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을 걸어도 나답게 - 오로지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낸 강수진의 인생 수업
강수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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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국립 발레단 예술감독으로 활발하게 활동중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두 번째 에세이 < 한 걸음을 걸어도 나답게>

세계적인 발레리나이자 가장 나이가 많은 현역 발레리나 강수진의 첫 번째 에세이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를 너무 인상적으로 읽었기 때문에 다음 책을 기다리곤 했었는데요. 약간 겹치는 내용도 있기는 했지만, 이제는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는 그녀의 표현처럼 몸보다는 머리를 쓰는 새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발레리나 강수진 하면 워낙 유명한 분이죠. 고 노무현 대통령이 건네신 농담처럼 얼굴보다 발이 더 유명한분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제는 18시간씩 연습하며 익혀온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헌신적으로 전해주는 것에 열중하는데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을 알려주어서, 후배들이 조금은 덜 힘들게 하지만 더 좋은 방향으로 발레의 길을 걸을 수 있게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낸 강수진의 인생수업이라는 부제답게 배울 것도 참 많았어요. 특히 남편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데요. 저 역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남편과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것 같아요. 한 기자가 남편인 툰치 소크만에게 사랑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하는데요. 거기에 한국말을 하나도 못 알아듣는데, 3시간 동안 옆에 앉아 있어주는 거!”라고 답을 하지요. 정말이지 마음에 와 닿는 말이었어요. 저와 함께 친가에 방문했을 때, 자기를 너무 오래 혼자 두지 말라고 하던 남편의 마음도 미루어 짐작도 되고 말이죠.

그리고 그녀의 꿈과 목표에 대한 이야기는 저에게 큰 도움이 될 거 같네요. 혹독한 연습을 거쳐 화려한 무대에서 아름다운 연기를 펼치는 강수진의 꿈과 목표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해요. 그렇게 하루를 힘껏 살아내고 느끼는 단순한 보람을 이야기하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저는 늘 조금만 더 노력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며 늘 먼 곳을 바라보곤 했죠. 하지만 그러면 막상 그 성과를 움켜쥐더라도 허무한 기분이 들 때가 많아요. 또 다시 더 먼 곳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게 노력하는 하루하루를 보람으로 받아들이면, 다른 느낌이 들 거 같네요. 얼마 전 읽은 책에서도 하루를 아주 작은 플러스로 상태로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었는데요. 아무래도 요즘 제가 필요한 것이 열심히 산 하루의 소박한 보람과 행복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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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 박물관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1
현주은 지음 / 바른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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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리치 영국 국제학교에 재학중인 열여섯 살 현주은의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대영 박물관>

처음 대영박물관에 갔을 때, 영국에서의 일정을 모두 여기에 쏟아 붓고 싶다고 간절히 바랐기 때문에, 작가가 조금은 부럽게 느껴지더군요. 대영 박물관을 주제로 한 책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다녀봤을테니 말이죠. 다음 책은 대영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곳들 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옥스포드 대학내의 애쉬몰리언 박물관을 소개해준다고 하는데, 이 곳이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이 책은 9가지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고대이집트, 고대 그리스와 로마, 중동,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그리고 주제별이 있지요. 주제별에서는 돈이나 시계 그리고 삶과 죽음으로 정리한 유물을 만날 수 있는데요. 지름이 3미터가 되는 돈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네요. 태평양 바다의 마크로네시아의 작은 나라 얍에서 온 것인데요. 돈의 개념이 귀한 소유품이나 선물이라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릅니다. 그렇기에 평균적으로 5-7톤의 무게가 나가는 돈을 만든 것이죠. 대영박물관에 있는 것은 비교적 작은 것들이라고 하는데, 기술력이 조금만 더 따라주었다면 그들의 수집욕에 비추어 봤을 때 충분히 가져다 놨을 거라는 씁쓸한 생각도 들더군요.

대영박물관을 갔을 때 정말 놀랐던 것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관의 문화재 양이었던 거 같아요. 정말 거기만 보기에도 오랜 시간이 필요할 거 같았는데요. 책 분량도 그와 비슷하더군요. 아무래도 대영박물관하면 떠오르는 로제타스톤, 여기에는 이집트 상형문자와 고대 그리스어가 병기되어 있었는데요. 그리스어가 해독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도 했었죠. 이 책 역시 영어와 한국어를 병기하고 있는데요. 두 가지의 언어로 읽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기는 하지만, 왜 그랬어야 했나 하는 의문도 함께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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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와 사우나만 있으면 살 만합니다 - 하루하루 즐거운 인생을 위한 사소하지만 절대적인 두 가지 기준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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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다카시의 <만두와 사우나만 있으면 살 만합니다> 이 책의 원제는 幸福論절대행복론인데요. 제가 마침 시이나 링고의 幸福論이라는 노래를 듣고 있어서인지, 원제가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기는 했어요. 물론 한국어판의 제목이 더욱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죠. 일본 청년들의 멘토, 혹은 메이지대 괴짜 교수로 불리는 사이토 다카시, 저는 그를 다작의 작가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제목이 바뀐 것이 더욱 마음에 들었는지도 몰라요. 

