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서 온 아이
에오윈 아이비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아름답고 환상적인 러시아의 전설, 스네구로치카(눈소녀)이야기라고 하면, 러시아 음악의 거장 림스키코르사코프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제는 그 연상의 연결고리를 에오윈 아이비의 <눈에서 온 아이>가 한 칸 차지할 것 같다.

'1918 6. 알래스카, 우리의 새로운 고향.'이라는 광고지를 의지하여 미국 동부에서부터 떠나온 노부부 잭과 메이블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아이를 잃고 좌절한 메이블은 사람들의 시선을 이겨내지 못하고, 단둘이 외따로 떨어져 살 수 있는 알라스카를 꿈꾸게 된다. 이미 새로운 생활을 개척하기에는 늦은 나이라는 생각하지만, 부인의 뜻을 따라 알라스카로 오게 된 잭은 삶의 무게에 짓눌려 말조차 잃어가고 있었다. 세상의 끝이지만, 더없이 풍요로운 대자연속의 삶을 그렸던 메이블 역시, 사고를 위장한 자살을 꿈꿀 정도로 그들의 삶은 척박하고 온통 회색 빛으로 부서지고 있었다. 그러던 부부에게 찾아온 첫 번째 인연은 바로 조지와 에스더 부부이다. 사실 눈소녀에 대한 이야기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나는 이들 부부를 먼저 이야기 하고 싶다. 그들의 따듯하고 정겨운 마음씀씀이가 없었다면, 잭과 메이블 부부의 행복한 꿈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눈소녀와 함께 사람에게 상처받은 이들 부부의 마음을 위로하는 인물들이기도 했다.

하얀 눈이 내리는 날, 사냥에 실패하여 힘없는 걸음걸이로 돌아오는 잭을 본 에스더는 평소와 다르게 장난스레 눈싸움을 건다. 그렇게 오래간만에 눈빛을 나누게 된 부부는 합심하여 눈으로 작은 소녀를 만들게 되는데, 이는 눈소녀 이야기와 정말 닮아 있었다. 야생 크렌베리 즙을 짜서 발그레해진 입술까지 완성한 그들은 그 다음날 뜻밖의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부서진 작은 눈 더미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을 뿐, 메이블의 언니가 떠준 목도리와 장갑이 사라진 것이다. 거기다 숲 속으로 뻗어 있는 사람 발자국까지……

그렇게 이들 부부에게 나타난 파이나는, 메이블의 어린 시절 기억 속의 아버지께서 읽어주시던 동화 눈소녀와 닮아 있지만, 그렇게 모닥불에 녹아 사라지는 존재는 아니었다. 도리어 파이나는 노부부가 꿈꾸던 것들을 이룰 수 있게 힘이 되어주는 소녀라고 할까? 파이나를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하며 아끼는 잭과 메이블은 회색 빛으로 갇혀버린 현실에서 벗어나 알라스카에서 자신들이 꿈꾸던 삶을 향해 나아갈 힘을 얻게 되었고, 어느새 그저 허울뿐인 부부가 아니라 서로를 더욱 더 잘 이해하고, 그래서 예전에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던 모습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동화에서 영감을 얻은 소설이라, 아무래도 조금은 환상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러한 느낌은 그대로 간직한 채, 알라스카에서 자신들의 삶을 일구어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흡입력있게 그려내 더욱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우리 문화유산 1001 죽기 전에 꼭 1001가지 시리즈
장일규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인들이 자신의 땅, 언어, 음식을 다 접하지 못하고 죽게 된다라는 우스개 소리를 들으며, 그럴 만 하다며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다. 그런데 우리 역시 마찬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우리 문화유산 1001>을 읽으며 했다.

십수 년 동안 답사 관련 수업을 진행해온 저자 장일규가 다시 전국을 4차례나 돌며 선별한 이 문화유산을 내가 다 보고 죽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단 책으로나마 접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할까? 이 뿐만 아니라 ‘1001 시리즈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만들어지고 있는데, ‘요리;, ‘클래식’, ‘자연절경처럼 관심이 가는 분야가 참 많기도 했다.

