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보네이션 - 시민X안희정, 경험한 적 없는 나라
안희정 지음 / 스리체어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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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충남도지사로 일해온 안희정이 직접 작성한 보고서이자,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업 정치인으로서 꿈꾸는 대한민국을 담아낸 책이 바로 <콜라보네이션>이다. 콜라보네이션(collabonation)은 협력(collaboration)과 국가(nation)의 합성어로 국민이 참여해(콜라보) 이끄는 나라를(네이션) 의미한다. 그는 머리말에서 소설 토지의 한 장면을 인용한다. 나랏일이란 특수한 계층의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설 속의 인물이 영 낯설지만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국가와 시민이 분리되어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생각도 들고, “누군가의 말처럼 대한민국은 여전히 대통령이라는 왕도 정치가 행해지는 나라라는 표현에 딱히 반박을 하고 싶지 않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호기심을 갖고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의 구성은 정말 독특하다. 처음에는 무슨 암호문인가 싶기도 했던 지면이 있었다. 그런데 그 부분은 우리가 책을 읽으며 함께 채워나갈 수 있는 것이었다. 누군가가 비전을 제시하고 거기에 감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생각하고 함께 고민하면서 비워져 있는 부분을 채워나가는 것, 그가 생각하는 정치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했다. “무엇을 어떻게 해준다는 말 대신 혼자 할 수 없으니 함께해 달라고 말하는 도지사가 되고 싶다는 그다웠다. 물론 안희정부터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운 자신의 신념을 담아 말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가능한 자신감이 아닐까? 안희정과 함께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특히 평소 내가 많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지방자치와 농업에 대한 이야기들이 인상적이었다. 현장에서 직접 뛰면서 함께 고민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나아갔던 발자취라 더욱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정치철학이 없는 지도자가 얼마나 위험한지 느끼고 있는 요즘, 이 책이 더욱 의미 있게 느껴졌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므로 선거로 머슴을 선출한 뒤 머슴에게 빌지 말고 주인이 직접 나서서 주인노릇을 하자는 얘기다. (28p)

절대적 가난과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전이 지난 세기의 발전 모델이었다면 이제는 물질과 정신이 동시에 발전해야 한다. (116p)

인서울이 아니면 모든 사람을 실패자로 만드는 뒤틀린 사회 구조를 깨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건드리지 않은 상태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몇 개 세운다고 지역이 발전할 리 없다. (143p)

복지 정책에 있어 내가 얼마를 줄게라는 이야기는 애초 성립되지 않는다.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라면 복지 비전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구체적인 재원 마련 계획과 조세 정책, 복지 전달 체계 정비 계획, 경제 성장의 목표와 계획까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복지 정책의 종합적인 틀이라 할 수 있다. (188p)

농업 문제나 통일 문제, 경제 문제, 노사 문제…… 모든 문제의 본질은 같다. 민주주의 리더십을 발휘해 민주주의가 작동하게 해야 한다. 나는 그것을 3농혁신을 통해 재확인했다. 만약 대한민국의 교육 정책을, 경제 정책을, 대북 정책을, 외교 정책을 농민들과 합의했던 것처럼 한다면 5, 10년 내에 모든 문제가 풀릴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 리더십이다. 우리 모두가 주인이 되지 않으면 문제를 풀 수 없다. 모두를 주인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다. (277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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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kn119 2016-11-14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안희정 지사 큰 그릇 입니다.
 
골든 선 1 레드 라이징
피어스 브라운 지음, 이윤진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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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에서 나온 장르소설이라니... 화성을 배경으로 하는 SF소설, 정말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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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읽는 고시조
임형선 지음 / 채륜서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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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문학시간에 고시조가 나오면, 시대적 배경과 해석 그리고 자주 등장하는 이 과연 어느 왕을 이야기하는지를 중요했던 거 같다. 그러니 고시조가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이야기로 읽는 고시조>를 읽다 보니 고시조가 참 운치 있게 느껴졌다. 책 소개 그대로 고시조가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인가? 시조에 얽힌 사연과 역사적 배경을 살피다 보니 마치 한 편의 역사서를 읽는 거 같기도 했다.

홍랑, 이매창, 그리고 황진이는 조선시대 3대 기녀라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던 이들 중 홍랑과 이매창은 임진왜란으로 일편단심으로 사랑했던 남자와 이별을 했다. 두 사람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시조로도 남겨졌고 그녀들이 남긴 시조를 읽다보면 애틋하다는 것이 바로 이런 느낌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임진왜란 때 고죽 최경창의 작품을 끝까지 지켜내 문중에 넘겨주었던 홍랑을 해주 최씨 문중에서는 집안 사람으로 여겨 시제를 지내주고 있다니 기억에 남는다. 이매창같은 경우에는 매창공원을 조성하고 제사를 지내준다고 하니 두 사람은 참 비슷한 행로를 걸었던 거 같다. 이와 조금은 달랐던 황진이, 그리고 황진이의 유혹에도 정신적 교감만을 이어갔던 서경덕이 남긴 시도 기억에 남는다. 마냥 젊은 줄만 아는 마음을 탓하는 그의 시는 황진이에 대한 마음을 은근하게나마 드러낸 것이 아닌가 싶다. 은근하다는 말을 하고 보니 시에 능했다는 임제와 기녀 한우(寒雨)까 나눈 시조가 생각난다. 차가운 비라는 뜻을 가진 기녀 한우寒雨의 이름으로 '찬비를 맞았으니 얼어 잘까 하노라'라고 운을 띄우는 임제에게 '찬비를 맞았으니 나와 함께 따뜻하게 주무시옵소서'라고 화답하는 한우였다.

