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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백과사전 - 생텍쥐페리의
크리스토프 킬리앙 지음, 강만원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3월
평점 :
어린시절에는 재미있는 동화처럼 느껴졌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의미가
다르게 다가오는 책들이 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역시 나에게는 그런 책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그럴 것이다. 그래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백과사전>은 어린왕자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지 싶다. 물론
어린시절 읽었던 동화로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도 정말 멋진 경험을 전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텍쥐페리의 삶을 스케치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기억에 남는다.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속의 세계에 빠져들던 어린 그였겠지만, 어느새 독립된 성인으로 자라나면서 어머니와 거리가 생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어머니에게 편지를 쓰는 것을 멈추지 않으면서, 어머니에게 자신의 열정과 감정들을 편지에 실어 보내곤 했다. "내가
바라는 것은 안정이며, 당신의 사랑 같은 그런 사랑입니다."
라는 문구에서 어머니에 대한 깊은 사랑과 믿음을 느낄 수 있기도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어린왕자에 대한 이야기, 어린왕자 에디터는 송년 연휴에
맞춰 출판할 크리스마스 단편을 부탁했었다고 한다. 어린왕자가 크리스마스와 어울리나하는 생각을 문득 했지만, 생각해보면 어린왕자는 그 어떤 시절, 그 어떤 나이와도 잘 어울린다. “아이들만이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어요.”라는 어린왕자의
말처럼 말이다. 발표되지 않은 장과 생텍쥐페리가 보존하지 않은 마지막 장 같은 것을 읽을 수 있는 것도
좋았다. 다만 알아보기 힘든 글씨체를 사용하고 있어서, 끝내
무슨 뜻인지 알아볼 수 없었던 부분들은 마냥 아쉽다. “나는 지중해에서 열십자로 죽을 것이다.”라던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44세의 나이에 사라져버린 그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물론 한국판에는 소설이 그대로 수록되어 있기는 하지만, 등장하는 인물과
바오밥나무 그리고 소품으로 다시 어린왕자를 바라보는것도 흥미로웠다. 그러한 시도는 정말 많았는데, 영화나 애니메이션 그리고 소품이나 패션에까지 다양한 형태로 재구성된 어린왕자를 만날 수 있기도 했다. 그리고 전세계에서 출판된 어린왕자를 모아서 볼 수 있기도 했다.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이 보이면 반갑기도 했고, 한국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던 것이 중국어판으로 수록된 것은
좀 신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수집가들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은 자신을 큰 존재라 생각하지만 태평양의 지극히 작은 섬에 모두 모을 수 있다는 말처럼 말이다.
수집가의 서재에 빼곡하게 자리잡은 수많은 어린왕자를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고, 그렇게 많은
판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성경에 이어 가장 많이 읽은 책이 어린왕자라더니, 정말 오랜시간동안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