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없어도 함께할 거야 - 삶의 끝에서 엄마가 딸에게 남긴 인생의 말들
헤더 맥매너미 지음, 백지선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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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딸 브리아나의 엄마 헤더 맥매너미, 어느날 가슴에서 만져지는 혹을 발견한 그녀에게는 말 그대로 폭탄 같은 선고가 떨어진다. 유방암 2, 다행히 완치율이 높고 예후가 좋다고 해서 마음을 놓은 것도 잠시, 몇 개월 후 암이 빠르게 전이되었고,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다.

14년동안 함께 해온 남편과 아이를 두고 떠나가야 하는 그녀는 네 살 밖에 되지 않은 딸이 인생에서 중요한 혹은 힘든 순간을 맞이할 때마다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스무 개의 카드를 만든다. 그렇게 비록 곁에 있을 수는 없지만,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 그래서 이 책의 원제는 <Cards for Brianna>인데, 소제목인 “A Mom S Messages of Living, Laughing, and Loving as Time Is Running Out”이라는 문구가 참 좋았다. 그녀의 정신과 주치의의 조언인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를 더 확장시켜 살아라, 웃어라, 사랑하라라고 하는 그녀의 메시지가 자꾸 생각나서인 듯 하다.

“네 아빠와 나는 최악의 날을 보낼 때도 어떻게든 웃을 방법을 찾아내곤 했어. 특히 내가 암과 싸울 때는 터무니없이 우스꽝스러운 일이 아주 많이 일어났지. 그때마다 웃지 않았다면 엄마는 아마 미쳤을지도 몰라. 너도 지금은 웃고 싶지 않겠지만 분명 곧 다시 웃을 수 있게 될 거야. 경험자의 말이니 믿어도 좋아. ‘신나게 살고, 웃고, 사랑해봐.’ 특히 두 번째는 절대 빼먹지 말길!”

-힘든 하루를 보냈을 때

아이에게도 남편에게도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자신의 마지막 모습이 혹은 자신이 떠나는 그 날이 슬픈 추억이지 않기를 바라는 그녀의 마음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자꾸만 나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말로는 힘든 치료는 포기하고, 돈을 다 찾아서 세계 여행을 떠나겠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생긴다면, ‘과연이라는 글자에 엄청난 물음표를 붙이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지금 이 순간 살아있음을 축하하며 살아가고 있는 헤더의 모습에 더욱 감동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 계속 울리는 이야기는 역시나 그것이다. ‘웃자!!’, 그래 웃자!!!’, 차라리 웃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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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의 희망
구로야나기 데쓰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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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야나기 데쓰코는 <창가의 토토>라는 소설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따듯한 시선과 마음이 느껴지는 이야기가 좋아서, 나 역시 즐겨 읽었던 소설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녀를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더 기억하게 될 거 같다. 1984년부터 1997년 동안의 활동을 담은 <토토의 눈물>에 이어 1997년부터 2014년까지 유니세프 친선대사로서의 활동을 담은 <토토의 희망>까지 읽고나니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원제는 <トットちゃんとトットちゃんたち>인데, 사실 이게 더 마음에 들기는 하다. 자신도 그리고 세상의 모든 토토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언젠가 친구가 너는 왜 아프리카의 소녀들만을 후원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때 여성할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들이 그런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했었다. 그래서 전작에 비해 비교적 최근의 이야기에서, 여전히 여성할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가뜩이나 각종 재해와 전쟁 그리고 부족한 물자로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굳이 또 하나의 위험을 더하고 있는지 말이다. 그래도 할례를 없애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다행이기도 하다.

그래도 <토토의 눈물>에 비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편해진 부분도 있었다. 시간이 흐른 만큼, 각종 구호단체의 활동으로 보다 나은 모습으로 변화하는 과정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전쟁이나 재해로 고통 받는 지역이 늘어난 것은 아쉽지만 말이다. 어른들의 잘못이 만들어낸 폐해가 왜 아이들의 몫이 되는지, 때로는 울컥해서 책장을 덮기도 했었다. 하지만 정작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은 아이들은 어른들을 원망하지 않고, 그 속에서도 끊임없이 미래를 꿈꾸고 희망을 키운다. 두 손을 다 잘리고도, 자신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참 많이 울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나니, 헬렌켈러의 세상이 고통으로 가득 차 있을지라도, 세상에는 고통을 극복하는 방법 또한 가득하다.”라고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내가 아이들에게 배워야 할 것이 도리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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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7-03-18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 님의 왕성한 독서량에 깜짝깜짝 놀랍니다.
 
