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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 재미와 놀이가 어떻게 세상을 창조했을까
스티븐 존슨 지음, 홍지수 옮김 / 프런티어 / 2017년 2월
평점 :
인류는 그 동안 여러 방면에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리고 그런
진보의 발걸음에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의 힘이 크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하기 쉽다. 슬기롭다라는 말을
두 번이나 반복해서 썼을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스티븐 존슨의
<원더랜드>를 읽으면서, 그뿐만 아니라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루덴스도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븐 존슨은 '뉴스위크'가
선정한 '인터넷 상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50인'에 포함된 과학저술 작가이다. 전에 그의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원더랜드>를 읽으면서, 문득 그가 탁월한 아이디어를 위해서는 ‘커피하우스’같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한 기억이 났다. 다양한 집단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교환하는 과정이 혁신의 또 다른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난과 유희, 새로운 체험이나 놀라움을 바라는 인간의 본능이 세상을
발전시켰던 것처럼 말이다.

<원더랜드>에서는
페션과 쇼핑, 음악, 맛,
환영, 게임, 공공장소라는 주제를 갖고 ‘즐거움’이 어떻게 인류의 역사적인 변화를 이끌었는지를 설명해준다. 마치 한 편의 역사책을 보는 거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지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그러한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혁신을 이끌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그 중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보자면, 뼈로 만든 피리가 기억에 남는다. 이 피리는
인간이 기술적인 창의성을 발휘해 만든 가장 오래된 물건이라고 한다. 역사학자들에게 이 피리는 아이러니한
물건이기도 했었다. 생존에 필요한 필수품을 만들다 갑자기 즐거움을 위한 음악을 연주하기 위한 물건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것이 인간이 갖고 있는 유희의 본능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지 않은가? 거기다 음악을 듣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뮤직박스 같은 프로그래밍 기계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음악을 공유하려는 시도는 최초의 정보 공유 네트워크와 최초이 디지털 상품 같은 형태로 발전하기도 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어떤 시대든 다가올 시대를 꿈꾸고, 꿈꾸는 동안 다가올 시대를 창조한다"
이는 1839년 프랑스 역사 학자 미셸레가 한 말이라고 한다. 꿈은 행복한 이야기이지 않은가? 즐거움을 꿈꾸는 사람들이 미래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