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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공부 - 3000년 고전에서 찾아낸 승부의 인문학
유필화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평점 :
대한민국 경영 그루라는 유필화 교수의 <승자의 공부>는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기대를 했던 책인데요. 책에 붙어 있는
다양한 소개가, 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을 줬거든요. 거기다 3000년 역사의 전략이 담긴 병법서 9권과 대륙을 호령한 6명의 리더에게서 ‘승자의 법칙’을 찾아냈다니 관심이 커질 수 밖에 없었죠. 어쩌면 제 기대가 너무나 커서, 조금은 미흡하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한 권의 책에 너무나 많은 것을 담아내려고 한 것이 이유일까요? ‘30년간, 1500회 강연,
10만 리더들이 열광’한 것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무리가 되었을 수도 있겠지요.
1부 승자의 그릇, 어떻게
마음을 얻을 것인가, 에서는 당태종, 강희제, 주공 단, 관중, 저우언라이(주은래), 좌종당의 리더십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역사서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학창시절
아빠의 서재에서 빼왔던 책 중에 <정관정요>가
있었는데요. 그 때는 이 책이 ‘제왕학의 교과서’라기보다는 역시나 재미있는 역사소설 같았는데 말이죠. 이 책을 통해
다른 각도로 살펴보니, 정말 자기경영, 기업경영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더군요. ‘君舟人水 水能載舟 亦能覆舟 군주는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 배를 뒤엎을 수도 있다.’ 절대적인 권력을 지니고 있던 그 시대에도, 백성의 마음을 얻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조선경국전>에도
‘민심은 천심이다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백성은 복종하지만,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배반하게 된다’라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이 떠오르더군요. 저자는 이 것을 ‘철저한 고객 지향 정신’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저우언라이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2부 승자의 원칙, 무경칠서에서
찾아낸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에서는 동양 최고의 병법서로 불리는 무경칠서를 소개합니다. 손자병법, 오자, 육도, 삼략, 울료자, 이위공문대를
통해 승자의 원칙을 찾아내죠. 그리고 3부 승자의 책략, 위기의 순간, 판을 뒤집는 신의 한 수, 에서는 삼식육계와 전국책이 등장합니다. 이 부분이 상당히 산만하게
다가왔는데요. 거기다 얼마 전에 읽은 책에서 해석하는 사람의 사견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 것이 떠오를 정도로, 조금은 끼워 맞춘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어서 아쉬웠어요. 무경칠서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메시지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이라고 하죠. 예전에 이 이야기를 다른 곳에서도 들은 적이 있는데요.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여기에는 정말 많은 해석이 가능하다고 했던
것이 떠올랐어요. 저자는 여기에 ‘수신제가치국평천하 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데요. 그래서 이 책들이 병법서를 넘어서, 리더십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또 공감하는 것도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아지는 것을 보면, 차라리 인물과 고전을 조금 더 추려서, 집약적으로 책을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살포시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