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이렇게 어려웠던가 - 관계 맺기 심리학
옌스 코르센.크리스티아네 트라미츠 지음, 이지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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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이렇게 어려웠던가>를 읽으며 조금 더 정교해진 인사이드 아웃을 만나는 기분이었다. 우리 안에는 은밀한 동반자가 있다. 바로 평가자, 경고자, 신호전달자, 연결자, 공감자, 비교자, 보호자가 있다. 이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우리의 내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내면의 자아계발자가 되어, 그들을 인식하고, 그들이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훈련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회피모드나 갈등모드에서 벗어나 유쾌한 기분을 주는 호의모드로 삶을 바꿔나가는 것이다.

나에게 가장 재미있게 다가온 것은 바로 평가자이다. ‘평가자와 만나기 위해 자아계발자를 위한 훈련법을 하게 된다. 낯선 곳으로 가서 행인들을 바라보며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며, 평가자와 대면하게 되었다. 그리고 평소의 나를 생각해보면 평가자에게 정말 큰 권한을 주고 있다는 것을 굳이 관찰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문제는 나의 디폴트 상태라고 할 수 있는 회의모드와 평가자는 정말 찰떡 궁합이라는 것이다. 회피형 인간은 자신의 상태에 맞게 거부 신호만을 강하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는 전략도 유용했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성격을 그렇다고 인정하라는 것이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자기 자신을 재단하려고 하는 평가자를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아예 내성적’, ‘소심한같은 단어도 사용하지 말고 생각도 할 필요가 없다. 내 성향을 그대로 수용하고 사랑한다는 것이, 나의 마음가짐과 행동방식을 현 상태로 유지하라는 것과는 다름을 이해하면 된다는 부분이 참 좋았다.

내 안에 있는 평가자가 나에게 자주 하는 말 중에 하나는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공감자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재미있는 것은 공감능력이라는 것은 개인의 의지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감정이입을 하는 방식이 그저 다를 뿐이라는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 ‘자아계발자를 위한 훈련법에는 매일 어떤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보는 방법이 많았다. 그 중에 공감자에 대한 훈련법도 있었다. “모든 사람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나름의 정당성을 갖는다. 자신의 뉴런 그물망으로 인해 현재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 말이 나에게 얼마나 힘이 되던지 말이다. ^^

삶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불만을 품거나 불평을 하거나 심지어 화를 낼 수 도 있다고 말한다. 다만 자신의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을 관찰하는 것을 절대 잊지 말아야 은밀한 동반자들을 잘 조정하는 노련한 전략가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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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언트 - 영어 유창성의 비밀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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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어느새 타인과 나 혹은 세상과 나를 연결해주는 언어가 아닌 사회적 서열의 지표가 되어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영어라는 언어에 대해서 이야기해주는 이 책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질 수 있었다. 이 책 이야기를 하다 보니 친구들이 거의 알 정도로 유명한 작가이기도 했던 조승연은 자신이 영어를 마스터할 수 있는 비밀을 이 책에 풀어놓았다. ‘인문학으로 영어 하는 남자라는 소개가 정말 잘 어울린다.

많은 언어학자들은 영어를 문법화시켜 표준어로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영어는 표준화에 실패한 언어였고, 지금은 도리어 미국의 언어가 영어를 지배하고 있다. 영어를 익히는 것이 아시아인에게 어려운 이유를 분석한다. 생각의 순서가 일단 다르고, 우리와 달리 영어에서는 동사가 중심이 된다. 그리고 사물을 인식할 때도 추상적인 언어가 영어이기에 구체적으로말하는 방법이 발달했다. 또한 마치 블록을 쌓듯 한 글자씩 뗐다 붙였다 해서 표현의 범위를 넓히는 우리와 달리 영어는 단어를 살짝 휘어서 표현 범위를 넓히기 때문에 이질성이 크다.

동사에 대한 부분과 생산적인 표현을 위해 단어를 휘게 만드는 법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공감이 갔다. ‘분노가 사회를 파괴하고 있다라는 표현을 영어로 해보라면 상당히 문어적이고 긴 표현이 떠오른다. 그런데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노래에 나오는 "My loneliness is killng me, 외로움 때문에 죽을 것 같아"라는 표현은 나에게도 매우 익숙하다. 그래서 이 표현을 가지고 응용하면 “Rage is  killing society”라고 쉽고 짧게 말할 수 있다. 언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문장이 짧아진다고 하는데, 이때도 그런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이런 문형을 반복해서 응용해보아야 주어가 아닌 동사가 중심인 영어에 조금 더 익숙해질 거 같다.

