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정중할 것 - 과거, 상처, 인간관계, 스트레스로부터 온전히 나를 지키는 지혜
호르스트 코넨 지음, 한희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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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사람들은 이상하게 남을 실망시키는 것을 너무나 두려워하면서 자신을 실망시키는 것에는 무심하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그때 딱 내가 그렇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요. 그래서 호르스트 코넨의 <나에게 정중할 것>이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렸을 때부터 항상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고 배우지만, 그것은 언제나 타인을 향한 것이었죠. 이제는 나 자신에게도 그렇게 정말이지 정중하게 행동하는 법을 익혀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호르스트 코넨은 심리학자이자 심리상담가인데, 특히나 번아웃 증후군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코칭하는 대가라고 합니다. 어쩌면 남에게 한없이 정중하려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탈진하여 번아웃 증후군에 걸린 사람들을 위해서 이 책을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목차만 봐도 정말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가 많았는데요. 저는 특히나 2왜 나는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는 걸까?’, 7나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를 읽으면서, 개인 코칭을 받고 있는 느낌마저 받았어요. 자기 자신을 진단할 수 있는 ‘Take care 체크리스트가 있어서, 자신이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들도 들여다 볼 수 있기도 하고요. 또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원칙과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구성이기도 하지만, 제가 고민하고 있던 부분들이 바로 이 2장에 집중되어 있는 거 같네요. 생각해보면 저 역시 자신을 어떤 영속성 안에 가두려고 한 거 같아요. 나는 그런 사람이야, 라는 어떠한 프레임 속에 말이죠. 분명 제 주변의 상황도 변하고, 삶도 쉼 없이 변화하고 있고, 그 속에서 저 역시 변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예전에 내가 뱉었던 말들 혹은 생각으로 만들어놓은 새장 속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원칙 같은 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더욱 조금 더 유연하게 그리고 자신을 스트레칭 해보라는 조언이 기억에 남네요. 원칙이 무너트리자는 것이 아니라, 넓혀나가자는 조언으로 다가왔거든요. 문득 몸이 뻣뻣하다고 요가를 다니면서도 왜 생각은 뻣뻣한지조차 점검해보려고 하지 않았는지, 그런 아쉬움까지 생겨요.

‘take care’, 이 역시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인사말로 건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인사말을 이제는 자기 자신에게 할 때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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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으로 생각하라 - 생각이 뚫리고 인생이 바뀌는 완벽한 사고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서라미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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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방송이 너무나 아쉽기만 했던 tvN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 유시민 작가는 종영 소감을 말하며, ‘저는 세가지만 얘기하고 싶다라며 운을 띄웠는데요. 이전 방송에서도 사람들이 숫자 ‘3’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 하셨던 것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제가 너무나 흥미롭게 읽었던 사이토 다카시의 <3으로 생각하라>도요.

저는 사이토 다카시의 책을 꽤 읽은 편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가장 유용하게 느껴졌어요. 왜냐하면 제가 바로 요즘 말하는 결정장애가 있는 사람이거든요. 그는 이 역시 습관이 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냥 결정을 못 내리겠다고 자꾸만 포기해버리니까, 뇌 역시 거기에 익숙해져 버린 것이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합리적이면서도 또 부담 없을 수 있는 3가지를 선택하는 버릇을 가짐으로써 뇌를 워밍업 시키자는 것이죠. ‘3으로 생각하는 법은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인류와 함께해온 사고법이고, 생각의 흐름에 리듬감을 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요. 바로 ‘A, B & C’인데요. 마지막에 핵심을 두어서 점증적인 효과를 준다던지, 혹은 가벼운 농담을 배치하여 분위기를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정보가 곧 권력이던 시절도 있었죠. 하지만 요즘은 도리어 정보과잉의 시대라고 말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 중요한 것은 바로 생각하는 힘입니다. 하지만 저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그저 수집하여 나열할 뿐, 그것을 어떻게 연결하고 생각할지는 잘 모르는 거 같아요. 그래서 그가 이야기 하는, 3개를 선택하고 나누고 평가하는 방법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네요. 제가 정말 어려워하는 프레젠테이션이나 제가 많이 하는 글쓰기, 그리고 저에게는 생존의 문제인 영어공부까지 이 방법이 다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특히 인간관계나 일상생활에서도 3을 적용할 수 있어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우선 연습하고, 확장시켜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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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하는가 - 인류와 함께 발전해온 지식의 역사 이야기
피터 버크 지음, 이상원 옮김 / 생각의날개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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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가장 널리 인정받고, 또한 영향력 있다고 평가되는 역사학자 중 한 사람인 피터 버그의 <지식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하는가, What is the History of Knowledge?>

컴퓨터 통신기술의 발달은 현대사회를 정보과잉의 상태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도리어 지식에 대한 갈증 혹은 지식이 대한 초조함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많은 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 도리어 자칫하면 도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만들어내기도 하죠. 또한 너무나 많은 정보 속에서 양질의 정보를 구분해내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죠. 어떻게 보면, 이 책에서 지적했다시피 지식이 소수에 의해 독점되던 시대가 왜 존재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식이 권력의 원천이 될 수 있는 이유까지도요. 그래서 지식을 대중이 향유하게 되면서 혁명이라는 것이 시작되었다는 이유 역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제일 흥미롭게 본 부분은 바로 지식과 정보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제가 쓴 것처럼 혼용하기 쉬운 것이기도 해서, 저 역시 국어사전을 찾아보기까지 했습니다. 지식은 어떤 대상에 대하여 배우거나 실천을 통하여 알게 된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이고, 정보는 관찰이나 측정을 통하여 수집한 자료를 실제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리한 지식 또는 자료라고 합니다. 역시나 저에게는 딱히 구별하기 어려운 문제로 다가오는데요. 그래서 책에서 인용한 말이 기억에 남더군요. ‘정보는 날 것인 상태, 지식은 익힌 상태라는 것이죠. 그리고 미국이 지식 대신 정보라는 용어를 즐겨 사용하는 것 역시, 미국의 경험론적 문화를 드러내는 증거라는 것입니다.