오아시스 식당
아베 야로 외 지음, 정문주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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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으로 유명한 만화가 아베 야로와 폭넓은 집필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코 후미오의 <오아시스 식당> 두 사람은 고치현 나카무라시 출신의 또래라, 고치현 서남부 지역음식과 식문화를 함께 소개하는 <시만토 식당>을 쓰기도 했다.

심야식당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된 야구라도 등장한다. 이 곳에 가면 "오만 가지 인간들의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다"고 했던가? 하지만 우리가 이 곳에 간다면 자쿠 씨 세트를 외쳐야 할 거 같다. '꼬치에 꽂을 수 있는 건 뭐든 튀긴다'는 주인장의 신조를 잘 반영하고 있는 세트이기 때문이다. 나도 구시카쓰를 좋아해서 구시카쓰의 성지라 하는 신세카이에도 갔었는데, 왜 이 곳을 못 봤을까 하는 아쉬움이 절로 들 정도였다.

생각해보면 내 성향상 이 책에 소개된 음식점과는 멀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이 어느정도 보장되어 있다는 것 때문에 안심이 되어 사람들의 쉽게 찾는 대형 외식 체인점이 상권을 잠식하기 시작한지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 보니 각각의 고유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는 서민적인 맛집들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싸고 맛있는 음식과 술이 있고, 운치와 인정이 넘치고, 누구나 마음 편하게 들어가 쉴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식당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그래도 내가 아는 곳, 아니 내가 좋아하는 곳도 하나 등장해서 마냥 반가웠다. 바로 연와정(렌카테이)’이다. 반숙의 계란이 톡 깨지면서 펼쳐지는, 풍부한 맛의 데미글라스 소스와 햄버그 스테이크가 함께 어우러지는 그 맛이 너무나 좋은 곳이다. 이 책에서는 신토미에 자리잡고 있는 연와정을 방문했는데, 자신들만의 오리지널 메뉴도 개발해서 차별 점을 두고 있다고 하니 관심이 가기도 했다. 굴은 알파벳 R 들어간 달에 먹으라는 말을 금방 외울 정도로, 워낙 굴을 좋아한다. 그래서 가키프라이(굴튀김)에 대한 글을 읽으며, 다음에 가면 꼭 가봐야 할 곳으로 바로 찍어둔 곳이기도 하다.

그런 곳이 또 있었다. 돈가스 카레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가와킨 덮밥집인 가와킨이다. 재미있는 것은 내가 별로 돈가스 카레를 좋아하지 않는데, 책을 읽다보면 절로 침이 꿀꺽 삼켜질 정도로라는 것이다. 돈가스 카레 뿐 아니라 모든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그렇게 환상적이었다. 후계자가 있기에 더 오래 갈 수 있는 곳이라며 소개해준 아사쿠사로 옮겨가서 이야기가 계속되는데, 여기도 가와킨 덮밥은 초대사장의 맛을 지키지만, 자신들만의 메뉴인 375그램짜리 돈가스를 개발해서 히트상품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일본답다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 지점이기도 했다.

1929년 개업하여 요코하마 부두의 노동자들과 함께해온 사이타마야 식당이나 1970년에 열어 한결같은 맛을 지키고 있는 고치의 명물 포장마차 야스베처럼 정말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은 맛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도 찾아가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사람들처럼 편안하게 즐기고 싶은 그런 곳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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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의 눈물
구로야나기 데쓰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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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들기 전에, 프롤로그 정도를 읽으려고 했다. 전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간 아프리카 아이의 이야기였다. 자기 방에 덩그러니 앉아 있는 인형을 꼭 안아주는 순간, 인형 안에 숨겨놓은 폭탄이 터지고 아이는 죽고 말았다고 한다. 적군들이 인형에 폭탄을 숨겨놓았던 것이다. 인간은 왜 이렇게 잔인한 것인가라는 이야기를 하다 침대에 누웠지만,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소리가 내 귓가에 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책을 끝까지 다 읽을 수 밖에 없었다.

