착한 미생물 특히나 유산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기게 되는 거 같아요. 이번에 읽은 <미생물과의 공존>은 그런 면에서 제 호기심을 잘 충족시켜주었던 거 같습니다.

미생물은 말 그대로 아주 작은 생물체를 이야기합니다. 그 수가 너무나 방대하기도 하고, 인간의 몸에서 살아가는 미생물의 수는 체세포를 훌쩍 뛰어넘는 39조로 추정될 정도라고 하네요. 그래서 이 책에서는 우리 몸과 건강에 관련된 부분이 많이 밝혀진 '세균(bacteria)’을 주로 다루고 있어요. 재미있는 부분은 미생물은 우리 안에서 상당히 중립적인 경우가 많고 유익한 활동을 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다만, 병적인 미생물이 코나 혹은 입으로 침범하면서 그 수를 대폭 늘리면 문제가 되는 것이죠. 특히나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있으면 더욱 그러한 문제가 커지는데요. 미생물이 갖고 있는 수평적 유전자 교환이 변이를 빠르게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대장균 같은 경우도 평소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을 만들어내면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는데요. 하지만 세균의 균형이 깨지면, 20분마다 세포분열이 가능한 대장균이 급속하게 증식되면서 배탈과 설사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죠.

특히나 제가 관심이 있던 부분은 제가 염증수치가 높은 편이라, 바로 염증에 대한 부분인데요. 병적 미생물의 침범에 대응하는 형태가 바로 염증인데, 이 역시 장내 미생물을 잘 관리하면 좋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특히나 빵과 디저트를 아주 즐기는 편이라, 이렇게 정제된 탄수화물은 장내의 미생물에게 영양분을 공급할 수 없다고 해요. 그래서 몸에는 에너지 과잉이 일어나지만 미생물에게는 에너지가 결핍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죠. 거기다 채소나 과일에 함유된 미생물이 장 미생물에 좋은 먹이가 된다고 하는데, 저는 채소도 갈아서 먹는 편이라, 거기까지 가지를 못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체내에 미생물의 수도 작고 다양성도 떨어질 수 밖에 없고, 그러한 불균형은 자연스럽게 염증이랑 연결이 되더라고요. 수많은 약을 먹는 것보다, 제 몸 안에서 태초부터 함께 살아온 미생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찾아보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착한 사람들 - 사이코패스 전문가가 밝히는 인간 본성의 비밀
애비게일 마시 지음, 박선령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사이코패스 전문가가 밝히는 인간 본성의 비밀이라는 부제와 <착한 사람들 Good for Nothing>이라는 책제목이 처음에는 반어법처럼 느껴졌었는데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어쩌면 이타주의로 인간의 본성이 선함을 증명하고 있는 사람들을 가장 잘 드러나게 하는 존재가 바로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의 저자 애비게일 마시는 고속도로에서 한 사람의 도움으로 구조되었던 적이 있는데요. 제목 그대로 ‘Good for Nothing’을 행하는 사람을 보면서, 그녀는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다른 이를 도울 수 있는 이타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 서있는 사이코패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행동과 뇌를 함께 연구하며, 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최악과 최선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그녀의 책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요즘 세상은 놀라게 하고, 공포에 물들게 하는 존재가 바로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합니다. 그들이 갖고 있는 사이코패시는 발달장애라고 해요. 이들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데, 특히나 타인의 고통에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못한다고 합니다. 편도체는 사회적 뇌라고 불릴 정도로, 인간의 경험을 사회적 정서적으로 조직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가진 아이들은 편도체 기능 장애 때문에, 타인의 고통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래서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사람들이 착한 행동을 하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함인 것이죠. 예전에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 강호순이 강아지와 찍은 사진을 SNS에 업로드한 것이 화제가 된적이 있어요. 일반적으로 사이코패스는 반려동물을 못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는 자신을 착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이미지메이킹 용도로 사용했을 뿐이었습니다.

