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도시 Z
데이비드 그랜 지음, 박지영 옮김 / 홍익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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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도시 Z(The Lost of Z)’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아직도 미지의 세계로 여겨지는 아마존에 자리잡고 있다는 말 그대로 엘도라도(El Dorado)’이다. 그 곳은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화려한 고대 문명 도시라는 전설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20세기 초, 그 곳을 탐험하기 위해 떠난 남자가 있다. 바로 1925 5 25일 남긴 편지를 마지막으로 실종되어 버린 영국인 탐험가 퍼시 포셋(Percy H. Fawcett)이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바로 인디아나 존스가 떠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그 역시 영화에 영감을 준 인물 중에 하나이기도 하고, 많은 탐험 소설에 모티브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사실 브래드 피트가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하여, 아무래도 모험과 신비가 가득한 나라(?)같은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팩션의 형태를 띠고 있기는 하나 약간 다큐멘터리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기자인 데이비드 그랜이 포셋의 실종을 취재하기 위해 아마존으로 떠나면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이왕 그런 형식이라면 사진자료도 좀 풍부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포셋의 탐험대뿐 아니라, 그 이후 아마존의 매료되어 포셋의 행적을 추적하고자 했던 다른 탐험대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마치 나 역시 탐험대의 일원이 된 것처럼 실감나고, 또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펼쳐진다. 왜 브래드 피트가 퍼시 포셋의 삶에 매료되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랄까?

