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탄핵, 헌법으로 체크하다 - FACT CHECK
JTBC 팩트체커 오대영 기자 외 지음 / 반비 / 2017년 4월
평점 :
JTBC의 뉴스룸을 보지 못한 날이라도, 책으로 나오길 바라는 ‘앵커브리핑’과
손석희 앵커를 웃겨라가 아닌가 싶은 ‘비하인드 뉴스’ 그리고
‘팩트체크’는 챙겨보곤 하는데요. 그 중에 팩트체크는 여러 권의 책으로 나와서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제가 읽은 것도 이번이 네 번째 입니다. 그 동안에는 정치, 사회, 경제, 상식 등의
다양한 분야를 아울렀다면, 이번에는 ‘탄핵’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헌법’으로
살펴보는 것이라 확실히 집중도가 높더군요.
“이 책은 2016년과 2017년 한국에서 벌어진 엄청난 정치적 사건의 흐름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정확한 기록서로 평가받을
만하다.” -손석희 JTBC 보도 부문 사장
탄핵의 흐름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다시 살펴보니 정말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라는 말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
헌법을 제정, 개정 그리고 연구한 사람들이 따져볼 수 있었던 합리적인 경우의 수를 훌쩍 뛰어넘은 일일
것입니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의 벌어진 일 역시 그러했습니다. 특히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을 위해 개헌을 하자는 주장을 점검하기
위해 만나봤던 헌법학자들의 반응이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헌법이란 하나의 국가를 기본이고 상징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헌법 역시 충분히 개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두렵더군요. 기본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기본부터 자기 입맛에 따라 바꾸어나간다면, 사회의 근간이 제대로 서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기도 합니다.
이 전의 팩트체크와 다르게 이 책이 매력은 취재과정을 함께해보는 느낌이 드는 것이었는데요. 팩트체크가 만들어져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역시 흥미롭더군요. 직무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면서, 관저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 나오기 시작하죠. 그때 그들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실무 담당자였던
김윤상 전 검사의 글을 살펴봅니다. 청와대 본관에 있는 것이라면 ‘연필
한 자루’도 쓰면 안 된다던 가이드라인이 있었던 것이죠. 이미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검증이 쉬운 편이기는 했던 부분이네요. 또한 최순실이라는 민간인에게 1급 보안시설인 청와대 내부문건이 어떻게 넘어갔는지 살펴보는 부분에서는, 정말이지
청와대에서 조직적인 차원의 묵인과 분명한 목적성이 있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탄핵의 전조들, 대통령 탄핵, 탄핵
그 후까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고요. 이 책의 마지막 팩트체크이기도 했던 ‘최초의 대통령 보궐선거’가 정말 코앞인데요. 이번에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그리고 대한민국의 백년지계를 모색할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시는 탄핵을 헌법으로 팩트체크 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도 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