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들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2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6년으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제임스 헤리엇, 그는 완벽한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요크셔 지방에서 수의사로 활동했다. 수의과 대학을 졸업한 이후로 제 2차 세계 대전 때 영국 공군에 복무한것을 제외하곤 평생을 요크셔 지방에서 살았다는 그는 50세가 되던 때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펼쳐냈다. 그리고 그 책들은 "26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50여 년간 1억 부 가량 팔린 현대의 고전"이라고 손꼽힌다. 그럴만한 것이 정말 재미있다.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자연과 동물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을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읽었기 때문에 2 <이 세상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들>도 기다리고 있었다. 늦은 밤 울리는 전화에도 왕진을 가야 하는 수의사, 그는 요크셔 계곡의 매서운 바람 속에서 얼음덩어리가 되어 돌아오는 자신을 잠결에도 따듯하게 안아주는 헬렌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모아놓은 돈도 딱히 없고, 박봉에 집안살림을 경매로 구입해야 하는 와중에도, 24권짜리 세계지리를 낑낑 들고 오는 남편을 다정하게 감싸주는 그런 여성이었다.

그가 활동하던 1930년대, 수의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최선의 결과를 기대하는 것에 익숙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그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익혀나간다. 동물은 말로 설득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통증과 거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혼란스러워 하는 동물을 마취제로 진정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임을 배우는 것도 기억에 남는다. 물론 그의 여자처럼 작은 손은 동물들의 출산을 돕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새로운 생명을 많이 만나기도 하지만, 그러지 못할 때도 있었다. 전염병이 돌기도 하고, 때로는 태중에서 죽은 경우도 있다. 임신을 했던 양은 자신이 돌봐줄 새끼가 없어지면,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마침 그 목장에는 어미에게 버림받았어도 정말 붙임성 좋게 암양 사이를 돌아다니며 젖을 먹는 허버트가 있었다. 그래서 허버트가 뱃속의 새끼를 다 잃은 암양이 엄마가 되었을 때 내가 더 행복했다.

2권은 아이러니하게도 생일날 날아온 군대 소집영장을 받고, 떠나는 것으로 끝난다. 혹시나 자신이 머리로 그리고 몸으로 배운 것을 잊어버릴까 군대로 떠나는 가방에 수의학사전을 넣고, 사랑하는 부인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요크셔로 돌아오리라 다짐을 한다. 수의사는 힘들지만 정직하고 멋진 직업이라던 말을 기억하며 말이다. 그리고 그런 그를 요크셔는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꼭 알아야 할 김영란법 핵심 가이드
이철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6 9 28,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었습니다. 일명 김영란법이라고 하지만, 법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당분간은 제대로 부르자는 의견도 많습니다. 이 책에서도 정식약칭은 청탁금지법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이는 우리 사회를 보다 청렴하게 만들기 위한 법률입니다. 

드라마 미생에서도 중국의 비즈니스 문화인 꽌시를 다룬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국은 인맥에 의해 움직이는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고, 이는 필연적으로 관료주의와 부정부패를 가져옵니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중국만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 역시 연고주의와 온정주의가 만연했다고 하죠. 심지어 한국은 국가경쟁력에 비해 공공부문 청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내놓은 대한민국 부패인식지수는 168개국 중에 37위입니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강화시키기 위해서도 이 법률은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꼭 알아야 할 김영란법 핵심 가이드>는 현직 변호사가 청탁금지법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주는 책입니다. 청탁금지법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법은 바로 말조심’, ‘돈조심’, ‘임직원 조심’, ‘배우자 조심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말조심에 대한 부분입니다. 너무나 쉽게 한번만 봐줘요”, “눈 감아주세요”, “그냥 좀 넘어갑시다"라는 말을 합니다. 이는 바로 부정한 청탁이 되는데요. 이렇게 말하지 말고, "이 허가 신청은 법령상 정해진 모든 요건을 갖추었으니 조속히 허가해주세요.", "이 건은 이미 신청한 지 상당한 기간이 지나서 법정 처리 기간도 초과했으니 얼른 처분해주세요.", "이 건에 대해서는 다른 신청 건들에 비해서 이러한 점이 더 유리한 것이므로 그에 맞는 결정을 해주세요."라고 말하면 정당한 청탁이 되죠. 이 법은 부정한 청탁을 금지하는 법이고, 금품이 오가는 행위를 매우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탁을 들어줘야 할 확실한 근거를 갖고 하는 정당한 청탁은 처벌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이 법률은 공직자나 일반인들의 정당한 혹은 일반적인 활동을 제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정한 청탁을 주고받을 생각이 아니라면 이로 인해 활동에 위축을 느낄 필요도 없다는 것이죠.