물론 이런 탐험가들 덕분에 우리는 조금 더 편리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탐험을 빌미로 한 정복욕의 발로로 많은 문명이 파괴되기도 하고, 또 그러한 접촉으로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여러 문명의 근간이 흔들린 것을 배우기도 했다. 마치 양날의 검 같다고 할까? 특히 예전에 조지프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을 읽으며 그 당시의 유럽인들의 의식구조가 정말 위험했음을 느낀 적이 있다. 그래서 포셋은 조금 다른 선택을 했던 탐험가였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원주민들을 정복하고자 했다기보다는, 그들을 존중하고 공존하는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원주민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보며 정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과연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라고 불리는 그 곳을 찾아냈을까?”라는 호기심에 불타올랐다면, 책을 읽을수록 한 탐험가의 순수한 열정과 도전정신에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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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취향 - 일상 안으로 끌어들이는 특별한 여행
고나희 지음 / 더블:엔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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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 중에 취존이라는 말이 있죠.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라는 말에서 나왔는데요. 정말 다양하기만 한 취향이 존재하게 마련이고, 개성으로 존중 받을 수 있는 세상을 잘 드러낸 말이라 저도 좋아하죠. 처음에 <여행의 취향>이라는 책 제목을 보고 웃을 수 밖에 없었는데요. 얼마 전에 친구와 여행에 대해서 이야기 했던 기억이 났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가이드여행을 온 사람들을 보고, 카이사르의 명언인 "Veni, vidi, vici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를 응용하여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라고 이야기 했었죠. 아무래도 친구가 파리에서 살고 있다 보니 그런 경향성이 많이 보였나 본데요. 자유여행을 선호해온 저이지만, 조금은 지치는 느낌도 들고 누군가에게 휘둘리는 편안함을 느끼고 싶기도 해서, 다음 여행은 패키지로 가볼까 하던 마음을 접게 만든 순간이기도 했지요.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역시 안되겠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여행의 취향이라는 것은 개인의 경험을 통해서 발견하고, 쌓이고,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더라고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좋았던 것은 여행을 일상으로 끌어들인 유연성입니다. 고나희의 여행은 항상 행복하다는 것도 부럽고요. 저는 그 어떤 형태의 여행이든, 돌아올 때면 아쉬움을 늘 느꼈거든요. 하지만 언제든 무엇이든 그 것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만끽할 준비가 되어 있기에 그녀는 늘 행복할 수 있었지요. 그리고 저와 취향이 참 비슷함을 느끼는 지점도 많았어요. 유난히 물안개를 좋아하는 저인지라, 물을 좋아하는 그녀의 마음도 너무나 이해가 잘 되었고요. 너무나 유명해서 도리어 큰 기대를 갖지 못했던 정동진에 대한 그녀의 추억 역시 물과 물안개로 통하는 느낌이랄까요? 언제부터인가 유명한 관광지보다, 그 곳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골목을 사랑하게 된 것도 그렇고요.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자신의 취향을 찾는 것은 조금은 까다로울 수 있어요. 이미 너무나 익숙하고, 고정된 환경이기 쉬우니까요. 그래서 여행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찾고, 그 과정에서 자아를 발견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원래부터 여행을 좋아하지만, 이 책을 통해 더욱 좋아하게 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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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세트 - 전2권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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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들었던 옛날 이야기가 권선징악’, ‘인과응보같은 교훈 때문에 허황되게 느껴질 때가 있답니다. 그러면 안되지만, 착하게 산다고 해서 복을 받는 세상도, 악하게 산다고 해서 벌을 받는 세상도 아님을 점점 깨닫게 되니까요. 이외수님의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읽으며 뜬금없이 옛날 이야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풍자와 해학 때로는 아재개그와 아무 말 대잔치까지 어우러져서 읽을 때는 정말 재미있고 통쾌했는데, 책 속에서 빠져나오니 쓴웃음을 짓게 되네요. 카카오페이지에서 이례적으로 순수문학으로 누적구독자 랭킹 1위를 기록한 소설이기도 한대요. 저도 그때 매우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책으로 만날 수 있어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책에서 중국 송나라 유학자 육상산의 말을 인용하는데요. 바로 백성은 배고픔보다 불공정에 더 큰 분노를 느낀다는 의미의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이지요. 그리고 지금 세상이 바로 그런 분노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법과 사회제도로 정의가 서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체득할 때, 사람들은 영웅의 탄생을 바라곤 하죠. 어떻게 보면 이 책의 주인공이 바로 그런 슈퍼 히어로라고 할 수 있어요. 정동언은 채널러인데요. 그는 식물들과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요. 그에게 식물들은 기본적으로는 CCTV같은 역할을 하고, 때로는 조언도 때로는 조력자도 되어주더군요. 엑스맨에 등장하는 초능력자같다는 생각도 얼핏 했습니다. 사실 그는 독립운동가인 줄 알았던 할아버지가 친일파라는 것을 알게 되어 상실감과 자괴감에 빠지게 되는데요. 그런 그가 바로 그 유산으로 수목원을 차리고,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여는 것이 흥미로운 부분이기도 하죠. 거기다 매력적이고 개성강한 조력자들이 다수 등장하는데요. 그 중에서 정말 재미있던 캐릭터가 바로 친구인 괴짜검사 박태빈이었답니다. 다만 설정이 매우 독특하고 등장인물들이 입체적이었던 것에 비해서 이야기의 전개는 조금 평이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죄없는 동물에게 끔찍한 학대를 가하거나 어린 아이들을 학대한 보육교사를 검거하는 이야기는 정말 속이 시원한 부분이었고요. 무려 2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고 녹조라떼를 남긴 사대강사업에 대한 심판 역시 그러했죠. 여러 단체에서 발표하는 부패지수를 살펴보면 한국은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 그리고 권력형 비리가 심각하다는 분석을 하곤 해요 그래서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가 드러날 때마다 사람들은 요즘 물 한 모금 없이 고구마를 먹은 것 같다는 소리를 자주 하죠. 그만큼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 지 몰라 답답하다는 뜻인데요. 그래서인지 마치 시원한 사이다 같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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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자고 결혼했을까 - 결혼을 인생의 무덤으로 만들지 않기 위한 애착의 심리학
오카다 다카시 지음, 유미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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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고 하죠. 물론 행복과 불행은 1+1상품처럼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적어도 결혼을 인생의 무덤으로 만드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읽기 시작한 책이 바로 <어쩌자고 결혼했을까>입니다.

이 책의 저자 오카다 다카시는 도쿄대학교 철학과를 중퇴하고 교토대학교 의학부에 재입학한 이력을 갖고 있는 의학박사이자 정신과 의사입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클리닉과 상담센터에서의 실제사례 21건을 바탕으로 상황 분석과 치유의 처방전을 함께 제시하게 되었죠. 물론 저의 첫 인상은, 어떤 솔루션보다는 과정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았어요. 거기다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거나 파국에 이른 경우가 많아서 처음에는 좀 낯선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그 과정이 결국 답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왜냐하면 그는 애착유형을 통해서 부부관계의 문제를 들여다보는데요. 이 애착유형이라는 것이 부부 사이가 원만할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아요. 다만 부부 사이에 어떠한 문제가 생기면 그 갈등을 악화시키는 데 크게 역할을 하더군요. 知彼知己白戰不殆(지피지기백전불태),라고 하지 않습니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병법의 지혜처럼,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애착유형과 자신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의 애착유형을 찾아낼 수 있다면, 그 것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것이죠.