다정多情도 병病이냥 하여 잠못드러 하노라라던 <다정가>를 지은 고려말 충신 매운당 이조년 형제의 이야기가 자연, 풍경 그리고 풍류편에 소개된다. 자신이 섬기던 고려에 대한 지조와 절개를 드러낸 고려의 충신 길재의 <회고가>가 담긴 정치편도 있다. 그런데 사랑에 대한 시조가 왜 그리 기억에 남는지 말이다. 사랑은 시대와 언어를 넘어서는 가장 보편적인 감정이라 그런 것일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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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사람을 움직인다 - 마음을 지배하는 공간의 비밀
콜린 엘러드 지음, 문희경 옮김, 정재승 감수 / 더퀘스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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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 집을 비롯한 건축물이나 도시가 우리 심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 바로 <공간이 사람을 움직이다>이다. 신경과학과 건축 그리고 환경설계를 접목시켜 심리 지리학psychogeography’을 연구하고 있는 콜린 엘러드의 책은 상당히 흥미롭다.

최근 집을 구입하기 위해 돌아다니면서, 나는 가까운 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접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전망이 좋은지를 따지고 있었다. 정말 맛있는 빵집이 있어서 그 동네가 마음에 든다는 날 보고 친구들은 어이가 없어 했다. 심지어 집에 오래 있지도 않은데 전망이 무슨 상관이냐고 하는 지인도 있었다. 하지만 어쩌면 나 나름대로 행복을 찾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을 감수하고 글을 쓴 정재승 교수의 “'나는 어떤 공간에서 행복하고 창의적이며 안식을 얻는가'를 생각해보라라는 조언처럼 말이다.

처음에는 최첨단 기술의 우리의 집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그 부분을 먼저 읽기도 했었다. 가상현실 시스템의 궁극의 목표인 실재감을 통해 우리의 감정에 어울리게 적절하게 외양을 바꾸는 민감한 집이라 너무 매력적이지 않은가? 자연환경에 둘러싸여 있으면 우리가 갖고 있는 회복탄력성이 커진다고 한다. 그리고 자연을 실제로 접할 수 없는 곳에서는 자연을 시뮬레이션 한 장치만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창문을 통해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곳에서는 화면으로 만들어낸 자연이 큰 효과가 없다고 하지만, 가상현실 시스템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우리가 그런 공간과 어떠한 관계를 맺게 될지도 기대되기도 했다.

처음 기대와 조금은 다르게 정말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환경과 우리의 관계이다. 예를 들면 각본에 정해진 방향감각 상실이라는 의도적인 개입을 구현하는 쇼핑몰들이 있다. 카지노에서도 비슷한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정신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장치인데, 이를 통해 충동구매를 하거나 도박에 빠져들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거리의 작은 가게를 돌아다니며 쇼핑을 하는 것보다, 쇼핑몰에 갔을 때 확실히 생각하지 못했던 물건들을 많이 구입하게 된다. 거리의 가게들을 이야기하고 보니, 도시와 사람의 관계도 흥미로웠다. 언제부터인가 도시의 풍경이 정말 특징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를 통해 편이성이 좋아지고, 기능적인 면에서는 유용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각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무시한다는 작가의 생각에 공감이 가기도 했다. 작가의 연구에 따르면,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심리상태를 고려하는 것에 아주 큰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닌데, 이런 부분은 실제로 적용해봤으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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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은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브라이언 솔리스 지음, 정지인 옮김 / 다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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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경험이다. 단순하게 상품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짜릿한 경험을 파는 것이다. 감성마케팅으로 유명한 아이폰, 그리고 화제가 된 나이키의 광고가 있다. 나이키의 광고를 보고 있으면 마치 자신이 광고의 주인공이 되어 축구선수로 성장해나가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를 통해 나이키는 개인적인 경험을 넘어, 소비자와 브랜드가 유의마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만든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기업혁신 분야의 전문가인 브라이언 솔리스는 <경험은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를 통해 고객 경험을 어떻게 설계하고, 사용자의 경험을 구체화하고, 경험맵을 그려 실행에 옮길 수 있을 수 있는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다양한 사례가 등장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디즈니의 전략에 주목을 했다. 바로 매직밴드때문이었는데, 이 밴드만 있으면 입중뿐 아니라 신용카드, 신분확인 같은 기본적인 기능을 넘어 개인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말 그대로 디즈니에서 마법 같은 경험을 하게 도와주는 훌륭한 장치이다. 사실 이 매직밴드에 대해서 읽으면서, 바로 병원에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바로 그 이야기가 이어져 나오기도 했다. 또한 디즈니랜드에 투모로랜드가 있다. 1955년 만들어졌을 때는 1986년의 세계를 상상하고 미래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지만, 이미 2055년으로 재정비 한 상태이기도 하다. 이처럼 디즈니는 미래를 함께 공유해나간다는 유의미한 마케팅을 해내고 있다.

"모두가 세상을 바꾸려고 하지만, 아무도 자신을 바꾸려고 하지는 않는다."

거래를 설계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탐험하고 발견하고 확장하고 접속할 수 있는 창의적인 경험의 생태계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스토리텔링의 대가 레프 톨스토이의 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일단 자기 자신의 생각을 바꾸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실제로 어떠하다고 여기는 것과 그들이 그렇게 여길것이라고 내가 생각하는 것의 차이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만 고객의 경험을 최적화시킬 수 있고, ‘고객 여정 맵이 고객 중심으로 설계될 수 있다. 말그대로 경험 설계의 출발점은 매우 구체적이고 실제 고객 정보에서 추출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과 함께라면, 충분히 사람들의 경험을 설계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미 사람들은 제품을 넘어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고, 거기에 적절한 대응을 해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새로운 경험으로 한번 늘어난 정신은 결코 과거의 크기로 돌아가지 않는다.” –올리버 웬들 홈스 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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