두가지 언어를 능숙하게 쓰는 이는 영혼이 두 개 있는 사람과 같다고 했던가? 이만큼 이질적인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가장 해보고 싶은 방식은 바로 프랑스의 언어학자인 에밀 리트레의 방식이다. 그는 한 단어만을 염두에 두고 유명한 작가의 글을 읽으며 그 단어가 나오는 문장을 모아 수백 개의 문장이 적힌 목록을 만들었다고 한다. 단어가 갖고 있는 뉘앙스나 느낌을 이해하기 위한 그의 방식이었다. 학창시절에 단어만 암기하지 말고, 문장을 통째로 암기하라는 조언을 충실하게 따랐었다. 그래서 나에게도 익숙한 방식이고 언어를 조금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일 거 같아서 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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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명화에는 비밀이 있다 - 화려한 빅토리아 시대, 더욱 숨어드는 여자 이야기
이주은 지음 / 이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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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속에 담겨져 있는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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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안에 담은 것들 - 걷다 떠오르다 새기다
이원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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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은 무엇일까? 나에게 산책은 나를 둘러싼 세상이 넓어지는 계기였다. 한때는 빨라야 더 많이 볼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산책을 통해 느릴수록 더 많이 볼 수 있음을 깨달았다. 걷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반려동물덕분에 산책을 하게 되었고, 그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산책 안에 담은 것들>이라는 책은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었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는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했지만 말이다. “산책은 한가로운 시간인 동시에 뜨겁고 깊은 시간이다라고 했던가? 나는 너무 앞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거리나 골목에 그리고 동네산책에 대한 이야기에 공감이 많이 되었다. 거리에 무엇이 자리잡느냐에 따라 그 거리만의 문화가 만들어 질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프랜차이즈라는 이름으로 어디를 가든 비슷한 모습이라 확실히 아쉽다. 쇼핑을 할 때면 브랜드가 주는 안정감에 의지하게 되면서도 말이다. 큰 도로보다 더욱 재미있는 골목들, 작은 공간이 주는 매력에 나 역시 빠져들곤 한다. 오늘도 준비한 만큼만 팔면 문을 닫는 가게를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왔었다. 그런데 그 상점 주인과 상점에 있던 사람들과 나눈 짧은 대화가 재미있어서 손은 비었어도 입가에 웃음이 가득했었다. 나 역시 책에서 말한대로 좋은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가고 있는 것인가? 동네 산책도 비슷하다. 심지어 동네를 산책하는 것은 마치 아주 익숙한 곳에서 보물찾기를 하는 재미마저 준다. 아주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것들에 감탄하기도 하고, 새롭게 자리잡은 것들을 눈 여겨 보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을 구별할 수 있는 내가 있다. 그렇게 나 역시 산책을 통해  우리 동네가 되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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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로 숨 쉬고 싶은 그대에게 - 직장인의 어깨를 다독인 51편의 시 배달
김기택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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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일과 밥에 붙들려 꽃 지는 줄도 모르는 나에게 다른 세계로 향하는 출구를 열어주었다.”

시를 감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글로 시작한 <다시, 시로 숨 쉬고 싶은 그대에게>는 나에게도 그런 출구가 되어 주었다. 시인 김기택은 2010 5월부터 일 년 동안 인터넷 공간에서 문학 집배원으로 활동했다. 좋은 시에 짤막한 감상을 더해 배달하던 글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1년이라는 시간답게 계절감을 살렸는데, 그 중 겨울을 난폭한 슬픔 길들이기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전에 내가 지은 하이쿠에서 겨울을 그 와중에 희망이 싹트고 있다고 묘사한 적이 있다. 난폭한 슬픔을 길들여 행복을 키워나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계를 알지만

제 발목보다 가는 담벼락 위를 걷는

갈색의 고양이처럼

비관 없는 애정의 습관도 길러보겠다

-오늘의 결심, 김경미

그래서 겨울에 소개된 김경미의 시가 참 좋았다. 시는 꼭 소리를 내서 읽곤 한다. 그리고 한 줄이 띄어쓰기가 되어 있으면 한번 숨을 쉬곤 한다. ‘갈색의 고양이처럼하고 쉬는 시간이, 그리고 비관 없는 애정이라는 말을 이어나갈 때의 느낌이 참 좋았다. 왜 반려동물을 좋아하게 되는 것일까? 라는 자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답이 아닐까? 내가 할 수 없게 된 비관 없는 애정을 보여주니까 말이다. 정말이지 시라는 것은 이렇게 마음을 두드리는 힘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말

한송이의 말로

, 좋은 말을 꽃피운다

-참 좋은 말, 천양희

바로 이 시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말이다. 시는 한송이의 말같을 수 있다고 할까? 이 글에 더해진 감상도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은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더 많이 한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그러다 보니 내 말이 하고 싶을 때, 그리고 더 이상 귀를 피곤하게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시는 자기 자신을 위한 말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에 공감이 갔다. 그래서 내가 시를 접할 때면 자꾸 소리를 내서 읽는 것 같다.

최정례의웅덩이 호텔 캘리포니아나 김사인의아무도 모른다같은 시들은 추억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잊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노래 속에서 혹은 후각과 미각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추억 말이다. 이윤학의 버려진 식탁을 읽다가, 문득 얼마 전에 아줌마가 냉장고를 청소하시는 것을 지켜보다 슬쩍 자리를 피했던 것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저 쌓여 있다, 자신의 몫을 하지 못하고, 그저 버려지는 수많은 물건들,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 생각하지 못하고 외면했던 것이 더욱 씁쓸하게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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