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뉴스 - 뉴스는 이야기다
SBS 스브스뉴스팀 엮음 / 책읽는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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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플랫폼과 스토리텔링을 성공적으로 결합한 스브스 뉴스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알게 된 말 그대로 재미있는 뉴스였다. 특히 지적갈증과 감성적 허기를 채워주는 뉴스의 혁명이라는 설명이 딱이다 싶다. 그런 스브스뉴스가 일회성 브랜드로 한때의 유행처럼 지나가게 될 것인지, 아니면 대중이 사랑하는 러브 마크가 될 것인지를 확인하고 싶어서 책으로 출판되게 되었다. 숙종의 고양이 사랑이라던지, 코난도일가 갖고 있던 셜록 홈즈의 딜레마라던지, 성서에는 예수가 12 25일에 태어났다는 기록이 없다던지 예전에 봤던 내용들을 책으로 다시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삼겹살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2016년을 살아가는 한국인에게 삼겹살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말로 김준현의 삼겹살은 약국에서 팔아도 돼요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1980년대 매일경제에 실린 양돈업계의 근황을 전한 기사를 보면 삼겹살은 버려지는 돼지고기 부위였다는 것이 놀랍다. 정말 빠른 시간 안에 한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음식으로 자리잡은 것이 아닌가 한다.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하자면, 위는 뇌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밥배, 간식배가 따로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곤 했지만, 실제로 그러하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우리가 간식을 보고 먹고 싶다라고 생각하면, 뇌의 명령에 따라 위가 몸을 늘려 공간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이는 간식뿐 아니라 술도 마찬가지이다. 간식이나 술 같은 기호식품에는 이런 방식이 적용되지만, 필요에 의해 섭취하는 물은 그렇지 않다. 생각해보면 물을 마시라고 알람을 울려주는 어플은 있지만, 간식을 먹으라고 챙겨주는 것은 없지 않은가? 식탐과의 싸움은 정말 진정한 나 자신과의 싸움인가보다.

나이팅게일하면 백의의 천사, 현대 간호학의 창시자라는 수식어가 떠오른다. 나이팅게일이 크림전쟁 당시 크게 활약하면서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크림전쟁 당시 우리가 알지 못하는 간호사가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영국의 식민지였던 자메이카에서 온 메리 시콜이다. 그녀는 전쟁터에서 병사들의 어머니라고 불렸다. 간호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간호사로 지원했던 그녀는 피부색을 이유로 거절당하게 되고, 결국 자비로 최전방에 치료소를 차리고 병사들을 도왔다고 한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인물이지만, 기억해두고 싶고,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더 알고 싶어지기도 했다. ‘B+감수성과 저널리즘을 결합했다는 스브스 뉴스,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고,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러브마크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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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대로도 충분해
빌 시누누 지음, 유윤한 옮김 / 지식너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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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스페셜리스트 빌 시누누가 세계를 돌아다니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지금 이대로도 충분해> 책 제목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와 인연을 쌓아간 사람들에게서 배운 것과도 참 닮아 있다.

노르웨이에 사는 친구의 집에 방문했던 빌은 큰 충격을 받는다. 혹시 손님인 나를 배려하여 일부로 비워둔 것이 아닌가 싶은 옷장, 4인 식기로 충분한 찬장을 보면서 말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유행하는 미니멀리즘의 북유럽답다고 할까? 그렇게 삶에 접근하는 태도를 라곰(Lagom)이라고 하는데, 굳이 해석을 하자면 이걸로 충분해라고 한다. 거기에 하나 더, ‘일단 움직여봐도 있다. 시야가 확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눈이 와서 움추러든 그에게 친구는 일단 나가자고 한다. 어이없어 하던 빌 이지만, 친구를 따라하다보니 스키를 탈 수 있게 되고, 도리어 집에 있을 때보다 밖에서 돌아다니다 보니 땀이 날 정도로 몸이 뜨거워진다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이야기는 프랑스로 넘어가는데, 파티에 초대를 받은 빌은 유럽사람과 미국사람의 소비방식에 주목하게 된다. 소득의 상당부분을 휴가나 콘서트 티켓에 사용하는 유럽인과 물건을 구입하는데 사용하는 미국인에 대한 것이다. 사람과 나눈 추억에 집중하는 유럽 사람들, 죽기 전에 그때 샀던 물건이 좋았다고 추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여행이나 시간에 대한 추억이 가득하지, 그렇게 갖고 싶어했던 물건에 대한 추억은 별로 없다. 도리어 그것을 소유하기 전의 추억이 있다면 있으려나?