청탁금지법은 임직원의 위반행위가 적발될 경우, 기업이나 사업주를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이나 단체에서는 임직원들이 준법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하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여기에 대해 다른 나라의 사례를 통해 소개를 해주기도 하죠. 또한 ‘62가지 질답을 통해 청탁금지법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선물 5만원에는 운송비는 포함되지 않지만, 포장비용은 포함된다고 하더군요. 또한 사례 연구 29을 통해 다양한 사례를 통해 청탁금지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아 볼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이 나서 2 (2017 플래너 세트) - 그리고 누군가가 미워진다, 177 true stories & innocent lies 생각이 나서 2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치 일기장을 들춰본 기분이 든다. 물론 날짜 별로 글이 있어서도 그렇겠지만 그것만이 다는 아니다. 글을 읽다 보면 두서없이 펼쳐지는 이야기 같을 때도 있고, 그래서 때로는 남의 이야기 같고, 지극히 관념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그렇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그 언저리에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그래서 때로는 나의 이야기 같고 마치 내 마음을 대신 읽어주는 것처럼 감상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었다. 황경신의 한 뼘 노트는 그런 책이다. 제목도 그래서 딱 <생각이 나서>인 것일까?

어릴 때부터 작가를 꿈꾸었냐는 질문에 길어진 그녀의 대답을 읽으며,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나는 늘 꿈이 없이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꿈은 말 그대로 직업에 대한 것이었다. 그녀가 피하고 싶었던 그 대답처럼 말이다. 그래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어쩌면 나는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꿈에 어느 정도 다가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왜 꿈을 꼭 어떤 대단한 일 혹은 직업으로 생각해왔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시점이기도 했다.

세상은 넓고 책갈피는 많을텐데, 내 마음에 드는 책갈피 하나를 찾기까지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그럴 때가 있다. 내 마음에 맞는 딱 그런 것을 찾아냈을 때의 작은 희열이랄까? 마치 날 위한 물건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행여 세상에서 그것이 사라질까 걱정되어 잔뜩 그 물건을 사놓기도 했다. 물론 나는 기본적으로 변덕을 장착하고 있어서인지, 결국 그것이 짐이 되버리는 경우도 많았지만 말이다. 그래도 그 순간의 기쁨은 잊지 않고 있다.

추억에 대한 이야기, 어떻게 보면 장황하게까지 느껴지는 그 길다면 긴 이야기를 읽으며. 추억이 갖고 있는 힘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덧붙이듯 작게 써놓은 그 글이 눈에 박힌다. ‘다행이야. 추억들이 여태 싱싱해서처음에는 어떤 의미일까…’ 계속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친구들과 보내기에 딱 좋은 실없는 시간, 친구니까 가능한 그런 시간을 보내고 들어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아있으니까그렇게 끝없이 변화하는 자연처럼 우리 역시 계속 추억을 만들어내고 있으니까그래서 싱싱할 수 있는 것일까?

'실없이 만나 이렇게 즐거운 자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누군가 말했다. (중략) 하지만 '실없이 만난다'는 말은 왠지 다정하다. 목적도 없고 해야 할 일도 없고 열매나 뭐 그런 걸 얻을 작정도 없어 그저 좋아서 만난다는 느낌이다. 그 느낌을 안고 '실없다'는 말을 좋아하기로 한다. 실없이 만나 실없는 시간을 탕진하기로 한다. 34P