애착유형은 4가지로 나뉘는 거 같은데, 그 것이 딱 어떤 경계로 나뉘어진다기보다는 좀 겹쳐지는 느낌이랄까요? 일단 저는 그런 거 같았어요. 저라는 사람이 완벽주의자는 아니지만, ‘당연히 그래야 한다라는 생각에 상대방에게 어떠한 기준을 밀어붙이는 면도 있어요. 또 미숙한 자기애의 발로라고 하는데, 상대방을 이상화하는 면도 솔직히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것이 숭배로 이어지기보다는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아직 문제는 없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또 저와 함께 살아가는 배우자 그리고 가족과 친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그들과의 관계를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Marriage is a mosaic you build with your spouse - millions of tiny moments that create your love story." - Jennifer Smith

결혼에 대한 말 중에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잠언인데요. 결혼은 저 혼자만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수많은 사랑의 순간들을 모아 만들어가는 모자이크라는 것이죠. 그러니 저와 함께 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키우고,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사랑을 나누는 관계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그리고 이 책은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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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1211 2017-06-19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다 - 군주론에서 찾은 강한 리더가 되는 법
스즈키 히로키 지음, 이서연 옮김 / 재승출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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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린 시절 읽었던 은하영웅전설 덕분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오벨슈타인이라는 인물을 정말 안 좋아했는데, 그가 마키아벨리즘 신봉자로 그려졌었거든요. 그래서인지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sm의 뜻이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따로 암기하지 않아도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었죠. 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마키아벨리에게 그러한 프레임을 500여년간 덧씌우게 된 군주론도 읽고, 거기에 대한 해석을 덧붙인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마키아벨리에 대한 제 관점 역시 계속 변화해왔던 거 같아요. 물론 오벨슈타인은 여전히 싫어합니다만

마키아벨리는 분열된 자신의 조국을 지키고 싶은 열망을 담아 이 책을 썼다고 하죠.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군주는 밖으로는 열강의 침략에 안으로는 분열과 갈등으로 엉망이 되어버린 나라를 구해낼 수 있는 군주입니다. 그런 마키아벨리의 바람과 통찰을 담은 <군주론>을 통해 이 책의 저자 스즈키 히로키는 강한 리더가 되는 법을 찾아내었습니다. 사실 군주나 리더가 자신과 큰 연관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크게 보면 멀게 느껴질지 몰라도, 가족의 가장일 수도 있고, 자신이 하는 일의 주인일 수도 있고, 그리고 제가 가장 신경 써서 봤던 관점인 내 인생의 주인으로 서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이 바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다>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지금 제 상황과 마키아벨리가 리더십을 통해 극복하고 싶었던 500년전 이탈리아의 상황이 비슷한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다면 행동하라는 조언이 정말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특히나 소중한 것을 앗아가는 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는 나 자신을 꼽은 것도 그렇고요. 저는 종종 결정장애가 있다고 스스로 말하곤 합니다. 그러면서 제가 내려야 할 결정을 조언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에게 미뤄버리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이죠. 그런데 그는 이를 단순히 책임에서 도망치는 문제가 아니라, 결국 나 자신조차 나를 믿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생각해보면 그렇죠. 결국 결정장애라는 것 역시 저 스스로 만들어낸 문제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제가 인상 깊게 본 이야기는 바로 불의를 배우고, 그 것을 통해 정의를 행하라는 것입니다. 보통 정의와 불의는 대척점에 서있는 개념으로 보기 쉽잖아요. 하지만 그는 리더라면 힘을 추구하고, 그 힘을 이용하여 결과로 답을 하라고 말합니다. 거기에 있어서 정의라는 것은 절대적인 가치라기보다는 어떤 이상적인 면일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런 이상을 현실로 가져오기 위한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즉 현실을 끊임없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 리더의 조건 중에 하나라고 할까요? 그리고 그 현실에 결과물로 드러내는 것이 바로 리더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이런 부분들이 과거의 저 자신을 돌아보게 하더군요. 너무나 쉽게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그 운 역시 지배하고자 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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