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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숍 스토리 - 취향의 시대, 당신이 찾는 마법 같은 공간에 관한 이야기
젠 캠벨 지음, 조동섭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전 세계 300개의 서점 이야기를 담고 있는 <북숍 스토리> ‘이야기story’가중요한 부분인 것이 단순히 서점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곳을 운영하는 사람들 혹은 그 곳에서 함께추억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거든요. 처음에는 사진이 없는 것이 아쉽다고 생각했지만, 검색을 통해서 수많은 사진을 볼 수 있는 시대잖아요. 벨기에 브뤼셀에자리잡은 콘셉트 서점 ‘쿡 앤드 북’도 책에서 읽고 궁금해서찾아보니 충분한 자료를 얻을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도리어 책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서점에 관련된 작가들의 인터뷰를 들을 수 있는 것이 더욱 정답게 느껴지더군요.

베스트셀러 작가 겸 런던 앤티크 서점 ‘리핑 얀스’ 직원인 젠 캠벨의 <북숍 스토리>는 영국 동네 서점 살리기 캠페인인 ‘Books Are My Bag’의2014 공식 추천도서이기도 한데요. 정말 이 책을 읽다보면, 가고 싶은 서점들이 너무나 많이 생기는 거 같더군요. 여행을 가면, 서점을 방문하는 편이라서, 예전에 대영박물관을 갔다가 근처에 있던‘런던 리뷰 북숍’에 갔을 때의 그 독특한 분위기도 떠오르고말이죠. 다양한 서점이 갖고 있는 각각의 개성 덕분에, 조안해리스가 인터뷰에서 “책을 사는 행위 자체를 어떤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 수 있어야”라고 말하는 것이 이해가 될 정도였어요. 제가 제일 궁금했던 곳은바로 영국의 ‘북 바지The Book Barge’인데요. 전장 18미터의 배가 서점이 된 것인데, 리치필드에 정박해있는 북 바지는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해요. 저는뱃멀미가 없는 편이라, 배에서 책을 읽는 느낌이 참 좋게 기억되어 있어서, 더욱 가보고 싶더군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았는데요. 웨일스 숲 한가운데에 있는 농장을개조한 서점 펜들버리스는 책 도둑으로 골머리를 앓았다고 해요. 그러다 스페인에서 휴가를 즐기던 친구가바르셀로나 산페드로 왕조때 책 도둑을 저주하기 위해 쓰인 주문을 알려주어서, 프래카드로 서점에 걸었는데요. 실제로 그 후로 책이 사라지지도 않고, 돌려받기도 했다고 하네요. 심지어 펜들버리스의 책이 아닌 것까지 말이죠. 그 후로 언론에서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자신도 저주를 받을까 걱정한 책도둑들이 도리어 협박을 시작했다니 재미있더군요. 저에게도 그 저주문은 꽤나 독해보이긴 했답니다. 그리고 저와 인연을맺은 아이들이 많은 케냐의 서점 이야기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반가웠는데요. 노력이라는 뜻을 가진 ‘킨다’ 서점은 2007년대선에선 개표부정 시비로 벌어진 유혈사태로 문을 닫았는데요. 서점 주인은 칼렙이 ‘조킨다,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라는이름으로 두번째 서점을 열었다는 것이 너무나 다행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케냐 국립도서관에서는 유목민의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낙타 도서관을 운영하기도 해요.
유럽과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그리고 아시아까지 정말 다양한 지역의 서점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일본의 대표적인 책방거리인 진보초와 중국의 상하이에 있는 정말 아름다운 서점 종서각은 저 역시 좋아하는 곳이라그런지, 글이 너무나 짧은 것이 약간 아쉬워질 정도더군요. 그리고홍콩에도 특색 있는 서점들이 많은데 말이죠. 2편이 나와서 더 많은 서점의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고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