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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의 모험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26
마크 트웨인 지음, 이미정 옮김, 천은실 그림 / 인디고(글담) / 2017년 5월
평점 :

출간될 때마다 꾸준히 모으고 있는 인디고의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입니다. 언제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동화인 ‘소공녀’가 나오게 될지 애타게 기다리게 만드는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야기도 아름답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다시 되살려볼 수 있어서
아름답고, 그리고 작품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일러스트가 함께해서 아름다운 시리즈이죠. 여러 일러스트레이터가 함께하는데, 사실 저는 천은실님은 그다지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는데요. 이번에 <톰 소여의 모험>을 보면서 뒤늦게 그녀의 그림에 반하게 되었답니다. 묘하게 환상적이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와 정말 잘 어우러지는 그림이었네요.

얼마 전 다니엘 헤니가 출연하여 화제인, 미국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 국제범죄수사팀 시즌2’를 보는데, 이런 말이 나왔어요.
“당신은 톰 소여와 같은 사람이군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주위사람들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었는데요. 톰 소여가 갖고 있는 위상이 저 정도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던 차에, 인디고의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로 나와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이 펼치는 모험에 함께 즐거워하며 책을 읽었던 거 같은데 말이죠. 특히
뗏목을 타고 미시시피 강을 따라 떠나는 이야기에 완전 빠져있었는데요.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미시시피강의
규모를 알게 되고는 놀랐던 기억도 나네요.
성인이 되어 다시 읽어 보니, 여전히 설레고 즐거운 모험에 담겨 있는
메시지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톰 소여가 울타리에 페인트칠을 하기 싫어서 친구들에게 마치 재미있는 일인
것처럼 꾸며서 떠넘기는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도 그랬어요. 일과 놀이의 경계에 대한 그의 깨달음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어렸을 때는 전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정말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그렇지 않음을 이제는 너무나 잘 알잖아요. 그리고 여전히
성장하고 싶어하지 않는 허크와 이제는 성장해나가기 시작하는 톰의 대비 역시 그러했습니다.
어릴 때는 너무나 말썽만 피우는 톰과 방랑자 같던 허크가 낯설게 느껴졌는데요.
다시 읽어보니 즐겁게 살아가고 싶어하던 톰과 여전히 자유를 꿈꾸는 허크를 응원하고 싶어지더군요. 특히
허크는 어쩌면 제가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선택할 수 없었던 길이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헤밍웨이가 “모든 미국 문학은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나온다”다고 평가한 이유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다음 편은 ‘소공녀’이길
바라던 저이지만, 다음 편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