<토토의 눈물> 1984년 아시아 최초로 유니세프 친선 대사에 임명된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1997년까지 13년간 방문한 나라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기록이다. 너무 예전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는 없다는 것이 더욱 놀라웠다. 그녀부터 놀랐던 이야기가 있다. 1984년 기록으로 예방 가능한 이유로 목숨을 잃는 5세 미만의 아이들이 매일’ 14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녀도 그랬지만 나도 아프리카의 이야기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830만명, 인도에서만 350만명이 죽는다고 한다. 유니세프는 그 숫자를 금세기 중에 반으로 줄이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궁금해서 최근의 통계를 찾아보았다. 2013년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큰 진전을 보이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5세 미만 사망률에 1/3을 차지하는 국가에 인도가 있었다. 왜 우리는 이런 문제를 저 멀리 있는 아프리카에 한정된 이야기라고 생각할까? 우리와 멀지 않은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결연단체를 통해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지만, 지역적으로는 아프리카에 한정되어 있다. 가끔은 아이들을 직접 만나러 가고 싶어서, 가까운 지역으로 할까 하다가도, 아프리카 쪽이 더 급하니까 하면서 나를 설득하기도 해서, 더욱 놀랍게 다가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물론 이런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난민이 되어 캠프로 오면서도,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데려와 돌보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점점 더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내 아이가 아닌 우리들의 아이를 챙기는 마음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또한 나 역시 리뷰를 쓰면서까지도 기억하게 되는 ‘A계획, B계획, C계획의 샹가리 박사처럼 자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사람들도 많다. 이야기의 시작은 조금 울적했지만, 척박한 환경일지라도 아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만날 수 있어서 참 다행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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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커 피드백 수첩 (본책 + 다이어리)
이사카 다카시.피드백 수첩 연구회 지음, 김윤수 옮김 / 청림출판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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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경양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자기계발의 왕이라고도 불렸다. 기업을 경영하는 것과 자신을 경영하는 것을 같은 맥락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일본 최고의 드러커 연구자 이사카 다카시 와 피드백 수첩 연구회가 집필한 <드러커 피드백 수첩>을 읽다보면, 그에게 자기계발이란 피드백 분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이런 방식을 4학년때부터 50년 넘게 해오고 있다. 처음에는 담임선생님이던 엘자와 함께한 엘자식 노트로 시작해서, 피드백 분석이라는 개념으로 확장시켜나간 것이다.

PDCA, 즉 계획Plan하고 실행Do하고 확인Check하고 조치Act 하는 것과 꽤 닮아 있는 듯 하다. 하지만 피드백 수첩에서 중요한 것은 목표의 달성여부가 아니라, 자신의 목표와 성과를 비교하는 피드백 과정이다. 피드백이란 기대하는 성과를 적어놓고 일정기간 후에 실제 성과와 기대를 비교한다는 단순한 방법59p"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그 강점을 토대로 자신을 성장시켜나가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 자신의 강점이 아닌 것은 시간낭비나 나아가서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포기한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뜻밖의 성공을 강점의 원석이라고 하는데, 이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문제는 이런 부분들을 바로 바로 적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사카 다카시 경우에는 재킷에 휴대할 수 있는 B7판의 노트를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의 부록으로 나온 노트는 휴대하기에는 크기가 조금 있는 편이라,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그 날의 일은 저녁때 다시 정리하고, 손으로 직접 써나가라는 충고를 잊지 말아야겠다.

사실 어떤 노트든 피드백 노트가 될 수 있다. 흑백사고가 아니라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위해 4개의 칸으로만 나누고, 중요한 두 개의 공간 인간관계와 일상업무를 고정시키고, 나머지는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내가 스스로 채워나가면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내가 그 동안 해오던 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 직접 수첩에 기록을 하면서 느끼는 것인데, 단순히 하루에 해야 할 것을 완수했는지 여부만을 체크하는 것과 피드백을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 나의 강점을 파악하는 것도 까다로운데, 강점의 원석이라니조금 막막하기는 하지만, 차분히 피드백을 반복하면서, 익숙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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