자라는 것은 기다림이고, 상념이고, 그 끝에 매달린 어린 희망이다. 암석의 틈과 틈 사이를 가늠하며 솟아오르는 마그마고, 바다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오르는 용암이다. 어떤 교훈도 늘어놓지 않고, 아무런 자랑도 하지 않으면서, 끝없이 변화하는 자연이다. 가파르고 거친 생의 비탈에 서서, 이 정도는 비탈도 아니야, 다짐하고 버티며 생명을 키워내는, 당신과 나의 오늘이다. 195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제로 읽는 교양 세계사 - 경제를 중심으로 역사, 문학, 시사, 인물을 아우른 통합 교양서
오형규 지음 / 글담출판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형규는 28년 동안 경제 전문 기자로 일했다. 대중과 멀어져 가는 경제학이 다시 대중속에서 숨쉬기를 바라는 그는 <경제로 읽는 교양 세계사>를 통해 경제 원리로 역사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위한 나침반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아무래도 2차 산업혁명 전후를 다룬 4부와 1.2차 세계 대전 전후를 다룬 5부이다. 아무래도 가장 시선이 가는 것은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일 것이다. 학창시절 나는 뉴딜정책이 대공황을 극복하는 힘이라고 배웠었다. 하지만 거기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고, 도리어 뉴딜정책으로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을 하면서 경기 회복이 지연되었다는 평도 있다고 한다. 뉴딜정책은 우리나라에서도 경기부양책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이라 더욱 흥미로웠다.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되는 것은 금의 유입으로 통화량이 늘고, 유럽의 정세 불안으로 이탈한 자금이 미국으로 투자된 부분이라고 한다. 최근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생산과잉이 겹치면서 깊은 불황에 빠졌다. 많은 우려가 있지만, 많은 국가에서 양적완화를 실제로 진행하고 있는 이유를 알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5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원시시대부터 현재까지라는 광범위한 시간을 담아내고 있다. 경제라는 프리즘을 놓치지 않고,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이야기를 중심으로 소개하기 때문에 분량이 방대한 편은 아니다. 모든 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고 하는데, 어떠한 일에 결과에 따라 전체적인 평가가 긍정적인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독과점을 통해 미국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기업가들의 공로를 긴 분량으로 언급한다던지, 아동노동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인적자원활용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그러했다. 그 외에도 함께 보는 문학이라고 하여 문학작품을 통해 그 시대를 설명해주기도 한다. 광란의 시대라 불리는 미국의 1920년대를 상징하는 위대한 개츠비’, 그리고 대공황의 30년대를 관통하는 분노의 포도를 만날 수 있었다. 다양한 주제로 읽을 거리를 제공해준 함께 읽는 시사라는 코너 역시 기억에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보, 역사로 읽고 보다
도재기 지음 / 이야기가있는집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어렸을 때부터 박물관 가는 것을 좋아해서, 지금도 박물관에 가야 한다면 제일 먼저 운동화를 챙겨 신는다. 평소 걷는 것을 싫어하지만, 예외가 되는 공간이 있다면 그 중에 하나가 박물관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국보 328건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아놓은 <국보, 역사로 읽고 보다>는 정말 소중한 책이 아닐 수 없다. 국보를 관리하기 위한 행정적 관리번호가 아닌 역사 순으로 국보를 살펴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거기다 돋보기라고 하여 더 깊이 알아야 할 것들을 함께 탐구해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돋보기가 나올 때 마다 얼마나 반갑던지~ 문화재 연구에도 자리잡은 휴전선에 대한 이야기는 안타까웠고, 그래도 북한이 어떻게 관리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했다. 환수 대상 1호로 뽑히는 오구라 컬렉션이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경쟁 같은 이야기를 짚어주는 9장 세계는 문화재 전쟁, 역시 매우 흥미로웠다.

내가 좋아하는 문화재들도 많다. 직접 보기 위해 부여까지 내려갔었던 백제 금동 대향로의 아름다움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기도 했다. 오구라 컬렉션 중에 하나인 가야의 금관 역시 일본에서 보러 갔다가 그 소박한 아름다움에 감탄하기도 했다. 이전에 봤던 신라의 금관과는 분명 다른 멋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까지 보존기술을 개발하지 않아 글리세린에 40년째 보관되어 있다는 영롱한 비단벌레 날개로 장식된 금동 비단벌레 말안장 가리개도 궁금했다. 어떤 모습일까? 기술이 발달하여 이것이 전시되는 날 또 열심히 박물관으로 향해 달려가지 않을까 한다.  

잘 몰랐던 국보에 대한 이야기들은 더욱 기억에 남는다. 가장 오래된 국보라는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세계 각국 전문가가 증명하는 아주 가치 있는 암각화라고 한다. 심지어 고래를 사냥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남겨놓기도 해서, 포경이 신석기 시대 이전부터 이루어졌음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 암각화에 대한 보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예전에는 강 건너편에서 망원경으로 봐도 감동을 받을 정도였다는데, 이제는 너무나 희미해졌다니, 어서 가서 만나보고 싶어지는 국보이다.

그리고 고려청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습이 아닌, 각종 동식물의 형태를 응용한 청자들도 기억에 남는다. 또한 고려청자나 조선백자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는 분청사기도 있었다. 그 색감을 자세히 살펴보니, 할머니가 쓰시던 그릇과 비슷해 보여서 도리어 정겹게 느껴지기도 했다. 국보가 친근하게 느껴질 정도로, 국보와 함께 한국사 산책을 하는 것은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