때로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헝가리에서 친구인 보리스를 만나 축구경기를 보던 딘은 승부가 거의 결정이 나는 거 같아 자리를 뜨고 싶어 했다. 합리적인 생각이라고 한 나와 뉴욕출신인 딘과 달리 보리스는 그 결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왜 그렇게 시간에 쫓겨야 하는지, 왜 그 순간을 즐기지 못하는지 의문을 갖는 보리스를 보며, 또 보리스의 속도에 맞추어 움직여본 딘의 경험을 읽으며 내 생각도 돌아보게 되었다. 야구를 보러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생각해보면 경기를 끝까지 즐기지 못하고 나온 적이 몇 번 있었다. 만약 경기의 결과만이 중했다면, 스포츠뉴스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을 텐데 말이다. ,

빌 시누누는 이국적인 풍경이나 유명한 관광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그의 책을 읽다 보면 다양한 삶의 방식을 만날 수 있고, 그 속에서 내 삶의 방식을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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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교양이 되다 - 모두가 한 번쯤 궁금해했던 건축 이야기
이석용 지음 / 책밥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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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한다. 그런 것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바로 유럽 여행 중에 만날 수 있는 웅장한 대성당이 아닐까? <건축, 교양이 되다>를 읽으면서, 이런 부분을 탐구하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물론 시간이 많이 걸렸기 때문에, 우리가 애써 구분한 시대구분에 딱 맞아 떨어지기는 힘들다. 도리어 여러 시대를 고루 거쳐온 과정을 건축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한 어우러짐이 도리어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수식어와 잘 어울린다.

몰딩(moulding, molding)이라는 표현이 더욱 익숙한 거 같기도 한 반자돌림대로 책은 시작된다.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문을 떠올릴 것이다. 그래서 반자돌림대와 퍼스널 스페이스를 연결하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느껴졌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크게 의식하지도 않았던 것이 천장의 반자돌림대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며 자꾸 천장을 바라보게 되었는데, 그 심리적인 영향을 가늠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동안 나는 퍼스널 스페이스를 타인과의 단절이라는 방향으로 추구해왔던 것이 아닐까 그런 의문이 마음에 자리잡기도 했다.

한국 건축의 정체성을 탐구하던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그저 기와만 얹는다고 한국적인 것일까?’라는 질문이 정말 의미심장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부터가 한국적인 건축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마치 과거에서 어떠한 정형성을 찾아내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한다. 건축은 그 시대를 구분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함께하는 것이기도 하다. 예전에 에펠 탑을 세울 때, 파리 시민의 정말 격렬한 반대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파리의 상징하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에펠 탑을 떠올릴 것이다. 이처럼 한국적인 건축이 어떤 것이라고 정의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차라리 현대 한국인의 정체성을 건축에 담아내는 것이 더욱 한국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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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혹은 거짓 - 놀랍고도 유용한 58가지 기상천외 과학 상식 이야기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6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지음, 김지선 옮김 / 한림출판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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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미국 최고의 대중과학잡지답게 과학 상식이라고 알려진 이야기들에 대한 질문이 많이 들어오는가 보다. 그래서 이렇게 <진실 혹은 거짓>이라는 단행본을 펴낼 수 있을 정도의 양이 되었다.