이와 반대로 이타심이 강한 사람들은 타인의 두려움을 알아차리는 능력이 매우 발달해 있다고 해요. 그래서 그러한 관심과 연민을 바탕으로 직접 타인을 위해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것이죠. 심지어 그들은 그 행위 자체에서 강한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낀다고 해요. 문득 평범한 인간조차도 권위에 복종해서 충분히 잔혹한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실험에서 그녀가 읽어낸 또 다른 것들이 떠오르네요. 그 실험에 참여했던 사람들 중에 물론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하거나 공격적으로 행동한 사람들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사람이 더 많았다는 것이죠. 그 뿐만 아니라 책을 읽다 보면, 인간이 갖고 있는 이타심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보편적인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은 쉽게 요즘 세상이 각박해지고 있다고 말하죠. 그런데 이 말은 고대 그리스 벽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요즘 애들 버릇없어라는 낙서와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합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나 배려의 부분을 살펴보면, 과거에 비해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리고 다양한 자료를 보면 우리의 선함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기도 해요. 어떻게 보면, 사회가 자극적인 뉴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끊임없이 재생산해내는 것도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그것을 간과해서는 안되지만, 인간이 보여주는 선한 행동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그러한 선행은 거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인간의 본성이 냉혹하거나 이기적이기보다는 선하다는 것을 아직 세상은 따듯하고 살만하다는 것을 자꾸 일깨워주고, 자신도 선행을 베풀 수 있는 동기부여도 될 것이니까요. 이 책도 그런 취지에서 더욱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돌위에 새긴 생각
정민 엮음 / 열림원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소 정민 교수님의 책을 즐겨 읽는 편인데, <돌 위에 새긴생각>은 정말 책 제목부터 참 좋았답니다. 이 책은명나라 말기 장호라는 사람이 옛 경전에 좋은 글귀를 모아서, 그 시대의 대표적 전각가들에게 새기게 해서엮은 학산당인보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정민 교수가 2012년에 하버드 대학교 옌칭연구소에서 방문학자로 1년간 머물렀던 당시에, 희귀본 서가에서 이 책의 원본을 만나면서, 이렇게 개정판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전각가는 나무, , 금옥 따위에 인장을 새기는 일로 일가(一家)를 이룬 사람을 의미하는데요. 그래서전각은 서예뿐 아니라 조각, 그리고 회화를 아우르는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생각해보면 그 일이 참 수고로울 거 같은데요. 그저 편하게 종이에펜으로 글을 쓰는 행위만으로도 제 오른쪽 손가락에는 굳은 살이 박혀있는데, 그 것을 딱딱한 소재에 새기는일은 참 힘들었을 거 같아서, 더욱 유심히 살펴보게 되더군요. 보면볼수록 흥미로운 것은, 전각이 단순히 그냥 글씨를 옮겨 새기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죠. ‘人生須觀結局, 인생은 모름지기 그 마지막을 보아야 한다에서 , 볼 관은 정말 길게 그려져 있어서요. 정말 오래 바라보고, 기다려야 그 끝을 알 수 있는 것이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愛名之世忘名客, 이름만을 사랑하는 세상에서 이름을 잊은 나그네' 역시, 나그네의 길이 얼마나 외롭고 길지 생각해보게 하고요. 또한恨古人不見我, 옛사람이 날 보지 못함이 한스럽구나, 볼 견을 마치 요즘으로 보자면 이모티콘처럼 새겨 넣은 것이 독특하게 느껴지더군요. 책을쓴 옛사람을 우리는 벗으로 여기지만, 그들은 그러지 못함을 한스러워하는 문구인데요. 문득 이 전각을 새기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이런 식으로 작업을 했을지 저도 곁에서 볼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는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좋은 글 역시 많이 만날 수 있었는데요. 대략 400여년 전에도 물론 그렇겠지만, 지금까지도 참 의미있는 가르침을주는 글들이 많더군요. ‘幽境雖目前 不因閒不見, 그윽한 경치가눈앞에 있다 해도 한가함을 인하지 않고는 보지 못한다’, 정말 요즘 너무나 실감하는 말인데요. 평상시라면 좋아라 하면서 다녀왔을 낭만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여행지인데, 개인적인문제들이 겹쳐서 급하게 다녀오니 딱히 어떤 기억이 없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이 구절도 기억에 남아요. ‘藥裏關心詩總廢 花枝照眼句還成, 약 먹으며 마음 닫고 시를 모두폐했는데 꽃가지 눈에 들자 시가 절로 이뤄지네’, 자연의 치유력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죠. 약을 먹을 정도로 기력이 쇠하고, 마음의 문마저 닫아 거는 상황이라도,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접하면 다시 시를 지을 정도로 생기가 도니 말이죠. 또한편으로는 그런 상황이라도 주위를 돌아볼 잠깐의 여유만 있다면,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다가왔거든요. 아무래도 觀書悟昨非 把酒知今是,책 보다 지난날이 잘못됨을 깨닫고 술잔 잡고 지금이 옳음을 아네이 상황이 아닐까요. 이 책을 보면서, 또 한번 지난 날의 경솔함을 깨닫게 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우리는 어떻게 화학물질에 중독되는가 - 의식주와 일상을 뒤덮은 독성물질의 모든 것
로랑 슈발리에 지음, 이주영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부터인가 여행지를 고를 때, ‘광대한 자연이라는 표현에 솔깃할 때가 많았죠.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화학물질에 중독되는가>라는 책을 읽으며 머리 속에서 광대한 화학물질에 둘러 쌓여 살아가는 일상이라는 표현이 자꾸 떠오르더군요. 정말 우리의 일상에서 우리가 접하게 되는 화학물질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네요.

