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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사회 - 인간 사회보다 합리적인 유전자들의 세상
이타이 야나이 & 마틴 럴처 지음, 이유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유전자 사회>를
집필한 이타이 야나이와 마틴 럴처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은 인간에 대한 수백만
가지의 유전체 서열을 이용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게 했고, 그들은 <유전자
사회>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리처드 도킨스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생물학적인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 독자를 생각해 집필된 책이라고는 하지만, 만만하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물론 의인화와 비유적인 표현으로 쉽게 풀어 쓴 문장을 완전한 표현으로
보여줬을 때 흠칫 놀라기도 했지만 말이다. 물론 ‘유전자
사회’ 역시 비유적인 표현이다. 유전자들이 하나의 큰 목표인
생존을 위해 인간처럼 함께 모여 사회를 이룬다고 생각하면 유전자에 대해서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유전자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때로는 서로를 돕기도 하고, 때로는
속이기도 한다. 물론 암 유전자처럼 불합리한 이득을 확보하려고 할 때도 있다. 이렇게 유전자를 이해하면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책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남성모델이 여성물리학자에게 당신의
머리와 나의 외모를 닮은 아이가 나오면 얼마나 좋겠냐며 추파를 던지자, 여성물리학자는 반대의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거절을 한다. 엄마가 날 임신했을 때도, 할아버지는
키 빼고 다 엄마를 닮으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고 한다. 물론 그 바람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쉽게 자신의 장점과 상대의 장점을 잘 조합한 아이를 바라곤 한다. 하지만 유전자 사회에는 능력주의와 관련된 불확실성을 배제하고, 모든
유전자에게 같은 권리를 준다. 그래서 성이라는 것이 허용한 가능성의 수는 무한대에 이르게 된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유전자가 협동할 수 있게 하는 능률적인 매커니즘을 확보한 것이다. 다른 경우와 달리 이럴 때 유전자 사회는 정말 평등주의적이다.
유전적인 구성으로 구별되는 사람들에 맞추어 신약 사용을 승인한다는 사실도 기억에 남는다. 이를 통해 약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약효를 최적화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도 가장 진보되어 있는 분야인 암 연구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화는 모든 것에서 그리고 언제든지 우리의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고, 그
유전적 정보를 인간이 알아낼수록 암에 대한 치료법도 만들어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유전자 연구의 현재와
미래를 잘 살펴볼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