내가 알고 있던 과학적 상식에도 틀린 것이 정말 많았다. 미국 시트콤 프렌즈의 영향력이라고 할까? 해파리에 쏘이면 소변을 묻히면 된다고 알고 있었는데 말이다. 시트콤의 등장인물인 모니카가 해파리에 쏘이자, 조이는 분명 그런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봤다고 말했다. 물론 실행은 챈들러가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소변이 해파리의 침을 자극해서 더 많은 독성을 분비하게 만든다고 한다니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해파리에 쏘이면 시간이 답이기 쉽다. 물론 오스트레일라에는 더 독한 해파리가 있다지만 말이다. 어찌되었든 소변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반려동물을 처음 키우기 시작했을 때, 강아지에게는 초콜릿, 마른 오징어, 포도를 절대 먹이지 말라고 배웠다. 나는 초콜릿을 정말 많이 먹는 사람이기에, 탐을 내는 강아지들을 참 열심히 설득했었다. 카카오나무 열매의 씨앗을 가공해 만드는 초콜릿에는 테오브로민이라는 성분이 있다. 사람에게는 행복감을 주지만, 개에게는 설사를 유발하기 쉽고, 카페인 성분 때문에 개를 흥분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즐겨 먹는 초콜릿에는 그렇게 많이 들어가 있지는 않았던 거 같다. 물론 굳이 먹일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근처에도 못 오게 하면서 박하게 굴 필요는 없었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고양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고양이는 포유류 중에 유일하게 단맛을 감지하는 유전자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고양이 사료에는 탄수화물이 약 20퍼센트가 들어 있어서, 고양이는 자신들이 감지하지 못하는 채로 지속적으로 섭취하게 되고, 당뇨에 걸리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토실토실 살이 찐 고양이를 보며 사랑스럽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인간이 만들어낸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인이 보낸 꽃다발을 아름답고 생생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븐업이나 스프라이트 같은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하면서, 연인과의 사랑을 생생하게 유지하는 과학적인 방법은 아직 찾지 못했다고 언급한다. 과학적인 상식뿐 아니라, 적당한 위트도 더해, 쉽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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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 컴퓨터가 인간을 넘어설 수 있을까?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5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엮음, 김일선 옮김 / 한림출판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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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의 전통을 가진 미국 최고 대중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실렸던 인공지능에 관련된 기사를 모아놓은 <인공지능> 부제는 아마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할 내용일 컴퓨터가 인간을 넘어설 수 있을까?’이다.

이세돌 9단과 구글 AI(AI, Artificial Intelligence) '알파고'의 대국이 큰 화제가 된 이후로, 인공지능에 대한 많은 책들이 출판되었다. 나도 몇 권의 책을 읽어보았었는데, 이 책은 그 중에도 다루는 주제도 다양하고, 내용 자체도 어려운 편에 속하는 거 같다.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DIY 슈퍼 컴퓨터이다.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슈퍼 컴퓨터는 특정한 사람이나 조직만이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자신이 갖고 있는 값싼 PC를 연결하여 슈퍼 컴퓨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고성능 컴퓨터를 만들어내고 있다. 말 그대로 컴퓨터 세계의 권력구조를 바꾸는 시도였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개인의 컴퓨터를 연결하는 그리드 시스템에 대해 읽으며 우리가 미래에 사용할 컴퓨터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가늠해볼 수 있었다.

컴퓨터가 지능을 갖게 되는 것, 인간처럼 이해력과 의식을 갖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 튜링테스트이다. 그런데 1948년 튜링이 쓴 보고서에 있던 글이 기억에 남는다. “기계가 시골길을 거닐며 스스로 무엇인가를 알아낼 수 있어야 한다.” 주어진 데이터를 분석하여 정보를 추출하는 단계를 넘어서, 자기 개선 능력이 있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정도 수준에 이르면 컴퓨터는 의식, 직관, 지능과 관련된 현상을 갖게 된다. 그리고 컴퓨터가 그러한 단계까지 올라섰을 때, 과연 인간의 수준에서 발달이 멈추게 될 것인지, 아니면 그 이상으로 나아가게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최신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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