또한 이 책을 통하여 알 수 있는 것은 제목 그대로 지식의 역사입니다. 지식을 통해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웠고, 또한 지식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거든요. 약간 논문을 읽는 기분이 들어서 딱딱했고, 특히나 초반부는 정말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 부분을 잘 넘기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수월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미래를 지식기반 사회라고 하지요. 그래서인지 지식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가다듬어갈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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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창비시선 406
정호승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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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는 친구들과 시집을 서로 선물할 정도로, 한참 시를 읽었던 같은데요. 어느새 시와 참멀어지기 시작한 거 같습니다. 서재를 둘러봐도 시집은 그 시절에 구입했던 것들이 거의 다라고 할까요?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학교에서 문학수업을 받으면서 시라는 것이 수학공식처럼 암기해야 하는 무엇으로 서서히 제 안에서 변화한 것이 아닌가라는 핑계거리가 하나 잡히긴 하네요.

시간이 지날수록 건조해지는 제 마음도, 또 제 서재에도 촉촉한 감수성을 더해보기 위해 시집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아무래도 잘 모르다보니, 유명한 분의 시집을 고르게 되었어요. 바로 수선화에게라는 시로 이름을 알고 있는 정호승님의 시집입니다. 하지만 시집의 제목은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라서, 약간의 불안함이 느껴지기는 했습니다. 사막처럼 버석거리는 마음에 절망을 더하는 것이 아닌가 해서요. 하지만 시집의 제목이 된 시를 읽고나니, 제가 얼마나 이분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알겠더군요. 희망의 반대는 절망, 기쁨의 반대는 슬픔,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 안에 수많은 스펙트럼이 존재함을 알면서도 어느새 그 극단만 집어내고 있는 것이죠. ‘나는 절망을 통하여 희망을 가졌을 뿐/ 희망을 통하여 희망을 가져본 적이 없다이 시 구절이 아직도 입가에 맴도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선화에 대한 시도 몇 편 더 만날 수 있었는데요. ‘봄이 오지 않아도 수선화는 피어난다고/수선화가 피어나기 때문에 봄은 온다고라는 구절은 행복하기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진다라는 윌리엄 제이스의 말이 떠올리게 하더군요. ‘수요집회’, 그리고 매듭처럼 한 구절을 읽을 때마다, 마치 성스로운 기도문을 읽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도 참 좋았고요. 너무 멀리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 이 길이 맞나 조심스럽기까지 하지만 다시 시의 세계로 한걸음 내딛는 기분마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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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공감을 위한 서양 미술사 -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미술의 모든 것
박홍순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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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정말 절묘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적 공감을 위한 서양 미술사>, 상식이라던지 필수과목이라는 느낌보다는, 자신을 조금 더 지적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강의 같은 느낌이죠. 실제로 책을 읽을 때도 그런 느낌을 많이 받은 거 같습니다.

저는 미술감상을 참 좋아해요. 어렸을 때부터 박물관과 미술관을 가는 것을 좋아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저에게는 사색의 공간이 된 곳이기도 하죠. 이 책에서도 소개된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도 그렇죠. 책에서는 그의 작품을 보면서 사람들은 인간과 자연의 내밀한 교감을 느낄 수 있고, 그 교감이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에게도 전해진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말 그대로 지적 공감이랄까요? 그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풍경화가 철학적이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그가 독일 화가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그렇다는 것을 알고 나름 합리적인 추론이라며 좋아하기도 했죠. 뭐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독일하면 철학이 떠올랐던 시절이니까요.

마네가 나체의 매춘부를 그림에 등장시켰던 풀밭에서의 점심식사이 작품이 공개되었을 때, 관람객들이 우산으로 찔러대서 결국 높이 걸어야 했다고 하던데요. 개인적으로는 그게 더 괜찮았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도 나네요. 그만큼 빛을 사랑했던 화가들이니까요. 저 역시 인상주의 작품을 좋아해서인지, 그 시절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롭더군요. 그 시대의 작품을 보면, 그러한 빛의 향연에 매료되었던 인상주의 화가들이 부러울 때도 있어요. 그들의 눈에 보였던 세상이 얼마나 강렬하고 다채로웠던지 말이죠. 권총자살로 비극적인 생을 마감했다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고흐 역시 그가 남긴 작품을 보면, 적어도 그가 화폭으로 옮겼던 세상은 참 아름다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죠.

서양미술사라는 제목 그대로 이 책은 동굴벽화를 구리던 구석기시대부터 현대 미술의 아버지라는 마르셀 뒤샹에 이르는 시간을 다루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이라는 것이 장점이죠.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보다, 정말 필요한 것만을 남기고 덜어내는 것이 더욱 어렵기에 이 책이 더욱 빛나 보이더군요. 덕분이 미술을 통해서 인류가 쌓아온 역사까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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