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대한 결정 - 세상을 바꾼 34인의 고뇌 속 선택들
앨런 액설로드 지음, 강봉재 옮김 / 슬로디미디어 / 2016년 11월
평점 :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그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다가와서 나는 늘 결정을 내리는 것을 주저하곤 한다. 그래서 ‘세상을 바꾼 34인의
고뇌 속 선택들!’이라는 부제가 인상적인 <위대한 결정>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머리말부터 참 인상적이었다. 카이사르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해리 트루먼 미국 전 대통령의 말이 결정 앞에서 주저하는 나를 일깨워주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현명한 결정을 하는 것은 “국가를 위해 다행한”일이고, 어리석은 결정을 하는 것은 “국가를 위해 매우 불행한’일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보다는 백배, 천
배 나은 것"이라니…… 나 자신을 위해 매우 불행한
것보다도 백배, 천 배 못한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는 의미가 되지 않겠는가?
책에서는 다양한 인물을 통해 그들이 내린 위대한 결정의 과정을 조명하고 있다.
CNN의 창립자 테드 터너, 그는 오랜 시간 동안 24시간
내내 뉴스를 공급하고 싶어 했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뜨악했다. 하지만
그는 젊은 건강한 운동선수였던 지인의 죽음을 앞둔 것을 보고, 문득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누구도 영원히 살 수 없기에, 죽기 전에 뜻한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이 아니면 언제? 내가 아니면 누가?”라는 그의 말처럼 말이다. 그 후 그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며 “생각만 해도 멋지지 않습니까?”라는 말을 덧붙인다. 그렇게 강한 확신을 하는 테드 터너 앞에서 사람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기를 꺼려했다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지는
부분 중 하나였다. 물론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오랜 시간 동안의 치밀한 준비과정이 있었다. 하지만 결정을 내린 순간 이후에 그가 보여준 추진력 역시 반짝반짝 빛나는 부분이었다.
미국의 페미니스트이자 사회심리학자인 베티 프리단, 그녀는 어느 날
"TV 광고와는 달리 부엌 바닥에 왁스 칠을 하는게 조금도 짜릿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과연 자신만 그럴까? 라는 자문을 하며, 대학 동창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한다. 물론 그녀가 진행한 조사와 그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성 역할에 고착된 사고방식을 지적한 글은 환영받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연구활동을 멈추지 않았고, 여성이 아내이자
엄마인 역할을 벗어날 때마다 느끼게 되는 막연한 죄의식에 주목하여 책으로 출판한다. 그리고 그녀의 책 <여성의 신비>는 많은 여성들과 남성들에 생각을 바꿔놓았고, 여성들 역시 남성들의 고유영역이라고 여겨지던 경제, 정치계에 뛰어들게
되는 기폭제가 된다. 베티 프리단의 위대한 결정과 함께 기억에 남은 것은 바로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과 그를 등용한 브랜치 리키의 이야기였다. 그들의 결정은 말 그대로 세상을 조금 더
합리적으로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 아닌가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