다시 우리 문화유산으로 돌아와서 이야기하자면, 서울권,경기권, 강원권, 충청권, 경상권, 전라권, 제주권, 국외권으로 구별되어 있고, 유적과 유물 그리고 무형유산을 총망라하고 있다. 지역별로 구분되어 있는 점은 일단 자신과 가까운 지역부터 탐구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서 성인이 된 나로서는 서울권에 그렇게 많은 문화유산이 있었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다. 분량으로 따져도 다른 지역의 2~3배는 되어 보였는데, 내가 만나본 것은 실제로 많지는 않아서 안타깝기도 했다. 교과서에서 많이 접했던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의 경우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6세기경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국보 78호 뿐 아니라 7세기 전반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국보 83호가 하나 더 있었다. 78호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수식어를 떠올리게 한다면 83호는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국가브랜드를 연상시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또한 학교를 다닐 때, 수없이 지나다녔던 서울 연세대학교 언더우드관도 소개가 되어 있어서 반가웠다. “연희전문학교를 창설하고 초대 교장을 맡았던 언더우드를 기리기 위해 그의 형이 낸 기부금으로 건립된 건물이다. 최근에 연세대에서 건물을 숫자로 표기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해서 아쉬워하던 마음을 더욱 커지게 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황제국을 표방했던 대한제국의 유적들도 기억에 남는다. ‘환구단남양주 홍릉과 유릉인데, 환구단은 천자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곳인데, 청나라 사신이 머물던 궁자리에 세웠다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철종 이전의 왕릉과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우리나라 유일의 황제릉이라는 홍릉과 유릉을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 책만 있다면, 나만의 문화유산답사 일정을 짜는데 큰 도움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후의 집중력 - 하루가 달라지는
나구모 요시노리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1 1>의 저자 나구모 요시노리의 <오후의 집중력>에서는 조금은 파격적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력적인 그의 의견을 접할 수 있다. 평범한 사람들은 위인처럼 강하고 끈기 있게 쌓아 올리는 것이 힘들기에, 도리어 집중력을 끌어올려서,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가꾸어 나갈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집중력을 높이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먹는 것, 자는 것, 그리고 생활하는 것, 심지어 호흡하는 방법까지..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자신의 생활을 통해 끊임없이 실천하고 있는 것들을 이 책을 통해 정리해두고 있다.

<1 1>을 읽으면서 우엉차의 매력과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듯이, 이 책을 읽으면서 호흡법과 체내시계 설정법 그리고 좋은 기름을 섭취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처럼 바로 실천해보고, 나에게 맞는 것을 취사선택할 수 있는 것이 그의 책이 매력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일단 호흡법 같은 경우는 내가 코로 들이쉬고 내쉬는 비비鼻鼻호흡을 일상적으로 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되었다. 주로 안정을 취할 때, 혹은 조용히 사색을 할 때 사용하는 호흡법이라고 한다. 집중력을 높일 수 있고, 더불어 유산소 운동까지 가능한 호흡법은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쉬는 비구鼻口호흡법이라고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주로 요가를 할 때 사용하게 되는데, 평상시에도 이런 호흡법을 사용할 수 있게 의식하면, 어느새 내 생활패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자기의 페이스를 지켜나가는 원 패턴 생활이다. 문득 대기록을 써가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선수 스즈키 이치로가 떠오른다. 신체 메타볼리즘을 완벽하게 유지하기 위해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일정한 식단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나구모 요시노리 또한 중요한 판단력을 일상생활에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비슷한 생활습관을 지켜나가고 있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나는 정말 다양한 상황에서 나의 판단력을 소모하고 있다. 만약 사람에게 적절한 판단력을 내릴 수 있는 기회가 무한하다면 모르겠지만, 그것이 아님을 알고 있기에, 집중력의 적절한 사용법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은 순간이기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완벽의 배신
라파엘 M. 보넬리 지음, 남기철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지금 읽고 있는 책인데, 정말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완벽이라는 것의 정의를 흐리는 수많은 것들을 지워나갈 수 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나님 아이로 키워라
박현숙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님의 보살핌을 아이들에게 온전히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