특히 이 책에서 들려주는 57가지의 행복론 중에서, “반복되는 일상이 주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가 제일 마음에 들기도 했거든요. 생의 마지막에 삶을 돌아보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반복되고 있는 하루하루를 결산해보자는 것이었어요. 좋았던 것은 플러스, 나빴던 것은 마이너스, 그렇게 해서 제로면 괜찮고, 때로는 약간의 플러스가 된다면 더 없이 좋은 것이죠. 그 방법은 아주 단순해요. 제목처럼 만두와 사우나만 있어도 그러니까 생활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행복으로도 충분히 플러스가 되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오늘을 결산할 때, 오늘 먹었던 빵이 제가 원하던 맛 그대로 크리미하고 맛있었으니까 플러스 요인이 충분했네요.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 그리고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에서 나온 머릿속을 정리하는 법은 저에게 정말 필요한 조언이었습니다. 저는 항상 미련이 많고, 우유부단한 편이라서요.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고민하고 그렇게 결정하고 나면 그냥 한쪽 구석으로 밀어두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타격왕 경쟁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을 때, 스즈키 이치로가 했던 말도 기억에 남는데요. “제가 조절할 수 없는 일에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이 문장을 새긴 팔찌라도 하나 만들어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리고 사소한 기술이 있다면 나이 드는 것도 두렵지 않다도 참 좋았어요. 제가 좋아하는 즐거운 무민 가족이 등장하는데요. 무민마마는 나무딸기 주스를 잘 만들죠. 그래서 무민마마가 주스를 만들면 주위 사람들도 행복해하죠. 천부적인 혹은 천재적인 재능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취미나 기술을 익혀두고 발전시켜 나가면 되는 것이네요. 생각해보면 남편은 요리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파스타 하나는 정말 잘 만들어서, 저에게도 좋은 추억이 정말 많았어요. 저도 그런 것을 하나 익혀두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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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가 있는 국경
김인자 지음 / 푸른영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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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늘 천재들에게 궁금한 것이 많았어요. 천재들은 과연 세상이 어떻게 보일지 그들의 머릿속에서는 어떤 일이 이루어지고 있을지 그런 것들이 말이죠. 그런데 <사과나무가 있는 국경>을 읽다 보니 문득 감수성이 뛰어난 사람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더 많이 만나보고 싶어지더군요. 이 책의 저자인 김인자는 시인이자 여행가입니다. 이 책은 조금은 독특한 여행기인데요. 이국적인 풍경보다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기 때문이죠. 시인이 보여주는 사람에 대한 시인의 깊은 이해력과 사랑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시인의 짙은 감수성이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안치환의 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가 들려오는 기분이 들었어요. ‘10월에라는 시의 내가 가을로 걸어가는지/네가 내 품으로 온건지라는 시구절처럼 말이죠.

여행은, 일상의 전원을 끄고 아날로그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다.”

저도 나름 여행을 좋아하는 편인데요. 제가 하는 여행은 일상의 연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깊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갖고 있는 일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현지인과의 교류가 작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죠. 거기다 작가가 오랜 시간 이어온 여행은 자연과 어우러져 혹은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곳이어서 꽤나 낯선 느낌이 들었어요. 정말 아날로그의 세계로의 회귀인 것이죠. 그래서일까요?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치 오래 전 들었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조금은 이질적인 감각 속에서 시인이 보여주는 시선은 한없이 따듯했어요. 처음에는 바람처럼 떠도는 시인의 방랑기처럼 생각했었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시인의 내면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거 같더군요. 물론 책의 제목에 대한 설명이 있기는 했지만요. 어쩌면 이 책과 함께라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계 역시 사과나무가 심어져 있는 국경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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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파리 - 한 조각.한 모금.한 걸음, 더 맛있는 파리 빵집.카페 가이드북
양수민.이지연 지음 / 벤치워머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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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그리고 땅보다 비행기에서의 시간이 더 긴 일정으로 프랑스를 가게 되었어요. 비행기 안에서 읽을 책을 몇 권 집다보니, <다시 파리 ENCORE PARIS>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제목을 본 남편이 연애소설이냐고 물어보더라고요. 물론 틀린 이야기는 아니죠. 저처럼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 쓴 파리 빵집, 카페 가이드북이니까요. 시간이 되면 한 군데 정도는 가보자며 골라보라고 하더군요. 도착해서 일정이 저희들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책장을 넘기는 손끝에 설렘이 잔뜩 담기더라고요. 불어불문학과, 같은 별자리, 빵과 케이크에 대한 사랑, 그리고 르 꼬르동 블루에서 전문적으로 빵에 대해 공부한 것까지 정말 닮은 것이 많은 양수민과 이지연 쓴 이 책은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가이드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4가지의 테마로 48개의 빵집과 카페를 소개해주는데, 정말 다 가보고 싶어지더라고요. 빵을 무조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기준이 있는 사랑이라고 우겨왔는데, 이 책 앞에서는 그런 빵부심도 무기력해지더군요.

제가 워낙 식사빵 종류를 좋아하고, 바게트 역시 즐겨 먹기 때문에 파린 엔 오 Farine&O’가 가고 싶었답니다. 소금, 이스트, 물 그리고 전통 밀가루만을 이용하여 일반 바게트보다 2배가 넘는 작업 시간을 거쳐 장인이 수작업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정통 바게트입니다. 또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브리오쉬 식빵도 만날 수 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유기농 믹스 제품까지 만날 수 있는 카페 마를레트도 점찍어 둔 곳이죠. 제가 요리는 잘 못하지만, 제빵은 그래도 조금 아주 조금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유기농 곡물과 건강한 재료로 만들어진 믹스 제품에 눈길이 가더라고요. 시간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빵집, 대저택을 개조한 독특한 카페, 가게 주인의 센스가 돋보이는 빵집, 정말 인테리어에 먼저 눈길이 가는 곳도 많았고요. 단순히 맛있는 빵이 아니라, 그 자체로도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지는 빵도 참 많았어요. 이 책을 쓰게 된 이유가 관광객들이 늘 정해진 곳을 가는 것이 아쉬워서, 피라지앵들이 즐겨가는 곳을 소개해주기 위해서라더니, 나름 프랑스를 자주 가고 빵을 좋아하는 저에게도 낯선 곳이 너무나 많더군요. 정말 세상은 넓고 맛있는 빵집은 더 많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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