나름 화학물질이나 환경호르몬에 덜 노출되기 위해서, 신경 써서 물건을 고르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이 무색하게 화학물질들은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은 상태로 우리 바로 곁에 존재하고 있더군요. 인터넷을 하다 보면 의사들이 절대 먹지 않는 몸에 해로운 음식같은 게시물을 보게 되는데요. 제일 먼저 거론되는 것이 바로 가공된 육류였어요. 사실 제가 베이컨, 하몽, 살라미 같은 가공육을 즐겨 먹는 편이라 뜨끔하긴 했지만요. 그렇게 많은 양을 먹는 것은 아니니까 하며 외면하곤 했지요. 하지만 양의 문제도 있지만, 기간의 문제도 있고요. 또한 가공육 뿐 아니라 각종 식품 첨가물, 주방용품, 농산물, 유해한 연기, 화장품, 섬유에 이어 심지어 물까지 정말 다양한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상황에서는 그러한 화학물질들이 어떻게 칵테일 효과를 만들어낼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도 큰 문제였습니다. 그 중에 제가 가장 당황했던 것이 바로 물인데요. 수돗물에도 다양한 화학물질이 섞여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요. 생수가 주로 유통되는 형태인 플라스틱 병도 그러하지만, 지하수 자체에서도 농약이 검출되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이 양은 수질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기는 하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 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죠.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화학물질을 피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아닌가 싶어서 걱정스러워지더군요. 하지만 아는 것이 힘이라고 하잖아요. 어떠한 화학물질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지 제대로 알아야, 유독한 화학물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으니 말이죠. 그런 면에서 부록으로 나온 유독 물질 가이드가 정말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나 몸을 해독해주는 간을 보호해줘야 하기 때문에, 간을 보호하는 차에 관심이 많이 가고요. 가정에서 살충제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천연 퇴치법이나, 그 것이 어려울 경우 사용하는 천연제품에 대한 정리도 눈길이 갔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매일 먹고 싶은 베이글 - 일본 최고 베이글 맛집의
테코나 베이글 워크스.고바야시 치에 지음, 정연주 옮김 / 경향미디어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삼시세끼를 빵으로 먹을 때가 많고, 음료를 달게 먹는 편이라서, 될 수 있으면 빵은 담백한 맛을 선호하게 되요. 그러다 보니 베이글 역시 즐겨 먹는데요. 쫀쫀하다 못해 찰진 식감때문에 더욱 좋아해서, 베이글을 사다 놓곤 하죠. 그래서 이번에 요요기 공원의 명물이라는 테코나 베이글 워크스의 <매일 먹고 싶은 베이글>을 만나서 너무나 좋았네요. 제목부터 너무나 공감이 가는 책이고요. 직접 베이글을 만드는 방법뿐 아니라, 베이글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거든요.

매장에서는 천연효모를 사용하지만, 책에서는 다루기도 쉽고 구하기도 쉬운 인스턴트 드라이이스트를 사용하는 방식이고요. 그 식감에 따라 말랑말랑, 쫀득쫀득, 쫄깃쫄깃한 베이글을 만들어 볼 수 있답니다. 저는 플레인 베이글을 제일 좋아하기는 하지만, 책에서는 베이글에 어울리는 속재료도 많이 소개해주고 있어요. ‘닭고기 미소볶음 대파’, ‘참깨 참치’, ‘파래 치즈같은 속재료는 그 특이함에 눈길이 갔고요. ‘매콤달콤 참치조림은 그냥 만들어서 베이글에 얹어먹어도, 밥반찬으로 먹어도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속재료를 만드는 법 역시 세심하게 정리해놓았거든요. 특히나 계절감이 느껴지는 식재료와 베이글의 어울림을 고려한 레시피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딸기가 나오는 계절이라 그런지, ‘상큼한 딸기와 달콤한 화이트 초콜릿의 환상적인 궁합을 맛볼 수 있다는 딸기우유베이글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저는 그냥 치즈 한 장 올려서 구워먹거나 크림치즈를 듬뿍 올려서 먹는 것을 좋아해요. 하지만 나가서 먹게 되면 샌드위치로 즐겨 먹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샌드위치에 대한 레시피도 식사용과 디저트용을 나눠서 수록한 부분도 좋더라고요. 집에서 만들어 먹기 좋을 거 같았고, (dip)의 경우에는 메이플 밀크 크림치즈를 직접 만들어서 먹어보았는데, 정말 궁합이 좋더라고요. 이런 것들은 얼마나 보관할 수 있는지도 알려주는 것이 세심하게 느껴졌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